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8 538

황 란

황 란 강 영 순(소화데레사) "황 란" 부풀은 엄마의 젖꼭지 같은 터질 듯 아웅다웅 매달린 황란의 망울들 언제 피어오를까 서로 부비며 사랑 나누며 세상일 꿰매는 침묵이 도사린다 능청스레 고개 숙여 후끈 달아오른 봄의 여심 오랜 기다림의 갈증 일구고 있다 뭉실뭉실 너와 나의 포근한 정감 혹여나 내 곁을 떠날까 그저 두려움뿐이다 아픔 이겨내고 기다림 뒤에 싱싱하게 알몸 드러내며 숭엄한 날개를 꿈으로 펴려므나.

매 미사 때마다

매 미사 때마다 성녀 비르짓다는 미사에 대한 환시를 보고 이렇게 말했다. "어느 날 내가 미사를 드리고 있을 때 수많은 하늘의 천사가 내려와 제대를 둘러싸고 사제를 응시하고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들은 내 마음을 황홀하게 하는 찬미가를 불렀는데 하느님께서 몸소 그 미사성제를 바라보시는 듯했습니다. 그런데 우리 불쌍하고 눈먼 피조물들은 얼마나 보잘것없는 사랑과 관심과 존경심을 가지고 미사에 임하고 있었는지요! 오 만약 하느님께서 우리가 보지 못하는 경이로움을 볼 수 있도록 우리 눈을 열어 주신다면!" 도미니코회의 복자 헨리 수조가 미사를 드리고 있을 때 천사들이 제대 주위를 둘러싸고 사랑의 환희에 젖어 그에게 다가오는 것을 볼 수 있었다고 한다. 이러한 일은 우리가 직접 볼 수 없어도 매 미사 때마다 일..

참는 연습

참는 연습 한 젊은이가 열심히 공부를 하여 새로 관직을 맡게 되었다. 그가 임지로 떠나는 날, 여러 친구들이 배웅을 하며 장도를 빌었다. 그 중 먼저 관직에 몸 담고 있던 친구가 그에게 말했다. "여보게, 관직에서 일하려면 무엇보다도 참고 자제할 줄 알아야 한다네." 그는 친구의 충고에 깊은 우정을 느끼며 명심하겠다고 약속을 했다. 그래도 친구는 마음이 놓이질 않았는지 "무엇이든 잘 참아야 한다네."라며 다시 말했다. 한참 있다가 친구는 그에게 다시 같은 당부를 했다. "몇 번이라도 참아야 한다네."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잘 알고 있다고 대답했다. 그가 전송객들과 인사를 마쳐갈 때, 친구는 다시 한 번 같은 말을 되풀이했다 그러자 그는, "이봐, 자네가 날 놀리는 건가? 참으라, 참으라 도대체 몇 번씩이..

영성 글방 2022.08.03

무궁화

무궁화 무궁화 나무가 내려놓은 환한 그늘을 내려다본다. 어디에도 상한 흔적이 없다. 꽃잎이 뜯겨나가지도 않았고 구차한 속이 드러나는 험한 꼴도 보이지 않는다. 호상이다. 환하게 하루를 열었다가 언제인지 모르게 일과를 닫는 무궁화. 열림과 닫힘을 반복하는 무궁무진한 꽃은 세상사 피고 지는 게 특별한 일이 아니라는 듯 넉넉하게 웃어준다. - 최연수, 수필 '공원 숲' 중에서 어릴 적 보았던 꽃보다 색깔도 다양합니다. 아련한, 그래서 친근하고 더욱 소중한 꽃. 8월과 무궁화는 유난히 깊은 관계가 있는 것도 같습니다.

백합/좋은글 2022.08.03

농번기 두 달은

농번기 두 달은 농번기 두 달은 삶이 바뀌지 않고 글도 바뀌지 않는다. 익숙한 글감을 쓰면서 늙어가지 않고, 내가 좋아하며 알고 싶은 세계로 삶을 옮긴 것이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파종부터 탈곡까지 논농사를 지었다. 수확한 벼 품종은 630종이다. 텃밭과 정원을 가꾸는 것도 만만치 않았다. 농번기 두 달은 집필을 멈추고 들녘으로 향했다. - 김탁환의《섬진강 일기》중에서 - * 농사꾼이 농번기를 놓치면 그해 농사는 보기 좋게 망치고 맙니다. 농번기 두 달은 모든 일을 제쳐놓고 들녘에서 살아야 합니다. 날씨를 살펴 비 내릴 때는 논두렁 물꼬를 열고, 비가 개면 얼른 물꼬를 막아야 합니다. 그 모든 과정에서, 글쟁이는 수많은 글감을 얻게 됩니다. 농번기에 일을 열심히 한 사람만이 더욱 풍요로운 글을 쓸 수 있습..

성공한 사람, 실패한 사람

성공한 사람, 실패한 사람 언어생활은 그 사람의 인생을 알 수 있는 척도입니다. 실패한 사람은 ‘잘 모르겠다, 두고 보자, 너 때문이다’라는 말을 자주 쓴다고 합니다. 그러나 성공한 사람의 말은 ‘하자, 하면 된다, 나 때문이다’라고 합니다. 두 언어의 차이를 통해 성공한 사람과 실패한 사람의 삶의 태도와 대처가 다르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성공을 향해 정진하는 사람의 특징을 더 자세히 살펴보면 그들은 가볍게 떠벌리지 않습니다. 조용히 있다가 자신의 성공을 확인하며 미소를 지을 뿐이지 자신을 알아달라고 아우성치는 법도 없습니다. ‘현명한 언어’ ‘도전할 줄 아는 용기’ ‘위기 때의 침착함’ 이 세 가지가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적인 비결입니다. 우리는 하루에 수없는 말을 하지만, 이 중에서 긍정의 말은 1..

일회일비하지 말고

일회일비하지 말고 일회일비하지 말고 (윤경일 아오스딩 의료인) 정신과 진료를 받던 환자가 체온 체크 때마다 열이 나서 코로나 PCR 검사를 받았지만 매번 음성이었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자 다른 잠재 질환에 대한 정밀검사를 받게 되었고 검사 결과 임파선암을 발견했다. 진단 즉시 항암요법을 시행할 수 있었고 종합적 결론은 생명에 지장은 없다는 소견을 듣게 되었다. 코로나 바이러스 덕분에 이 환자는 암을 조기 발견하여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 많은 여성들이 유방암으로 고통을 당하고 있고 일부는 생명을 잃기도 한다. 미국의 화장품 회사 부사장이었던 에블린 로더 역시 유방암으로 한쪽 유방을 잃는 고통을 겪어야 했다. 하지만 그녀는 유방암 극복을 위한 국제 핑크리본 캠페인을 펼쳤는데 우리나라에서도 매년 10월 유방..

인류의 목자이신 하느님

인류의 목자이신 하느님 예레 31,1-7; 마태 15,21-28 / 연중 제18주간 수요일; 2022.8.3.; 이기우 신부 세상을 조성하시고 인류를 창조하신 하느님께서는 인류가 세상을 당신의 뜻대로 잘 다스림으로써 당신의 선함을 닮기를 원하셨습니다. 그래야 당신이 창조하신 세상도, 인류도 완성될 것이기 때문이고, 이것이 창조의 섭리입니다. 오늘 독서와 복음은 인류 완성의 첫 고리에서 처음에 하느님의 백성으로 선택된 이스라엘 민족을 이끄시던 하느님께서 어떻게 하여 이스라엘 민족을 넘어서 오늘날 모든 인류의 목자로서 섬김을 받으시게 되었는지 그 과정에 대한 매우 흥미로운 전환과정을 보여 줍니다. 예레미야 시대에만 해도, “하느님께서는 이스라엘 모든 지파의 하느님이 되시고 그들은 내 백성이 될 것”이라는 생..

연중 제18주간 수요일 / 조욱현 토마스 신부

연중 제18주간 수요일 / 조욱현 토마스 신부 연중 제18주간 수요일 복음: 마태 15,21-28: 아, 여인아! 네 믿음이 참으로 크구나. 예수님께서는 유다를 떠나 티로와 시돈 지방으로 가셨다. 하느님의 백성이라고 하는 유대인들을 떠나 다른 민족들에게 가셨다. 거기에서 한 여인이, “다윗의 자손이신 예수님,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22절) 외친다. 주님께서는 유대인들을 떠나셨는데, 여인은 이방 민족들의 우상숭배와 하느님을 거스르는 삶의 방식을 버리고 예수님께 나왔다. 유대인들이 거부한 분을 이 여인은 믿음을 통해 고백한다. 여인은 이방 민족들의 어머니다. 여인은 신앙을 통해 예수님을 알았다. 여인은 이방 민족들인 딸을 위해 주님께 애원한다. 딸이 우상숭배와 죄로 길을 잃고 호되게 마귀가 들렸..

8월 3일 성녀 리디아

8월 3일 성녀 리디아 축일:8월3일 성녀 리디아 St.Lydia Purpuraria(purple seller) Santa Lidia di Tiatira Lidia = nativa della Lidia (regione dell'Asia Minore) purpuraria = purple seller Canonized :Pre-Congregation 1세기경, 거룩한부인. 소아시아 성녀는 마케도니아의 필립비 사람이며, 성바오로 사도가 두번째 선교여행 중에 회개시킨 분이다. 유럽에서 첫번째로 그리스도교로 개종한 인물이다. 루가 복음사가는 사도 16, 11-15에 성녀에 대해 언급을 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리디아 성녀는 티아티라에서 태어났으며 이방인이었다. 티아티라는 로마 시대때 지방총독 관할 지역이었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