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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해 비밀의 순교자

고해 비밀의 순교자 성 요한 네뽐지에노는 보헤미아 왕 베베슬라오의 왕후 요한나의 고해 사제였다. 왕은 왕후에 대한 질투 때문에 성인에게, 고해 때 들은 왕후의 죄를 고백하라고 강요했다. 그러나 성인은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다. 왕은 성인을 감옥에 가두고 매우 혹독하게 굴었다. 왕은 성인을 자기 앞에 불러내 새로운 협박으로 입을 열라고 애썼지만 성인은 절대로 말하지 않았다. 그래서 왕은 성인을 가죽 부대에 넣고 그 부대에 큰 돌을 달아 모르다바강에 던지라고 부하들에게 명령했다. 그는 아무도 모르게 성인을 강 밑으로 잠기게 하여 썩어버리도록 한 것이다. 그러나 이상한 일이생겼다. 그날 밤에 그 가죽 부대는 가볍게 물 위로 떠올라 주위에는 찬란한 빛이 비치고 천사들의 음악이 들려왔다. 그래서 그 시체를 건져 성..

야고

야고 야고 :담배대더부살이라고도 함. 열당과에 속하는 한해살이 기생식물로 화본과 억새 등에 기생한다. 꽃은 8~10월에 피고 엽록소가 없다. 야고(野菰)는 들에 나는 향기로운 풀이란 뜻이다. 야고 상암동 하늘공원 흰 억새 꽃 보러 갔다가 바람 타는 억새 밭에서 연분홍 야고를 보았네 수십년 쌓인 쓰레기가 산을 이룬 곳에 억새 꽃 춤사위도 넘치는 호사인데 이리 고운 꽃이 숨어 있었다니! 여름내 시퍼렇게 날 세우던 억새도 가을 되니 춤사위 한껏 부드러워져 저리 예쁜 꽃을 품고 사는데 육십갑자 한바퀴 돌아도 사방에 흩어 놓은 쓰레기만 가득한 나는 언제 향기로운 꽃을 피울까 글.사진 - 백승훈 시인

백합/좋은글 2022.09.21

벽에 대고 말하기

벽에 대고 말하기 벽에 대고 말하기 벽에다 대고 말하는 것 같을 때가 있다. 실제로 아무도 없거나, 누가 있어도 그에게 전달되지 않는다. "우리 헤어집시다. 당신이라는 사람을 더는 못 참겠어요.", "당신과 일생을 함께 보내고 싶어요. 아이를 낳고 가정을 이루어요." - 페터 비에리의《삶의 격》중에서 - * 오죽하면 벽에 대고 말하는 것 같았다고 했겠습니까. 도무지 통하지 않을 때, 진심이 왜곡되어 엉뚱하게 전달될 때 느끼는 아찔한 심정은 뭐라 형언하기조차 어렵습니다. 관계에서 서로 '벽창호'가 되는 것은 피해야 합니다. 오늘도 많이 웃으세요.

늑대와 학

늑대와 학 어느 날 배고픈 늑대가 허겁지겁 생선을 먹다가 그만 목에 가시가 걸리고 말았습니다. 늑대는 따끔거리는 가시를 뽑아내기 위해 발버둥을 쳤지만 목의 가시를 뽑아낼 수가 없었습니다. 그때 긴 주둥이를 가진 학 한 마리가 지나가자 늑대는 좋은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여보게 친구, 자네의 긴 주둥이로 내 목의 가시를 좀 뽑아줄 수 있겠나? 사례는 충분히 하겠네.” 학은 늑대의 입에 머리를 들이밀어야 할 생각을 하니 겁이 났지만 고통스러워하는 늑대의 모습에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습니다. 결국 학은 늑대의 입에 긴 주둥이를 집어넣고 목구멍에 걸린 가시를 어렵게 뽑아냈습니다. 그리고 학은 늑대에게 말했습니다. “약속한 사례비를 좀 주시지요.” 그러자 늑대는 벌컥 화를 내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 입에 머리..

인간의 정(情)

★인간의 정(情)★ 꽃은 피어날때 향기를 토하고 물은 연못이 될 때 소리가 없다 언제 피었는지 알 수 없는 정원의 꽃은 향기를 날려 자기를 알린다. 마음을 잘 다스려 평화로운 사람은 한 송이 꽃이피듯 침묵하고 있어도 저절로 향기가 난다. 한평생 살아가면서 우리는 참 많은 사람을 만나고 참 많은 사람과 헤어진다. 그러나 꽃처럼 그렇게 마음깊이 향기를 남기고 가는 사람을 만나기란 쉽지 않다. 인간의 정이란 무엇일까? 주고 받음을 떠나서 사귐의 오램이나 짧음의 상관없이 사람으로 만나 함께 호흡하고 정이 들면서 더불어 고락도 나누고 기다리고 반기고 보내는 것인가? 기쁘면 기쁜 대로 슬프면 슬픈 대로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또 아쉬우면 아쉬운 대로 그렇게 소박하게 살다가 미련이 남더라도 때가 되면 보..

가을에게

가을에게 / 희망, 박숙인 지상에 펼쳐질 모든 생각들을 여름 볕이 가두어 버렸다 푸른 솔잎에 이슬이 반짝일 때도 허기를 부르며 마음에 피웠던 꽃 , 추억의 그림자로 남겨주고 너는 그렇게 지나갔다 새벽바람 맞으며 하늘을 바라보던 날에도 기다림에 지친 영혼은 깊은 우물 속에서 허우적거릴 뿐, 접을 수 없는 인연처럼 끝내는 내 안의 말이 되어야 하는 것을 내 안의 꽃이 되어야 하는 것을 바람부는 가을날에는 주저함 없이 파고들고 피어나거라 더욱 더 갖고 싶은 사랑처럼 목마르지 않게.

영성 글방 2022.09.21

조욱현 토마스 신부 / 2022. 9. 21. 성 마태오 사도 복음사가 축일

조욱현 토마스 신부 / 2022. 9. 21. 성 마태오 사도 복음사가 축일 성 마태오 사도 복음사가 축일 복음: 마태 9,9-13: “나를 따라라.” 그는 예수를 따라나섰다. 마태오 사도는 본래 로마를 위해 세금을 걷는 세리였다. 이 직업은 당시 유대인들에게는 매국노와 같은 미움을 받는 직업이었다. 세리였기 때문에 미워하고 좋아하지 않으면서도 어쩔 수 없이 착취당하는 그런 처지였다. 이러한 세리가 예수님께 불림을 받고 예수님의 사도가 되었다. 마태오는 60-90년 사이에 마태오 복음서를 아람어로 저술하여 유대인들에게 복음을 전하려고 하였다. 마태오는 동방으로 가서 순교하였다고 하는데 에티오피아나 페르시아에서 순교하였다고 전해진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세관에 앉아있는 마태오를 부르신다. 마태오는 즉시..

미사 성제의 신비

미사 성제의 신비 성체는 언제, 어디에서 이루어지는가? 그것은 거룩한 미사 중에 이루어지는데, 사제가 빵과 포도주를 봉헌할 때, 그는 제대상의 가장 근원적인 희생물인 예수님의 참된 무혈의 현존 양식을 제물로 바치는 것이다. 오, 빵과 포도주가 십자가의 희생을 새롭게 하면서 그리스도의 거룩한 몸과 피로 변화되는 미사 성제는 얼마나 거룩한 기적인가! 그러므로 알퐁소 리구오리 성인의 "하느님께서 하시는 일 중 미사 성제보다 더 큰 일은 아무 것도 없다."는 말이나 "거룩한 미사는 예수님처럼 무한한 것이 된다." 라는 비오 신부의 말은 참으로 타당하다. 성인들 또한 미사 성제를 불같은 열정으로 사랑하였다. 아씨시의 프란치스코 성인은 하루에 미사를 두 번씩 참례하고 싶어했는데 병이 들었을 때는 한 동료 수사에게 ..

조명연 마태오 신부 / 2022년 9월 21일 성 마태오 사도 복음사가 축일

조명연 마태오 신부 / 2022년 9월 21일 성 마태오 사도 복음사가 축일 조명연 마태오 신부님 언젠가 이메일을 통해 도움을 청하는 메일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조금 난감했습니다. 솔직히 제가 이분을 알지도 못하고, 또 그 상황도 전혀 모르는데 어떻게 도울 수가 있겠습니까? 이 분은 몇 년째 저의 묵상 글을 보고 있다면서 친밀감을 표시합니다. 그러나 저는 전혀 알지 못합니다. 또 갑곶 성지 초창기에 자주 왔었다고 말합니다. 역시 기억나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저를 잘 알고 있으니, 도움을 당연히 줘야 하는 것처럼 메일을 보내신 것입니다. 그냥 무시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분을 모르니까요. 어떤 형제님으로부터 필요할 때만 연락하는 친구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자기 필요할 때만 연락하고, 친구의 연락에 ..

교회를 위한, 교회의 복음서

교회를 위한, 교회의 복음서 에페 4,1-7.11-13; 마태 9,9-13 / 성 마태오 사도 복음사가 축일; 2022.9.21. 오늘은 성 마태오 복음사가 축일입니다. 세리였던 그를 눈여겨보신 예수님께서 부르시자 주저하지 않고 응답했던 마태오는 그 부르심이 고마웠던지 동료 세리들은 물론 죄인으로 낙인찍힌 사람들까지 불러 모아 잔치를 베풀었습니다. 이 잔치는 소외되었던 그들도 예수님께로부터 직접 하느님 나라의 복음을 듣는 자리가 되었습니다. 마태오도 역시 예수님께 관해서 바리사이들이 퍼트리던 온갖 거짓 소문을 다 들었겠지만 그 소문의 진위를 확인하고 싶어서라도 예수님께서 군중을 가르치시는 자리에도 먼 발치에서 눈에 띄지 않게 서성거렸을 것입니다. 그랬던 그를 예수님께서 눈여겨보시고 어느 날 길을 가시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