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오늘의 강론 4569

조명연 마태오 신부 / 2022년 9월 11일 연중 제24주일

조명연 마태오 신부 / 2022년 9월 11일 연중 제24주일 조명연 마태오 신부님 끊임없이 죄를 범하는 자기 모습에 크게 실망하는 어느 수사님께서 원로 수사님을 찾아가 고민을 이야기합니다. 열심히 살고자 했지만 죄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고민이었습니다. 죄의 유혹을 이겨내지 못하고 계속 죄를 범하는 자신이 너무 밉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자 원로 수사님께서 이런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농부 두 사람이 한마을에 살고 있었다네. 그들 중 한 사람은 잡초가 뒤섞인 씨앗은 조금 뿌렸고, 다른 한 사람은 이런 씨앗을 뿌려봐야 무엇하냐면서 아무것도 않았지. 얼마 뒤에 큰 기근이 닥쳐왔네. 이들 중 누가 살았겠나?” 수사님은 “잡초가 섞였을지라도 씨앗을 뿌린 사람입니다.”라고 답변했습니다. 그래서 원로 수..

[연중 제24주일] 되찾은 기쁨에 대하여

[연중 제24주일] 되찾은 기쁨에 대하여 되찾은 기쁨에 대하여 탈출 32,7-14; 1티모 1,12-17; 루카 15,1-32 연중 제24주일; 2022.9.11.; 이기우 신부 하느님께서는 당신이 불러내신 아브라함의 후손인 히브리인들이 이집트에서 종살이를 하며 고생하는 모습을 보시고, 모세를 시켜 어렵사리 해방을 시키시고는 당신 백성을 삼으셨는데, 그 이스라엘 백성은 그렇게도 빨리 하느님에게서 벗어나 우상숭배로 돌아서고 말았습니다(제1독서). 그 이후에도 이스라엘은 거짓 목자들이 다수 출현하는 바람에 백성 전체가 길 잃은 양떼가 되어 버렸고, 특히 그 중에서도 힘 없는 백성은 가난하고 병들고 마귀들려 있었습니다. 이러한 이스라엘에 오신 예수님께서는 회개할 것 없는 의인으로 자처하던 자들에게는 거리를 두..

조명연 마태오 신부 / 2022년 9월 10일 한가위

조명연 마태오 신부 / 2022년 9월 10일 한가위 조명연 마태오 신부님 불교 경전에 나오는 안수정동이란 우화가 있습니다. 어떤 남자가 달려드는 코끼리를 피해 도망치던 중에 우물을 만났습니다. 등나무 줄기를 붙잡고 우물 아래에 내려가자 바닥에 뱀들이 가득한 것이 아닙니까? 머리 위를 올려보니 설상가상으로 흰 쥐와 검은 쥐가 나무줄기를 갉아 먹는 중입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서 갈등하고 있을 때, 머리 위로 무엇인가가 떨어졌습니다. 손가락을 찍어 맛을 보니 달콤한 꿀입니다. 이 남자는 죽을 위기에 처한 것도 잊고 정신없이 꿀만 받아먹었습니다. 이 남자는 죽음의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이 상태로는 도저히 벗어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냥 꿀만 받아먹다가 의지하고 있던 나무줄기가 끊어져 우물 바닥에..

조욱현 토마스 신부 / 2022. 9. 10. 한가위 - 재산이 생명을 보장해 주지는 못한다.

조욱현 토마스 신부 / 2022. 9. 10. 한가위 - 재산이 생명을 보장해 주지는 못한다. 한가위 복음: 루카 12,15-21: 재산이 생명을 보장해 주지는 못한다. 오늘 우리는 하느님께 일 년 동안 베풀어주신 모든 은혜에 감사드리면서, 또한 우리에게 생명을 얻고, 생명의 길을 가도록 신앙을 전해주시고, 이 땅을 물려주신 조상들의, 또 친지들의 영혼들을 위해 이 자리에 함께 모였다. 우리 조상들은 오늘 추석을 지내면서 일 년 동안 제때 비를 주시고, 태양을 비추어주시어 오곡이 풍성하게 열매를 맺을 수 있게 해주심에 대하여 하느님께 감사드리며, 또 조상들의 은덕을 기억하면서 제사를 지낸 분들이다. 그리하여 이날은 모두가 넉넉한 마음으로 술과 음식을 서로 나누며 지냈다. 지금 이 자리에는 고향을 찾아 부..

[한가위]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한가위]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요엘 2,22-26; 루카 12,15-21 / 한가위; 2022.9.10.; 이기우 신부 오늘은 한가위 명절입니다. 제각기 흩어져 살던 가족들이 모두 모여서 조상들로부터 받은 사랑을 기억하며 예를 차리고, 부모와 형제자매들 그리고 손주손녀들까지 화목함을 듬뿍 느낄 만한 가족 잔치를 하는 날입니다. 예로부터 추석 명절에는 오곡백과가 풍성한 이 계절에 정성껏 준비한 제사 음식을 차려 놓고 조상들께 절을 올리고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덕담을 건네주면서 제사 음식을 정겹게 나누어 먹으며 가족의 정을 듬뿍 느끼던 풍습이 전해져 내려왔습니다. 그런데 천주교 신자들에게는 이 명절에 드리는 조상 제사에 얽힌 명암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었..

조명연 마태오 신부 / 2022년 9월 9일 연중 제23주간 금요일

조명연 마태오 신부 / 2022년 9월 9일 연중 제23주간 금요일 조명연 마태오 신부님 침묵을 강조하는 수도원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 수도원에 들어온 수도자들은 평상시에는 말 한마디 할 수 없고, 1년에 한 번 수도원장과의 면담 때에야 말할 수 있었습니다. 한 형제님께서 수도자로 이 수도원에 들어왔습니다. 침묵을 지키면서 열심히 수도 생활을 했지요. 그리고 드디어 1년이 지났고, 수도원장에게 말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침대가 너무 딱딱해서 큰 고생을 했습니다. 침대를 바꿔주세요.” 수도원장은 곧바로 침대를 바꿔주었습니다. 다시 1년이 지나 말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수도자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음식이 부실해서 식사 때마다 고역입니다. 음식에 신경을 써주세요.” 수도원장은 최대한 ..

조욱현 토마스 신부 / 2022. 9. 9. 연중 제23주간 금요일 - 이 위선자야, 먼저 네 눈에서 들보를 빼내어라

조욱현 토마스 신부 / 2022. 9. 9. 연중 제23주간 금요일 - 이 위선자야, 먼저 네 눈에서 들보를 빼내어라 연중 제23주간 금요일 복음: 루카 6,39-42: 이 위선자야, 먼저 네 눈에서 들보를 빼내어라 주님께서는 남을 심판하지 말라고 하신다. 주님의 제자들은 정확하게 구원의 복음을 전해야 한다. 눈먼 이를 이끄는 눈먼 이가 되지 않아야 한다. 무지의 어둠에 묻혀있는 자가 똑같이 어둠에 묻혀있는 자를 진리로 이끌 수 없다. 주님께서는 남을 심판하는 것이 얼마나 악하고 위험한 일인지 말씀하셨다. 남을 심판하려는 마음조차 먹지 말라고, 주님께서는 단호하게 말씀하신다. 우리의 잘못들과 하느님의 뜻을 거역하는 길에서 먼저 나 자신을 벗어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다음 작은 죄를 지은 사람을 바로 ..

리더십과 팔로우십

리더십과 팔로우십 1코린 9,16-27; 루카 6,39-42 / 연중 제23주간 금요일; 2022.9.9.; 이기우 신부 리더십의 기본은 솔선수범하여 행함으로써 아랫 사람들로 하여금 배우게 하는 방식이고, 따라서 팔로우십의 기본은 리더가 보여주는 바를 보고 그대로 행하면서 배우는 것입니다. 눈뜬 이가 눈먼 이의 손을 잡고 인도하는 방식입니다. 그래서 리더십과 팔로우십은 스승의 길과 제자의 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스승으로서 제자들에게 당신이 몸소 사시던 양식 그대로 행하라고 일러주시며 여러 고을로 파견하시며 말씀하신 대목에 이 두 길이 잘 나타나 있습니다(마태 10,5-15). 첫째, 우선 “이스라엘의 길 잃은 양들에게 가라,”고 이르셨습니다. ‘길 잃은 양들’이란 소외되어 가난한 이들을 일..

조욱현 토마스 신부 / 2022. 9. 8. 복되신 동정 마리아 성탄 축일 - 그의 태중에 있는 아기는 성령으로 말미암은 것이다.

조욱현 토마스 신부 / 2022. 9. 8. 복되신 동정 마리아 성탄 축일 - 그의 태중에 있는 아기는 성령으로 말미암은 것이다. 복되신 동정 마리아 성탄 축일 복음: 마태 1,1-16,18-23: 그의 태중에 있는 아기는 성령으로 말미암은 것이다. 오늘은 성모님의 탄생 축일이다. 교회가 성모님의 성탄을 축일로 지내는 것은 구원의 역사적 측면에서 마리아의 위치가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 축일을 지내는 것은, 하느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의 인성과 신성을 분명히 하려는 그런 의미가 있다. 오늘 복음은 예수님의 족보(1,1-7)로 시작한다. 그것은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겠는데, 첫째, 다윗의 후손, 아브라함의 후손으로 이스라엘 백성과 관련된 인물이라는 점, 둘째, 다윗의 후손으로 오실 메시아로서의 합법..

[마리아 탄생] 하느님께서 하시는 일은 놀랍기 그지없나이다

[마리아 탄생] 하느님께서 하시는 일은 놀랍기 그지없나이다 하느님께서 하시는 일은 놀랍기 그지없나이다 미카 5,1-4; 마태 1,1-23 / 복되신 동정 마리아 탄생 축일; 2022.9.8.(목) 하느님께서 하시는 일은 우리 눈에 놀랍기 그지없습니다. 대쵸적으로 성모 마리아의 생애가 그렇습니다. 잉태와 탄생, 혼인과 출산, 아들 출가와 공생활 뒷바라지, 성령의 강림을 기다리며 사도들을 모이게 하여 그 중심에서 교회 출현을 이끌어내신 일 그리고 승천에 이르기까지 전 생애에 걸쳐서 하느님께서는 놀랍게도 성모 마리아를 통해 교회를 그리스도의 백성이 되게 하셨습니다. 어머니 노릇을 톡톡히 하신 셈입니다. 오늘은 그 생애의 출발점인 탄생 이야기입니다. 마리아는 그 부모인 요아킴과 안나가 늙도록 아이가 없다가 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