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9/24 21

나를 찾아라

나를 찾아라 나를 찾아라 우리가 소속된 집단과의 연관성에 지대한 신경을 쓴다는 것. 그만큼 나 자신보다 내 주변을 더 많이 의식한다는 것도. 그게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우리가 유독 잘 응집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니까. 유대가 계속 이어지는 이유이기도 하니까. 하지만 모든 것에는 양면성이 존재한다. 주변에 신경을 곤두세울 동안, 자신의 존재는 희미해지기 마련이고, 내가 없는 우리에선 그 유대가 빠르게 식고 지루해지기 마련이다. - 정영욱의《잘했고 잘하고 있고 잘 될 것이다》중에서 - * 우리가 숨 쉬는 사회에선 다양한 사람들이 살고 있습니다. 그 중심에 '나'가 있지만 '나'를 잃고 사는 경우가 많습니다. '나'라는 존재가 쉽사리 사라지곤 합니다. 언제부턴가 '소속'이 전부가 되어 타인을 너무 의식하..

별 모양의 돌

별 모양의 돌 “저와 결혼해 주십시오. 저와 결혼해 주신다면 저 하늘의 별이라도 따다 주겠습니다.” 한 젊은이가 사랑하는 여인에게 청혼했습니다. 하지만, 여인은 그 청년이 얼마나 성실하고 끈기가 있는지 알고 싶었습니다. “하늘의 별을 따오실 필요는 없습니다. 그저 이 강변의 자갈 중에 별 모양으로 생긴 돌을 하나 찾아와 주세요.” 젊은이는 그날부터 강변에서 별 모양의 돌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이미 살펴본 돌을 다시 찾아보지 않도록 한 번 확인한 돌은 수심이 깊은 곳에 던졌습니다. 그렇게 며칠 동안 수천 번이나 계속해서 반복했습니다. 돌을 찾는 손끝은 그만 터져서 피가 흐르고 있었고 수없이 돌을 집어던진 어깨는 무척 아팠지만 젊은이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젊은이는 드디어 별 모양의 돌을 발견했습니다..

휴가 전날 얼차려는

휴가 전날 얼차려는 9월 넷째주 연중 제26주일 너는 좋은 것들을 받았고 라자로는 나쁜 것들을 받았다. 그래서 그는 이제 여기에서 위로를 받고 너는 고초를 겪는 것이다 (루카16.19-31) 휴가 전날 얼차려는 (조철희 신부. 주문진성당 주임. 영동 가톨릭사목센터 관장) 고달픈 이등병 시절. 유일한 희망은 바로 첫 휴가였다. 고딘 훈련과 눈칫밥을 먹는 내무반 생활 속에서도 조금만 버티면 휴가가 기다리고 있었기에 하루하루를 견딜 수 있었다. 기다리던 휴가 날이 점점 가까워질수록 마음은 부풀고 기쁘기 시작한다. 드디어 첫 휴가 하루 전. 고참이 말도 안되는 생트집을 잡아 얼차려를 주고 작업을 시킨다. 평소 같았으면 서러움에 북받쳐 눈물을 훔칠듯한데. 신기하게도 오히려 그 상황에서 콧노래가 흘러나온다. 오늘만..

가을인 게여

가을인 게여 - 유승희 딱히 정해진 목적지도 없이 트랜치 코트 걸치곤 어깨에 가방 달랑 메고 기차역 창구 앞을 기웃기웃 댄다면 가을인 게여 휑뎅그리 빈 들판에 서서 너덜대는 옷 걸친 채 삐죽 서 있는 허수아비 보곤 괜한 외로움에 눈가 축축해지면 가을인 게여 우수수 날리는 노오란 은행잎 한 잎 주워 책갈피에 눌러놓곤 누군가에게 보내고픈 사연을 가득 담아 우체국으로 가뿐가뿐 흥견 발걸음 향한다면 가을인 게여 틈새 끼어 애달피 우는 귀뚤이 소리에 설핏 잠깨어 휘영청 달빛에 긴 밤을 뒤척인다면 가을인 게여

영성 글방 2022.09.24

당신을 위한 희망의 편지

당신을 위한 희망의 편지 당신이나 내가 빠지기 쉬운 유혹이 처음부터 체념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성모 마리아는 특별한 사람이었으니까 성모 마리아의 삶과 나의 삶의 차원이 다르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아예 마리아를‘공경’하되 마리아를 ‘닮으려’고 하지는 않습니다. 성인들의 삶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성인들이 우리와는 너무 거리가 먼 삶을 사신 분으로 치부하고 근처에 가려고도 하지 않습니다. 4세기 밀라노의 성인 암브로시오 성인은 “나는 쓰레기다. 나는 못한다”는 식으로 자기를 비하하는 것은 겸손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이는 거짓 겸손이고, 자기 속임이고, 태만입니다. 당신은 성모 마리아께서 피앗(Fiat) 곧 “그대로 내게 이루어지소서”의 삶을 살았다는 것을 존경해 마지않으면서도 당신..

조욱현 토마스 신부 / 2022. 9. 24. 연중 제25주간 토요일 - 사람의 아들은 사람들의 손에 넘어가게 될 것이다

조욱현 토마스 신부 / 2022. 9. 24. 연중 제25주간 토요일 - 사람의 아들은 사람들의 손에 넘어가게 될 것이다 연중 제25주간 토요일 복음: 루카 9,44-45: 사람의 아들은 사람들의 손에 넘어가게 될 것이다 예수께서는 당신의 거룩한 변모가 있은 다음, 그리고 간질병에 걸린 사람을 치유해 주셔서 감탄하고 있을 때, 제자들이 당신에 대해 정확하게 알게 하시려고 분명히 말씀하신다. “너희는 이 말을 귀담아들어라. 사람의 아들은 사람들의 손에 넘겨질 것이다.”(44절) 그러나 제자들은 알아들을 수가 없었고 감히 물어볼 생각도 못 하였다. 예수님을 그렇게 따르면서도 이 말씀을 이해하지 못한 것은 아직은 그들이 스승의 십자가와 죽음과 부활을 체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들은 산 위에서 예수님께서 영광..

조명연 마태오 신부 / 2022년 9월 24일 연중 제25주간 토요일

조명연 마태오 신부 / 2022년 9월 24일 연중 제25주간 토요일 플라세보 효과라고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실제로 아무 효과가 없는데도 사람의 신념에 의해 효과를 나타낸다는 것입니다. 어떤 남자가 말기암 선고를 받았습니다. 그의 몸에는 야구공만 한 종양이 자라고 있었지요. 마침 신약이 나왔고, 주치의는 획기적인 신약이 나왔다며 이 약의 효능을 설명하고 환자에게 주사했습니다. 주말을 넘기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환자의 상태가 좋아졌습니다. 종양도 절반도 줄었고, 10일 후에는 퇴원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 환자는 퇴원한 지 두 달 후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신약의 효과로 점점 좋아졌던 환자가 왜 이렇게 안 좋아졌는지를 보니, 자신에게 사용된 신약이 전혀 효과가 없다는 신문 기사를 ..

허무한 두려움, 충만한 놀라움

허무한 두려움, 충만한 놀라움 코헬 11,9-12,8; 루카 9,43-45 / 연중 제25주간 토요일; 2022.9.24.; 이기우 신부 오늘 독서에서도 코헬렛의 말씀이 이어집니다. ‘코헬렛’이라는 성서가 쓰인 기원전 3세기 당시에는 마케도니아의 알렉산더가 동방 지역을 무력으로 정벌하면서 문화적으로도 그리스식으로 동화시켜버린 때였습니다. 이 문화를 헬레니즘이라 불렀는데 이는 그리스 문화를 원천으로 하면서도 ‘길가메시 서사시’ 같이 힘을 숭배하는 고대 중동 공동의 정신문화 유산의 영향도 수용하고 ‘아멘엠오페의 지혜’라고 불리우는 이집트의 무신론적인 정신문화도 받아들였기 때문에, 아주 개방적이면서도 우상숭배적인 성향을 띠었습니다. 그래서 역설적으로 하느님을 유일신으로 섬겨온 유다이즘이 희석되어 버릴 위험이 ..

9월 24일 성 파치피코

9월 24일 성 파치피코 [이콘]십자가에 못박힌 그리스도.18세기.32.5 x 27cm.중앙러시아. 이 성화(Icon)에는 그리스도가 십자가에 못박힌 장면이 묘사되어 있다. 이 성화의 화면은 표면에서 약간 뒤로 들어갔으며 그 가장자리 윗부분은 반원형을 이룬다. 십자가는 목판의 한 중앙에 위치한다. 십자가의 긴 횡목 위에는 두 명의 비천하는 천사들이 슬퍼하고 있는데 그들의 손은 수건으로 덮여 있다. 십자가에 못박힌 그리스도는 아랫 횡목(橫木) 위에 서있고, 그 밖에 십자가의 수직목(垂直木) 양옆에는 창과 식초를 적신 막대기가 꽂혀 있다. 십자가 아래에는 골고다의 동굴이 열려 있으며 아담의 해골이 보인다. 전설에 의하면 그리스도가 구원해야 될 인류의 조상인 아담의 무덤 위에 십자가를 세웠다고 전한다. 십자가..

9월 24일 성 제라르도 사그레도

9월 24일 성 제라르도 사그레도 축일: 9월 24일 성 제라르도 사그레도 San Gerardo Sagredo Apostolo d’Ungheria St. Gerard Sagredo Born :early 11th century at Venice, Italy Died :stabbed to death with a lance in 1046 at Buda; body thrown into the Danube River 베니스 태생인 그는 산 죠르지노 마쪼로의 베네딕도회에 입회하여 볼로냐에서 수학하였으며, 뛰어난 학덕을 소지하고 있었고, 원장이 되었다. 그는 성지에서 고적한 은수자로 살고 싶었기 때문에, 그곳을 향하다가 악천후로 인하여 배가 달마시아 해안에 이르게 되었다. 이때부터 그는 헝가리에 정착하게 되었고, 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