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오늘의 강론

조명연 마태오 신부 / 2022년 9월 11일 연중 제24주일

수성구 2022. 9. 11. 02:56

조명연 마태오 신부 / 2022년 9월 11일 연중 제24주일

 

조명연 마태오 신부님

 

 

끊임없이 죄를 범하는 자기 모습에 크게 실망하는 어느 수사님께서 원로 수사님을 찾아가 고민을 이야기합니다.

열심히 살고자 했지만 죄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고민이었습니다.

죄의 유혹을 이겨내지 못하고 계속 죄를 범하는 자신이 너무 밉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자 원로 수사님께서 이런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농부 두 사람이 한마을에 살고 있었다네. 그들 중 한 사람은 잡초가 뒤섞인 씨앗은 조금 뿌렸고,

다른 한 사람은 이런 씨앗을 뿌려봐야 무엇하냐면서 아무것도 않았지.

얼마 뒤에 큰 기근이 닥쳐왔네.

이들 중 누가 살았겠나?”

수사님은 “잡초가 섞였을지라도 씨앗을 뿌린 사람입니다.”라고 답변했습니다.

그래서 원로 수사님께서는 이렇게 정리하셨습니다.

“미처 골라내지 못한 씨앗이라도 뿌려야 하네. 그래야 굶어 죽지 않아.”

금방 또 배고파질 것이라면서 밥을 먹지 않는 사람은 없습니다.

밥을 먹지 않으면 살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죄를 범하지 않고 사는 사람이 있을 수 있을까요?

죄를 무조건 범할 수밖에 없는 나약하고 부족한 우리입니다.

 

그런데 죄를 범하니까 이 세상 삶을 포기해야 할까요?

아닙니다.

죄를 범했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한번 회개해서 주님 곁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그래야 영적으로 굶어 죽지 않습니다.

오늘 복음은 상당히 깁니다.

되찾은 양의 비유, 되찾은 은전의 비유, 되찾은 아들의 비유가 연달아서 나옵니다.

이 비유 말씀의 핵심은 무엇일까요?

바로 보잘것없는 한 사람이라도 회개하여 돌아오는 사람을 하늘에서는 무척 반긴다면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회개할 필요가 없는 의인 아흔아홉보다 회개하는 죄인 한 사람 때문에 더 기뻐할 것이다.”(루카 15,7)

바오로 사도께서도 이 점을 분명히 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 죄인들을 구원하시려고 이 세상에 오셨다는 것입니다.”(1티모 1,15)

잃어버린 양과 은전 그리고 잃어버린 아들을 찾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즉, 그 누구도 제외되지 않는 구원을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를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어떤 상태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회심해서 주님 곁으로 나아가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영원한 생명이 주어지는 하느님 나라. 세상의 그 어떤 것을 모두 잃더라도 반드시 얻어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쉽게 포기할 수 없습니다. 죄를 범해도 포기하지 않고, 주님께로 돌아갈 우리가 되어야 합니다.

인생의 꽃이 다 피고 또 지고 난 후라 더 이상 꽃구경은 없는 줄 알았다.

그런데 생각을 바꾸니 지금이 가장 찬란한 때구나(양희은).

하늘에서는 회개하는 죄인 한 사람 때문에 더 기뻐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