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오늘의 강론 4569

무염시태 성모신심의 역사적 위력

무염시태 성모신심의 역사적 위력 창세 12,1-7; 마태 2,13-23 / 2022.2.12.; 성모신심미사; 이기우 신부 1858년 2월 11일부터 여러 차례에 걸쳐서 프랑스 루르드에 발현하신 성모 마리아께서 주신 메시지는 당신이 원죄 없이 잉태되셨다는 말씀으로서, 4년 전에 반포되기는 했으나 아직 대중에게 알려지지 못하고 있던 때였습니다. 성모 마리아께서 원죄 없이 잉태되셨다는 것과 지상 생애를 마치시고 승천하셨다는 교리 정식은 성경에 기록되어 있지 않고 신자들의 구두 전승으로만 전해져 내려오다가 19세기와 20세기에 들어서야 정식으로 믿을 교리로 반포되었습니다. 그만큼 신학자들과 교황청 관료 성직자들이 심사숙고를 거듭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를 믿을 교리로 반포해 달라는 신자들의 청원이 열화와 같..

연중 제5주간 토요일 / 조욱현 토마스 신부

연중 제5주간 토요일 / 조욱현 토마스 신부 연중 제5주간 토요일 복음: 마르 8,1-10: 사천 명을 먹이시다. “저 군중이 가엾구나.”(2절) 광야에서 허기지셨던 주님께서 지금은 생명의 빵으로 인간을 먹이신다. 군중들은 사흘째 주님을 따라 다니고 있다. 주님께서는 그들이 길에서 쓰러질까 염려하셔서 굶겨 보내시기를 원하지 않으신다. 제자들도 난감하였다. 그리고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 많은 군중을 먹이려 하니 빵을 한 덩어리씩 나누어준다고 하더라도 돈이나 그 부피가 만만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4절). “더구나 저들 가운데에는 먼 데서 온 사람들도 있다.”(3절) 인간의 능력으로는 도저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기 때문에 제자들은 난감해하는 것이다. 아직은 주님을 잘 몰랐기 때문에 그럴 수밖에 ..

우상숭배와 부마현상

우상숭배와 부마현상 1열왕 11,29-12,19; 마르 7,31-37 / 2022.2.11.; 연중 제5주간 금요일; 이기우 신부 오늘 독서는 다윗이 뿌린 불륜과 살인죄의 씨앗과 솔로몬이 거둔 그 우상숭배의 열매가 결국 나라를 분열시키고 말았음을 보여주었습니다. 다윗을 배출한 유다 지파와 사울을 배출한 벤야민 지파만 남고, 나머지 열 지파가 따로 독립하여 나감으로써, 이집트 탈출 후 3백 년만에 간신히 세운 나라는 둘로 쪼개지고 말았습니다(1열왕 12,21). 그런가 하면, 오늘 복음은 예수님께서 만나신 귀 먹고 말 더듬는 이를 고쳐 주신 이야기였습니다. 마귀들은 사람들이 하느님 대신에 우상을 숭배하느라 비어 놓은 틈바구니로 들어와서 마음을 차지하고 몸을 조종합니다. 귀 먹고 말 더듬는 증상은 마귀 들린..

연중 제5주간 금요일 (세계 병자의 날) / 조욱현 토마스 신부

연중 제5주간 금요일 (세계 병자의 날) / 조욱현 토마스 신부 연중 제5주간 금요일 복음: 마르 7,31-37: 열려라-에파타 예수님은 다시 갈릴래아로 가시자마자 귀먹은 반벙어리를 만나신다. 여기서 예수님은 아주 친절하시고 인간적인 모습을 보이신다. 즉 그 귀먹은 반벙어리를 따로 불러 친절하게 손가락을 귀에 넣으시고 그의 혀를 만지셨다. 그리고 그 불구를 완치시켜주는 은혜가 어디서 오는지를 알려주시기 위하여 하늘을 우러러보시고 “에파타!” 곧 “열려라!”(34절) 하신 것이다. 그는 혀가 풀리고 귀의 닫힌 문이 열렸다. 몸을 설계하시고 육신을 지으신 분께서 몸소 그에게 다가가시어 부드러운 목소리로 그의 닫힌 귀를 아무런 고통 없이 열어 주셨다. 한마디 말도 내뱉을 수 없이 굳게 닫혀 있던 입이 말을 하..

우상숭배와 이방인 선교

우상숭배와 이방인 선교 1열왕 11,4-13; 마르 7,24-30 / 2022.2.10.; 성녀 스콜라스티카; 이기우 신부 진리와 오류는 다릅니다. 그런데 오류와 그 오류에 물든 사람은 구분해야 합니다. 오류는 틀린 것이지만 그에 물든 사람은 구해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그 오류가 그에 물든 사람들뿐만 아니라 우리가 사는 세상 전체를 죄로 더럽힙니다. 인식상의 오류가 실천상의 죄악을 초래하고, 죄악은 모두를 불행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진리는 성경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한처음에 하느님께서 하늘과 땅을 창조하셨다. 또한 사람을 당신을 닮은 모습으로 지어 내시어 땅에서 생겨난 모든 것들을 돌보게 하셨다.” 이 진리를 따르면 인간은 구원을 받고 행복할 수 있지만, 거스르면 죄악이 생겨나 파멸합니..

성녀 스콜라스티카 동정 기념일 / 조욱현 토마스 신부

성녀 스콜라스티카 동정 기념일 / 조욱현 토마스 신부 성녀 스콜라스티카 동정 기념일 복음: 마르 7,24-30: 강아지도 빵 부스러기는 얻어먹지 않습니까? “사람 밖에서 몸 안으로 들어가 그를 더럽힐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다. 오히려 사람에게서 나오는 것이 그를 더럽힌다.”(마르 7,15) 이 말씀으로 바리사이들이 불쾌하게 여기자 주님께서는 티로 지방으로 가신 것 같다. 그분은 “아무에게도 알려지기를 원하지 않으셨으나 결국 숨어계실 수가 없었다.”(24절) 그분은 육체를 가지신 분으로 우리와 같은 한계를 가지고 계셨기 때문이다. 시리아 페니키아 여인은 끈질긴 간청으로 주님의 연민을 불러일으켰다. 티로에서 예수님은 마귀 들린 어린 딸을 둔 한 어머니를 만나 그 간청을 들으신다. 마귀 들려 고생하는 자기의..

주님, 저희를 진리로 거룩하게 해 주소서

주님, 저희를 진리로 거룩하게 해 주소서 “주님, 당신 말씀은 진리이시니 저희를 진리로 거룩하게 해 주소서” 1열왕 10,1-10; 마르 7,14-23 / 2022.2.9.; 연중 제5주간 수요일; 이기우 신부 멀리 남방에서부터 찾아와서 지혜를 청할 만큼 솔로몬은 지혜로 나라를 다스렸으나, 그 스바의 여왕이 선물한 금과 향료로 사치스럽기 짝이 없는 궁정생활을 누리며 이웃 나라에서 불러들인 여자들과 방탕한 생활을 하던 끝에 그 여자들의 신까지 숭배하게 되면서(느헤 13,26), 지혜는 사라지고 하느님으로부터 버림을 받게 되었습니다(1열왕 11,1-13).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후대의 바리사이 율법 학자들은 솔로몬에게서 교훈을 얻지 못했습니다. 예수님의 명성이 높아지면서 자신들이 받았던 존경을 빼앗기는 것 같..

연중 제5주간 수요일 / 조욱현 토마스 신부

연중 제5주간 수요일 / 조욱현 토마스 신부 연중 제5주간 수요일 복음: 마르 7,14-23: 사람에게서 나오는 것이 사람을 더럽힌다. 예수님은 “사람 밖에서 몸 안으로 들어가 그를 더럽힐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다.”(15절) 하시며 금기 식품은 없다고 하신다. ‘몸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란 음식을 말하는데, 어떠한 음식을 어떻게 먹든 음식이 사람을 더럽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사람의 마음에서 나오는 악한 생각이 그 사람을 죄로 더럽힌다는 것이다. 즉 자연의 음식물이 사람을 더럽히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결단이 사람됨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말씀이다. 예수님께서는 입에서 나오는 것이 사람을 더럽힌다고 하시면서 입으로 들어가는 것은 배 속으로 들어가서 뒷간으로 나가기 때문이라고 하셨다(마태 15,11..

조상들의 전통과 하느님 말씀

조상들의 전통과 하느님 말씀 1열왕 8,22-30; 마르 7,1-13 / 2022.2.8.; 연중 제5주간 화요일; 이기우 신부 성전을 지은 솔로몬은 이스라엘 백성이 보는 가운데 하느님께서 하늘이나 땅 어디에나 계시지만 성전에서 하느님께 바치는 자신들의 기도를 들어달라고 간청함으로써, 성전이 신앙 공동체가 하느님의 현존을 느끼는 거룩한 장소라는 것과, 하느님께 대해서보다도 신앙 공동체를 위해서 더 필요한 곳임을 드러내었습니다(1열왕 8 23-30). 그러니까 성전 자체보다 그 안에서 기도하는 신앙 공동체의 믿음으로 현존하시는 하느님이 더 중요하고, 또 성전 안에만이 아니라 어디에나 계시는 하느님의 존재를 더 우선시함으로써 가치의 위계질서를 분명히 하고 있다는 점에서, 솔로몬 당시까지만 하더라도 하느님을 ..

연중 제5주간 화요일 / 조욱현 토마스 신부

연중 제5주간 화요일 / 조욱현 토마스 신부 연중 제5주간 화요일 복음: 마르 7,1-13: 조상들의 전통 바리사이는 ‘분리된 자’라는 뜻으로 다른 사람들과는 구별되는, 낫다고 생각하는 이들이었다.다. 그들은 율법을 철저히 지켰는데, 일주일에 두 번 단식하고(루카 18,12 참조), 의례적으로 놋그릇과 접시와 잔을 닦고(참조: 마태 23,25; 마르 7,4), 십일조를 바치고 맏물을 봉헌했으며(참조: 마태 23,23; 루카 11,42), 많은 기도문을 바쳤다(루카 5,33 참조). 그래서 손을 씻지 않고 음식을 먹는 예수님의 제자들을 비난하였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질책하신다. “이 백성이 입술로는 나를 공경하지만, 그 마음은 내게서 멀리 떠나 있다.”(6절; 이사 29,13) 하느님께서는 사람의 마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