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오늘의 강론 4569

연중 제7주일 : 다해 / 조욱현 토마스 신부

연중 제7주일 : 다해 / 조욱현 토마스 신부 연중 제7주일: 다해 지난 주일에 우리는 우리의 가치관이 바뀌어 진정 ‘가난한 마음’으로 축복을 가질 수 있는 혁명적인 말씀을 들었는데, 오늘도 우리를 사랑하든 미워하든, 우리에게 선을 행하든 악을 행하든 상관없이 다만 이웃이라는 이유로 다른 사람을 찾으라는 이 사랑의 선언도 ‘혁명적’이라 할 수 있다. 그리스도인들은 오늘날 이기적이고 물질적인 가치관이 중요한 이 세상에서 이와 같은 조건 없는 사랑의 증거자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오늘 복음은 가르치고 있다. 이 사랑의 예가 다윗에게서 나타난다. 다윗은 그를 죽이러 온 사울 왕을(1사무 26,2) 죽일 기회를 잡았지만, 목숨을 살려줄 뿐만 아니라, 또한 그를 용서하면서 사울 왕에 대한 심판을 하느님께 맡긴다. ..

예수께서 거룩하게 변하시다

예수께서 거룩하게 변하시다 야고 3,1-10; 마르 9,2-13 / 2022.2.19.; 연중 제6주간 토요일; 이기우 신부 베드로의 신앙 고백을 들으시고 십자가와 부활을 예고하신 예수님께서 베드로와 야고보와 요한만 따로 데리시고 타볼 산에 오르시어 거룩하게 변하시는 모습을 의도적으로 보여 주셨습니다. 당신의 얼굴과 옷도 새하얗게 빛나게 변하셨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모세와 엘리야까지 불러내셔서 대화하시는 모습까지 보여주셨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시공을 초월하여 존재하지만 단지 보이지 않을 뿐인 부활의 현실을 눈으로 볼 수 있게끔 보여주심으로써 베드로를 비롯한 세 제자에게 부활의 확신을 심어주시고자 하셨습니다. 이것이 하느님의 말씀이신 예수님의 참모습이었고, 그분께는 이미 부활의 현실이 드리워져 있음을 깨..

연중 제6주간 토요일 / 정천 사도 요한 신부

연중 제6주간 토요일 / 정천 사도 요한 신부 오늘의 묵상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세 제자만 따로 데리고 높은 산에 오르셔서 그들 앞에서 거룩하게 변모하십니다. 엘리야와 모세도 그분 곁에 나타납니다. 베드로는 이 놀라운 장면을 보고서 그들에게 초막을 지어 드리겠다고 제안합니다. 뜬금없는 말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사실 베드로의 이 제안은 이스라엘의 초막절 배경과 관련이 있습니다. 하느님의 보호 아래 광야에서 지냈던 천막생활을 기억하는 초막절은, 마지막 때가 오면 하느님과 함께 영원한 초막에서 살게 되리라는 종말론적인 기대도 반영하는 축제였습니다. 이제 베드로가 왜 초막을 짓겠다고 하였는지 이해가 됩니다. 베드로는 자기 눈앞에서 펼쳐지는 눈부신 광경을 보고 지금이 바로 그 종말의 때임을 직감하였던 것 ..

연중 제6주간 토요일 / 조욱현 토마스 신부

연중 제6주간 토요일 / 조욱현 토마스 신부 연중 제6주간 토요일 복음: 마르 9,2-13: 제자들 앞에서 모습이 변하시었다. 오늘 복음의 배경은 하느님이 모세에게 시나이산에서 나타나신 발현(탈출 24장)과 비슷하다. 엿새(탈출 24,16: 이레째 되는 날), 높은 산(탈출 24,15), 동반자 셋(탈출 24,1.9), 구름에서의 소리(탈출 24,16) 등은 예수께서 이미 초월자라는 것이다. 또한 묵시문학적인 것도 있다. 즉 모습이 변한다든지(다니 12,3; 1코린 15,42-56), 옷이 빛나고 희다든지, 즉 하느님(다니 7,9)과 천사들(마르 16,5; 사도 1,10)이 흰옷을 입고 있으며, 종말에 부활할 의인들도 빛나는 옷을 입으리라고 한다. 이것은 예수께서 종말의 영광스러운 모습을 미리 보여주신 ..

믿음과 실천으로 얻는 목숨

믿음과 실천으로 얻는 목숨 야고 2,14-26; 마르 8,34-9,1 / 2022.2.18.; 연중 제6주간 금요일; 이기우 신부 믿음과 실천으로 얻는 새 목숨이 부활 신앙의 은총입니다. 오늘 말씀의 맥락입니다. 모처럼 당신을 누구라고 생각하느냐고 물으시는 스승의 질문에 제자들이 우물쭈물 하는 동안에 베드로는 용기를 내서 신앙을 고백했습니다. 그런데 그 용감한 신앙 고백을 들으신 예수님께서 뜻밖에도 엄중한 함구령을 내리셨습니다. 그리고 나서, “누구든지 내 뒤를 따르려면 자신을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마르 8,35)고 십자가의 의미와 중요성에 관해 강조하심으로써 구도의 죽비를 내리치셨습니다. 이 십자가는 오늘 독서에서 사도 야고보가 강조하는 바, 믿음과 실천이 한데 만나야 가능한 ..

연중 제6주간 금요일 / 정천 사도 요한 신부

연중 제6주간 금요일 / 정천 사도 요한 신부 오늘의 묵상 우리는 지난 월요일부터 제1독서에서 ‘야고보 서간’을 읽고 있습니다. 이 서간은 무엇보다 신앙의 실천적인 면을 강조하는데, 행동과 실천이 붙따라야만 비로소 온전한 믿음이 된다는 명확한 메시지를 우리에게 전합니다. 이 주제의 핵심 단락이 바로 오늘 제1독서의 내용입니다. “누가 믿음이 있다고 말하면서 실천이 없으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그러한 믿음이 그 사람을 구원할 수 있겠습니까? 어떤 형제나 자매가 헐벗고 그날 먹을 양식조차 없는데, 여러분 가운데 누가 그들의 몸에 필요한 것은 주지 않으면서, ‘평안히 가서 몸을 따뜻이 녹이고 배불리 먹으시오.’ 하고 말한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정곡을 찌르는 오늘 말씀에 왠지 모르게 부끄러워집니다..

연중 제6주간 금요일 / 조욱현 토마스 신부

연중 제6주간 금요일 / 조욱현 토마스 신부 연중 제6주간 금요일 복음: 마르 8,34-9,1: 나를 따르려는 사람은... 어제의 복음에서 우리는 예수님을 믿고 따르는 길이 베드로 사도의 생각과 같이 현세적이고 기복적인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베드로는 예수님께 호된 꾸중을 들었다. 예수님이 예루살렘에 가셔서 많은 사람의 배척을 받고 죽으리라고 말씀하셨던 것이 그들에게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충격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리도 내가 주님으로 모시고 내 입으로 부르는 주님이 진정 나에게는 누구이며, 내가 그분에게 기대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하는 것은 중요하다. 무엇을 기대하며 그분을 대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생활 태도가 바뀔 것이다. 오늘 복음에서는 예수께서 이 세상에 오시어 많은 기적과 가르침을..

예수를 그리스도로 고백한 베드로의 신앙

예수를 그리스도로 고백한 베드로의 신앙 야고 2,1-9; 마르 8,27-33 / 2022.2.17.; 연중 제6주간 목요일; 이기우 신부 오늘 복음은 마르코 복음서에서 가장 중요한 대목으로서, 베드로의 신앙 고백과 예수님의 수난 부활 예고였습니다. 이 대목을 중심으로 삼아서 역사상 처음으로 복음서를 쓴 마르코는 여든 꼭지가 넘는 모든 본문에서 집요하게 예수는 누구인가를 묻고 독자들이 대답하도록 이끌었는데, 예수님을 그리스도로 고백하는 오늘 복음 대목이 그 모범 답안이었습니다. 마르코는 초대교회에서 안티오키아 교회를 이끌던 바르나바의 조카였고, 베드로를 따라다니던 비서였으며, 소아시아로 선교여행에 동행했던 바오로로부터 많은 것을 배웠던 처지였습니다. 베드로로부터는 정통 그리스도 신앙을 배웠고, 바오로로부터..

연중 제6주간 목요일 / 정천 사도 요한 신부

연중 제6주간 목요일 / 정천 사도 요한 신부 오늘의 묵상 오늘 우리는 ‘베드로의 고백’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마르코 복음 전반부가 예수님의 행적과 가르침을 바탕으로 그분의 정체를 알아 가는 여정이었다면 이제 그 종착지에 다다른 셈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단도직입적으로 물으십니다.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베드로가 대답합니다. “스승님은 그리스도이십니다.” 많은 우여곡절 끝에 제자들은 그분이 메시아이심을 알아보게 됩니다. 그러나 그들은 예수님에게서 칭찬은커녕 전혀 예상하지 못한 말씀을 듣게 됩니다. “사람의 아들은 반드시 많은 고난을 겪고, 원로들과 수석 사제들과 율법 학자들에게 배척을 받아, 죽임을 당하였다가, 사흘 만에 다시 살아나야 한다.” 제자들은 아마도 승리와 영광의 빛으로 둘러싸인 메시..

연중 제6주간 목요일 / 조욱현 토마스 신부

연중 제6주간 목요일 / 조욱현 토마스 신부 연중 제6주간 목요일 복음: 마르 8,27-33: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생각하느냐? 예수님은 필립보의 가이사리아 지방은 역사적으로 종교적으로 의미 있는 곳이다. 이곳은 ‘바알신’의 예배 중심지였고, 희랍의 자연신 ‘판’의 탄생지이며, 산으로 올라가면 세계의 지배자로 자처한 로마 황제의 신성을 상징하는 흰 대리석 신전이 있는 곳이다. 이러한 곳에서 예수님은 당신에 관해서 물으신다. 베싸이다의 소경을 치유하신 것처럼 제자들의 신앙의 눈을 뜨게 해주신 예수께서는 제자들의 신앙의 눈이 얼마나 밝아졌는지 알아보고 계시다. 예수께서는 공생활을 통하여 제자들을 가르치셨고, 기적을 통하여 육체적, 정신적 병을 고쳐주시는 모습을 통하여 하느님의 나라가 어떻게 실현되고 있는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