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오늘의 강론 4569

재의 수요일 / 정진만 안젤로 신부

재의 수요일 / 정진만 안젤로 신부 오늘의 묵상 오늘 복음은 ‘산상 설교’(마태 5─7장) 가운데 한 부분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산 위에서 제자들에게 세 가지 종교적 신심 행위, 곧 자선(6,2-4 참조)과 기도(6,5-15 참조)와 단식(6,16-18 참조)에 대하여 가르쳐 주십니다. 자선과 기도와 단식은 유다교에서 중요한 신심 행위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자선과 기도와 단식에 대하여 가르치시기에 앞서 기본 원칙을 소개하십니다. 마태오 복음 6장 1절에 따르면, 제자들이 행하는 “의로운 일”은 사람들에게 보여 주려는 것이 아니어야 합니다. 그러한 행위는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 상을 받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언급된 “의로운 일”은 이어서 소개되는 세 가지 신심 행위(자선, 기도, 단식)를 가리킵니다. 예..

재의 수요일 / 조욱현 토마스 신부

재의 수요일 / 조욱현 토마스 신부 재의 수요일 복음: 마태 6,1-6.16-18: 숨은 일도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갚아주실 것이다 오늘은 사순절이 시작되는 재의 수요일이다. 성경에서 40이라는 숫자는 여러 가지 의미를 가리키는 숫자이다. 하느님께서는 노아 홍수 때 40주야 동안 폭우가 내리게 하여 심판하셨고, 이스라엘 백성들이 이집트에서 400년을 종살이하였으며, 모세가 십계명을 받기 전에 40 주야를 단식과 기도로 지냈고, 또 이스라엘 백성들이 이집트를 떠나 가나안에 도착하기까지 40년이나 걸렸다. 예수께서도 공생활을 시작하시기 전 40 주야를 광야에서 기도와 단식으로 준비하신 것을 알 수 있다. 오늘 시작되는 사순절도 오늘부터 시작하여 부활 때까지 주일을 제하고 세어보면 40일이 된다. 교회가 이렇..

부활 신앙의 열매, 교회의 현실과 민족 복음화의 미래

부활 신앙의 열매, 교회의 현실과 민족 복음화의 미래 1베드 1,10-16; 마르 10,28-31 / 2022.3.1.; 연중 제8주간 화요일; 이기우 신부 어려서부터 율법은 잘 지켜왔지만 가진 재물이 많아서 예수님을 따를 수 없었던 부자 청년과 달리, 제자들은 모든 것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랐습니다. 그리고 제자들을 대표하여 베드로가 예수님께 그 보상이 어떨 지에 대해 여쭈었습니다(마태 19,27). 그에게 돌아온 예수님의 대답은 그야말로 엄청난 것이었습니다: “누구든지 나 때문에, 또 복음 때문에 집이나 형제나 자매, 어머니나 아버지, 자녀나 토지를 버린 사람은 현세에서 박해도 받겠지만 집과 형제와 자매와 어머니와 자녀와 토지를 백 배나 받을 것이고, 내세에서는 영원한 생명을 받을 것이다”(마르 10,..

연중 제8주간 화요일 / 정진만 안젤로 신부

연중 제8주간 화요일 / 정진만 안젤로 신부 오늘의 묵상 예수님께서는 갈릴래아 지방 카파르나움을 떠나 유다 지방 예루살렘으로 걸어가고 계십니다(마르 9,33; 10,1 참조). 십자가의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운 길 위에서도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가르치는 일을 멈추지 않으십니다(10,1 참조). 베드로가 제자들을 대표하여 예수님께 말씀드립니다. “보시다시피 저희는 모든 것을 버리고 스승님을 따랐습니다”(10,28). 하느님 나라를 위한 제자들의 과감한 선택과 결정은 부자 청년의 머뭇거림(10,22 참조)과 대조됩니다. 영원한 생명을 얻는 방법을 물었던 부자는 지상에서 가지고 있던 재물 때문에 하늘에서 받을 수 있는 보화를 포기하고 떠났습니다. 반면에 제자들은 가족의 유대와 소유의 안전을 포기하고 예수님 곁에..

연중 제8주간 화요일 / 조욱현 토마스 신부

연중 제8주간 화요일 / 조욱현 토마스 신부 연중 제8주간 화요일 복음: 마르 10,28-31: 저희는 모든 것을 버리고 주님을 따랐습니다 오늘 복음말씀은 어제의 결론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청년은 재산에 대한 집착 때문에 슬픈 표정으로 예수님을 떠나갔다. 예수님께서는 재물을 가지고 영생을 준비할 줄 모르고 재물에다 자신의 삶을 의지하는 부자가 하늘나라에 들어가기는 낙타가 바늘귀로 들어가기보다 어렵다고 하시면서 슬픈 얼굴로 돌아가는 청년을 안타깝게 바라보셨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유대인들은 재산의 번영, 부자가 되는 것이 하느님 축복의 표지라고 믿고 있었고 어떤 사람이 재물이 많고, 번영하면 사람들은 하느님께서 그를 축복해 주신 것이 틀림없다고 믿었던 제자들은 그 말씀에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부자가 ..

“너에게 부족한 것이 하나 있다”

“너에게 부족한 것이 하나 있다” 1베드 1,3-9; 마르 10,17-27 / 2022.2.28.; 연중 제8주간 월요일; 이기우 신부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부자 청년을 만나셨습니다. 예수님 앞에 달려온 그는 무릎을 꿇고 영원한 생명을 얻는 길에 대해 여쭈었습니다. 병을 고치거나 배불리 먹는 일 따위에만 관심을 보이던 여느 중생과는 사뭇 다른 구도적인 태도였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우선 십계명을 지키라고 권하셨습니다. 그랬더니 그는 그런 것들은 어려서부터 다 지켜 왔다고 자신만만하게 대답했습니다. 아마도 그는 유복한 바리사이 집안에서 태어나 자라면서 엄격한 가정 교육을 받은 젊은이였던 것 같습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그를 대견스럽게 여기시면서도 한 마디를 덧붙이였습니다: “너에게 부족한 것이 ..

연중 제8주간 월요일 / 정천 사도 요한 신부

연중 제8주간 월요일 / 정천 사도 요한 신부 오늘의 묵상 “제가 영원한 생명을 받으려면 무엇을 해야 합니까?” 오늘 복음에서 어떤 사람이 달려와 예수님 앞에 무릎을 꿇고 던진 질문입니다. 그가 예수님께 달려왔다는 것은 그만큼 이 문제가 그에게 절박하였음을 의미합니다. 그는 영원한 생명, 곧 구원을 얻는 일을 자기 인생의 가장 중요한 문제로 삼았고, 이를 위하여 일평생 노력을 기울인 사람이었습니다. 어려서부터 율법에 기록된 계명들을 충실히 지켜 왔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를 사랑스러운 눈으로 바라보시면서 한 가지 부족한 점을 말씀하십니다. “가서 가진 것을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주어라. 그러면 네가 하늘에서 보물을 차지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와서 나를 따라라.” 그런데 그는 이 말씀을 듣고서는 지..

연중 제8주간 월요일 / 조욱현 토마스 신부

연중 제8주간 월요일 / 조욱현 토마스 신부 연중 제8주간 월요일 복음: 마르 10,17-27: 부자 청년의 이야기 “선하신 스승님, 제가 영원한 생명을 받으려면 무엇을 해야 합니까?”(17절). 율법을 잘 지켰다 해서 교만해진 젊은이가 율법의 주님이시며 완성자이신 예수님을 알아 뵙지 못한 채 행동으로 의롭게 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젊은이는 믿음이 없이 율법만으로 구원될 수 없다는 것을 알지 못하고 있다. “어찌하여 나를 선하다고 하느냐? 하느님 한 분 외에는 아무도 선하지 않다.”(18절) 하셨다. 당신을 하느님으로 여겨 그렇게 불렀다면 ‘선하다’라는 표현을 거절하지 않으셨을 것이다. “생명으로 나아가고 싶거든 계명들을 지켜라. 고약한 악의와 사악함을 버려라. 살인하지 마라. 간음하지 마라. 도둑..

연중 제8주일 / 정천 사도 요한 신부

연중 제8주일 / 정천 사도 요한 신부 오늘의 묵상 “너는 어찌하여 형제의 눈 속에 있는 티는 보면서, 네 눈 속에 있는 들보는 깨닫지 못하느냐?” 육안으로는 잘 보이지도 않을 잔부스러기 같은 ‘티’와 일반 성인 크기의 배에 달하는 ‘들보’가 함께 비교되는 해학의 말씀 속에서, 우리네 인간의 타고난 기질이 엿보입니다. 그것은 알게 모르게 우리가 남을 비판하기를 좋아한다는 것입니다. 타인의 잘못을 지적함으로써 얻는 자기만족과 뿌듯함 때문인지는 몰라도, 우리는 상대보다 우위에 서서 그의 단점을 고쳐 주겠다고 의기양양하게 말하곤 합니다. “아우야! 가만, 네 눈 속에 있는 티를 빼내 주겠다.” 우리는 일상에서 이와 비슷한 말들을 얼마나 자주 하면서 살고 있는 것일까요? 오늘 복음은 그 비판적인 시선을 타인이 ..

연중 제8주일 : 다해 / 조욱현 토마스 신부

연중 제8주일 : 다해 / 조욱현 토마스 신부 연중 제8주일: 다해 지난 주일에 우리는 독서와 복음을 통하여 원수까지도 사랑하여 그가 하느님을 만나게 해줄 수 있는 사랑의 문화를 이룩해 나가는 것에 대해 들었다. 오늘은 우리가 사용하는 언행의 중요성에 대해 말하고 있다. 인간이 사회생활을 하면서 가장 기본적인 의사소통을 통해 자신을 열어 보이고 다른 사람과 자신을 나누는 도구 중 하나가 언어라고 할 수 있다. 한마디의 말은 다른 사람에게 기쁨과 희망을 주기도 하지만, 슬픔과 분노를 자아내기도 한다. 집회서에서는 말이 인격 판단의 기준이 된다고 말한다. 한 사람이 사용하는 말이나 말씨야말로 그 사람의 됨됨이를 재는 저울이라고 할 수 있다. 하느님의 속뜻을 드러내신 것이 말씀이신 아들 예수 그리스도이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