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오늘의 강론 4569

예수님의 옷자락에 손을 댄 사람마다 구원을 받았다

예수님의 옷자락에 손을 댄 사람마다 구원을 받았다 - 성전과 사도직 1열왕 8,1-13; 마르 6,53-56 / 2022.2.7.; 연중 제5주간 월요일; 이기우 신부 솔로몬은 하느님의 성전을 지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이집트에서 풀려나와 약속의 땅에 들어온 지 삼백여 년 만이었고, 이것이 예루살렘 성전입니다. 이 성전의 맨 안쪽에는 시나이 산에서 하느님과 맺은 계약의 궤를 모신 지성소를 두었습니다. 성전도 지붕을 금박으로 둘러 화려하게 지었거니와, 지성소에는 아무나 함부로 들어갈 수 없었고 일 년 중 속죄일에 대사제만이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레위 16,32-33). 그래서 두터운 휘장을 드리워서 지성소를 가려놓았습니다(탈출 26,32-33). 그런데 마르코 복음사가는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히시고 ..

연중 제5주간 월요일 / 조욱현 토마스 신부

연중 제5주간 월요일 / 조욱현 토마스 신부 연중 제5주간 월요일 복음: 마르 6,53-56: 예수님의 옷자락만이라도 만지게 해달라고 예수께서 겐네사렛 땅으로 가셨을 때 수많은 사람이 예수께로 몰려왔다. 예수께 한결같이 무엇인가를 얻으려고 찾아왔다. 수많은 병자가 자기의 병을 치유 받기 위해서 모여들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무엇을 얻으려고 사람들이 예수께 모여들었다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럽고 당연한 모습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예수님만이 인간의 절박한 요구, 사람이 줄 수 없는 무엇을 주실 수 있는 분이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예수님께 그러한 은혜를 받고도 결국은 예수님을 알지 못하고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을 때, 동조한 그들이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지금은 옷자락만이라도 만지게 ..

[연중 제5주일] "제가 있지 않습니까? 저를 보내십시오."

[연중 제5주일] "제가 있지 않습니까? 저를 보내십시오." “제가 있지 않습니까? 저를 보내십시오” 이사 6,1-8; 1코린 15,1-11; 루카 5,1-11 2022.2.6.; 연중 제5주일; 이기우 신부 1. 말씀의 주제와 흐름 오늘 연중 제5주일에 들려오는 말씀의 주제는 선교입니다. 그리하여 하느님께서 부르시어 파견하시고, 파견된 그 선교사의 활동을 신적 권능으로 도와주시며, 새 선교사가 필요할 때마다 발현하신다는 말씀의 흐름이 이어집니다. 제1독서인 이사야 예언서는 이사야가 예언자로서 소명을 받게 된 이야기를 들려주었고, 복음에서는 어부들을 찾아가신 예수님께서 풍어기적으로 당신의 신적 권능을 드러내신 후 그들을 제자로 삼으신 소명기사를 들었으며, 제2독서에서는 사도 바오로가 박해자였던 시절에 예..

연중 제5주일 : 다해 : 부르심과 선교사명 / 조욱현 토마스 신부

연중 제5주일 : 다해 : 부르심과 선교사명 / 조욱현 토마스 신부 연중 제5주일: 다해: 부르심과 선교사명 오늘의 주제는 ‘부르심’과 ‘선교사명’이라고 할 수 있다. 선교사명은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의 당신 선성, 사랑의 확산이라고 할 수 있는 중요한 것이며, 부름을 받은 우리가 갖는 선교사명은 하느님을 우리의 삶을 통하여 확산시키는 고귀한 행위이다. 하느님께서는 인간을 당신의 구원계획을 실현하기 위해 공동 협력자로 부르신다. 이사야서는 하느님의 파견 질문에 대해 두려워했던 이사야는 놀랍게도 태도를 바꾸어 기쁨과 확신에 가득 찬 대답을 하고 있다. “‘내가 누구를 보낼까? 누가 우리를 위하여 가리오?’ ‘제가 있지 않습니까? 저를 보내십시오.’”(8절). 이 같은 용기는 “모든 것을 버리고 예수를 따라간”..

십자가로 봉헌하는 제사, 공동체로 부활하는 삶

십자가로 봉헌하는 제사, 공동체로 부활하는 삶 1열왕 3,4-13; 마르 6,30-34 / 2022.2.5.; 성녀 아가타 동정 순교자; 이기우 신부 성녀 아가타 동정 순교자 기념일인 오늘, 우리는 소 천 마리를 불태워 제사를 드리면서 하느님께 지혜를 청하는 솔로몬의 이야기와, 목자 없는 양들처럼 흩어지고 버려진 채 살던 군중에게 가르쳐 주시다가 빵을 배불리 먹이시게 된 예수님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말씀의 초점은 하느님을 드러내는 제사입니다. 구약시대에 동물을 불태운 고기를 제물로 삼아 바치던 제사로는 인간의 죄를 씻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당신 자신을 제물로 십자가 상에서 하느님께 바치셨습니다. 솔로몬은 그 지혜로 백성들의 까다로운 송사를 슬기롭게 처리하기도 했지만, 남방에서 온 여왕에..

성녀 아가타 동정 순교자 기념일 / 조욱현 토마스 신부

성녀 아가타 동정 순교자 기념일 / 조욱현 토마스 신부 성녀 아가타 동정 순교자 기념일 복음: 마르 6,30-34: 그들은 목자 없는 양과 같았다. “너희는 따로 외딴곳으로 가서 좀 쉬어라.”(31절) 제자들은 예수님께 파견을 받고 나갔다가(6,6-13) 돌아와서 그들이 한 일을 보고하고 있다. 그때 예수께서는 제자들과 함께 한적한 곳으로 가서 조용하게 쉬면서 그 보고를 듣고 싶으셨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조용히 쉴 시간이 없었다. 군중들이 많아서 그들은 음식을 먹을 겨를조차 없었다. 주님 안에서는 항상 휴식이란 없음을 보여준다. 이 모습을 보면 가르치는 사도들의 수고와 배우는 사람들의 열성이 만들어낸 그 당시의 커다란 행복을 볼 수 있는 것 같다. 이런 행복이 오늘날에도 다시 돌아온다면 참으로 좋을 ..

"내가 목을 벤 요한이 되살아났구나!"

"내가 목을 벤 요한이 되살아났구나!" 역사의 심판으로 현재화되는 부활 집회 47,2-11; 마르 6,14-29 / 2022.2.4.; 연중 제4주간 금요일; 이기우 신부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은 무법천지인 것 같아 보여도 크게 또 길게 보면 하느님의 뜻대로 흘러갑니다. 세상은 하느님의 나라가 다가올 일차적 무대입니다. 예수님께서 당신이 겪으셨고 알고 계셨던 하느님 나라의 신비를 당시 이스라엘 사회에서 힘도 없고 가난했던 군중에게 그들이 익숙한 온갖 소재를 동원하여 비유로 알기 쉽게 이야기해 주신 일은 우리가 오늘날 하느님의 신비를 이해하는 데에 매우 요긴합니다. 창조주이시며 심판주이신 하느님께서 손수 아름답게 창조하신 이 세상의 구체적인 역사와 현실에서 당신의 나라를 비유적으로 드러내심을 알게 해 주기 ..

연중 제4주간 금요일 / 조욱현 토마스 신부

연중 제4주간 금요일 / 조욱현 토마스 신부 연중 제4주간 금요일 복음: 마르 6,14-29: 세례자 요한의 죽음 “내가 목을 벤 그 요한이 되살아났구나.”(16절) 예수님의 명성과 업적의 소문이 사람들 사이에 널리 퍼지고 이제는 헤로데의 귀에까지 들어갔다. 그는 그 소문을 듣고 당황한다. 자신이 지은 죄 때문이다. 그는 부정한 죄를 지었고 그것을 계속 지적한 요한을 죽인 것까지 항상 마음에 부담이 있는데 예수님의 소문은 그를 더욱 당황하게 했다. 세례자 요한을 죽인 죄책감 때문에 그럴 수밖에 없었다. 요한은 헤로데가 혼인의 계명을 파기하는 것을 보고, 광장에서 “동생의 아내를 차지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18절) 하고 외쳤다. 우리는 동료들도 똑같이 꾸짖어야 한다는 것을 요한에게서 배운다. 충고는 ..

전환기의 특징과 직무윤리

전환기의 특징과 직무윤리 1열왕 2,1-12; 마르 6,7-13 / 2022.2.3.; 연중 제4주간 목요일; 이기우 신부 오늘 복음에서는 예수님께서 열두 제자에게 사도 훈련을 시키고자 여러 지방으로 파견하시며 당신께서 하시던 직무를 위임하시는 장면을 소개하였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아직 공생활의 초기인데도 일찌감치 제자들을 열두 명이나 불러서 사도 훈련을 시키신 후에 둘씩 짝지어 지방으로 파견해서 성령의 이끄심을 따라서만 살고 일하는 체험을 시키셨습니다. 이때 파견되어 지켜야 할 수칙을 제시하셨는데, 이는 당신이 살고 일하던 원칙과 방식이었으며 처음으로 밝히신 것입니다. 즉, 가난하게 살면서 이스라엘의 길 잃은 양들을 찾아가되, 그들로부터 마귀를 쫓아내어 주고 병을 고쳐 주라는 것이었습니다. 청빈의 생활양..

연중 제4주간 목요일 / 조욱현 토마스 신부

연중 제4주간 목요일 / 조욱현 토마스 신부 연중 제4주간 목요일 복음: 마르 6,7-13: 열두 제자의 파견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사도의 사명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채비에 대해 말씀하신다. 최상의 준비는 소박한 음식과 인간의 허약한 몸을 가리고 덮어줄 옷 한 벌처럼 기본적으로 필요한 것 이상을 바라지 않는 것이다. 사도들은 길을 떠나며 주님의 말씀대로 전대도 지니지 않았고 여벌 옷도 없이 떠났다(8-9절). 두 벌을 껴입는다는 것은 이중적으로 처신하지 말고 단순하게 걸어가라는 말씀이다. 또한, 배를 채울 양식이 부족할까 염려하며 내일을 걱정하지 말라고 하신다(마태 6,34 참조). 하느님의 섭리는 사도들에게 필요한 양식을 마련해 주실 것을 믿으라고 하신다. 이러한 주님의 말씀은 말씀을 전하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