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하늘을우러러 107

미사 예찬

미사 예찬 누구에게든 성당하면 연상되는 것이 엄숙하게 미사를 드리는 신자들의 모습일 것입니다. 특히 새벽미사를 참례하러 성당 문을 들어서는 신자들의 얼굴에는 미리부터 아침 이슬의 영롱함이 거룩하게 빛납니다. 미사는 가톨릭 신앙의 중심을 이룹니다. 가톨릭 신자는 미사의 힘으로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제2차 세계대전 중 영국과 미국 연합군 포로들의 이야기가 이를 감동적으로 증언해 줍니다. 다음은 그들이 맨발에 누더기를 걸친 초라한 모습으로 일본인의 포로수용소에서 60마일이나 되는 길을 걸어 태평양에 있는 수용소로 옮기게 되었을 때의 이야기입니다. 새로운 수용소에 도착했을때 그들은 기진맥진해 있었습니다. 그 때 그들은 자신들의 대표로 윌레에 중위를 뽑아서 자기들의 가장 긴요한 요구사항을 간곡하게 전했습..

울고 싶을 때 기도하세요 / 권 태 원

울고 싶을 때 기도하세요 / 권 태 원 나는 기도하는 방법을 당신에게서 새롭게 배울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기도하는 기술이 아니라 삶의 지혜를 배우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나는 영혼과 육체의 근력을 언제나 팽팽하게 유지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내 삶에 언제 어디에서 위기가 닥쳐올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고통과 좌절을 통해서 나를 일깨우는 당신에게로 안내합니다. 세상의 어떤 고난과 눈물도 내 자신의 힘으로는 도저히 해결할 수는 없습니다. 날마다 내가 하는 기도를 통하여 위기로부터 도망치지 않고 마주서서 대결할 수 있습니다. 아직도 나는 신앙심이 너무 부족합니다. 언제나 당신 안에서 살지 않았기 때문에,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더 겸손하고 낮아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더러는 병에 걸리..

영성체 후 감사 기도

영성체 후 감사 기도 성인들은 영성체 후의 감사 기도 시간에 대하여 되도록이면 제한을 두려고 하지 않았다. 그분들에게 있어서 그 시간은 적어도 반 시간은 되었다. 예수의 성녀 데레사는 수녀들에게 말하기를 "영성체 후의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예수님과 사랑의 교제를 하는 데에 사용하도록 합시다. 그 시간은 하느님과의 교제를 위한, 그리고 우리의 걱정거리를 그분 앞에 털어놓기 위한 가장 좋은 시간입니다. … 우리는 성체의 외형이 분해될 때까지 예수님께서 우리 안에 머물러 계신다는 것을 압니다. 우리는 그분을 대접해 드릴 수 있는 이 아름다운 시간,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들을 그분께 털어놓을 수 있는 이 시간을 잃지 않도록 애씁시다."(중략) 파치의 성녀 마리아 막달레나는 "영성체 후의 시간은 우리 삶에 있어..

어둠 속에 있는 보화

어둠 속에 있는 보화 '흰 부분이 아닌 검은 눈동자를 통해서 사물을 보고, 밤이 되어야 아름다운 별빛, 달빛을 보듯이 사람에게도 어두운 체험, 실망, 아픔을 통해서 삶의 깊이와 소중함을 알 수 있다.' 선배 신부님께서 보내신 내용인데, 살면서 특히 아픔이 있거나 어두운 체험이 있는 사람들에게 조금의 도움이 될까 해서 함께 나눈다. 참 맞는 말이다. 그러나 어제도 어둠, 오늘도 어둠, 내일도 어둠과 같은 일이 계속 되는 사람에게, 아니 칠흑같은 밤만 계속되고 희망이 조금도 없는 사람에게 이런 말이 얼마나 위로가 될까 싶다. 그만큼 고난을 받는 시간, 어둠과 아픔 중에 있는 시간들이 문학적인 소재로 치부되거나 낭만적인 어휘로 표현될 만큼 쉽지가 않다는 말이다. 그래서 끊임없이 계속되는 고난, 죽지 못해 마지..

하느님의 축복받는 길

하느님의 축복받는 길 신. 구약 성경을 읽다 보면, 하느님의 축복받는 길이 성령을 받는 길임을 알 수 있다. 성경말씀과 영적 체험을 통해서 이 축복받는 길은 의화. 말씀. 기도. 성사. 안수. 고통봉헌. 자선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중에서도 죄가 없는 은총 지위에서 행하는 다음의 세가지 원리는 성경을 관통하고 있는 축복의 원리이다. "물질 봉헌에는 축복이 따르고 봉사에는 건강이 따르며 믿음을 가진 기도에는 능력과 은사가 따른다." 말라기 3장 6절에서 10절에는, 십일조에 관한 말씀을 통해, 물질에 대한 절대 주권이 하느님께 있음을 인정하고 봉헌할 때, 더 엄청난 축복이 따름을 이야기하고 있고 하는 말씀이 있다. 집회서 35장 6절에서 13절에도 이런 축복의 말씀이 있다. "주님 앞에 빈손으로 나타..

십일조 신앙 -1

십일조 신앙 -1 한센병 환우들의 정착 마을이 전국에 약60개 정도 남아 있는데 종교적으로 분류하면 세 가지 형태다. 개신교 단독 마을, 천주교 단독 마을, 그리고 천주교 · 개신교 혼합 마을이 바로 그것이다. 오래 전 혼합 마을에서 있었던 일이다. 1960년대, 그때에는 일반인들도 마찬가지였지만 환우들은 경제적으로 굉장히 어려웠다. 다행히 천주교에서는 구호물자가 나와서 밀가루다, 강냉이다 해서 배급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외국 신부들이 간간이 쌀값이다, 연탄 값이다 해서 지원을 해주었다. 그러나 개신교 신자들은 누구 하나 도와주는 이가 없었기 때문에 거지 신세나 다름없었다. 생계가 어려운 환우들은 읍내에 내려가 각설이 타령으로 돈 좀 얻어 끼니를 때우고 살림을 꾸렸는데, 조금 여유가 있는 자들은 양돈이나..

감사의 세 차원

감사의 세 차원 감사에도 수준이 있는데, 1차원적 감사는 조건부 감사(If)이다. 만약 내가 다른 사람보다 더 잘 되거나 더 많이 갖게 된다면, 만약에 하느님께서 내 결핍된 부분을 채워 주신다면, 감사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다른 사람과 비교할 때, 항상 자신이 갖지 못한 것만을 불평하고 원망하는, 어린아이 수준의 감사일 뿐이다. 2차원적 감사는 무엇을 받았기 때문에(Because), 받은 것 중에 일부를 드리는 감사이다. 상대방과 비교하되 자기보다 못한 사람과 비교하여, 자신이 받은 것을 감사하는 단계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여기에 속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3차원적 감사는 불행을 당해도, 힘들고 어려워도, 일이 안되어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In spite of ; Nevertheless) 감사하..

하늘의 새들을 눈여겨 보아라

하늘의 새들을 눈여겨 보아라 "하늘의 새들을 눈여겨 보아라. 그것들은 씨를 뿌리지도 않고 거두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곳간에 모아들이지도 않는다. 그러나 하늘의 너희 아버지께서는 그것들을 먹여 주신다. 너희는 그것들보다 더 귀하지 않느냐?" (마태6,26) 예수님의 산상설교는 갈릴래아 호수 근처에 있는 한 산에서 주어졌다. 이렇게 야외에서 주어진 설교에서 예수님께서는 주변의 자연을 소재로 해서 제자들에게 시청각적인 교훈을 주시고 있다. 먼저 예수님께서는 '보아라'는 말로 제자들의 관심을 유도한다. 원문의 '엠블렙사테'(embllepsate)는 '자세히 관찰하고 분별하라'는 의미이다(마르14,67). 예수님께서는 지금까지는 건성으로 보아넘겼을지도 모르는 하늘의 새들을 자세하게 살펴보고 교훈을 얻으라고 명령하..

우리 안에 있는 지혜

우리 안에 있는 지혜 사람들이 나이듦을 잘못 이해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나이듦을 시간이 지남에 따라 모든 물질에 일어나는 자연적 변화로만 생각하기 때문이다. 세월이 흐르면 나무는 썩고 금속엔 녹이 슬고 바위는 부서지고 땅은 침식한다. 이렇게 모든 물질이 변하듯 우리 몸도 변한다. 그러나 이것은 노화를 물질적, 다시 말해 육체적 차원에서만 바라본 것이고, 정신적 측면에서 보면 성숙 과정이고, 영적 측면에서 보면 깨어남의 과정이다. 살아 있고 형상이 있는 모든 물질이 그러하듯 몸도 나이를 먹는다. 몸은 나이를 먹으면서 인식의 폭이 넓고 깊어지며, 더 정확하게 생각할 수 있게 되고 점차 깨어나게 된다. 이와 유사하게 우리 영혼은 경험을 축적하고 깨어나는 마음과 협력하는 성령의 도움을 받아 삶의 질을 높여주..

아름다운 인연, 첫사랑

아름다운 인연, 첫사랑 - 아름다운 인연, 첫사랑 / 권태원 프란치스코 - 시와 음악 나그네이신 당신이여. 당신의 마지막 피날레는 '처녀 뱃사공'이었지요. 낙도오옹가아앙 강아앙가아앙바아라아암라아암에...... 상큼한 강바람이 그리워지는 봄날이었지요. 어느새 꽃 피는 봄날은 가버리고 여름의 문턱에 와 있습니다. 낙동강 노을을 배경 삼아 일렁이는 파도 파도 사이로 삶의 조각배 하나 띄워봅니다. 은빛 머리칼로 데코레이션한 당신의 뒷모습이 어디선가 불쑥 나타날 것만 같습니다. 당신을 위하여 나를 버립니다. 나를 위하여 당신의 말씀을 읽고 기도하면서 묵상합니다. 하루에 한 번 만이라도 당신에게 가고 싶습니다. 혼자라는 것은 우리 인간이 빚어낸 가장 오래된 아름다운 착각입니다. 고독으로써 고독을 극복하는 것은 인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