네가 살던 집티에서 ◎ 네가 살던 집티에서 -김 용 택. ◎ 네가 살던 집티에서 네가 살던 집터에 메밀꽃이 피고 달이 둥실 떴구나 저렇게 달이 뜨고 이렇게 네가 보고 싶을 때 나는 너의 희미한 봉창을 두드리곤 했었다 우리는 싱싱한 배추밭 머리를 돌아 달빛이 저렇게 떨어지는 강물을 따라서 걷곤 했었지 우리가 가는 데로 하얗게 비워지는 길을 걸어 달도 올려다보고 땅도 내려다보며 물소리를 따라 우리는 어디만큼 갔다가는 돌아오곤 했었지. 물기 있는 곳이라면 어디나 이마를 마주 대고 오불오불 꽃동네를 이룬 하얀 가을 풀꽃을 이슬을 머금어 촉촉하게 반짝여 가슴 서늘하게 개던 풀꽃들을 바라보는 달빛 비낀 네 옆 얼굴은 왜 그다지도 애잔스러워 보였는지 앞산 뒷산이 훤하게 드러나고 우리 가슴 속에 잔물결이 황홀하게 일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