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하늘을우러러

아름다운 인연, 첫사랑

수성구 2020. 12. 29. 04:52

아름다운 인연, 첫사랑

- 아름다운 인연, 첫사랑 / 권태원 프란치스코 -

시와 음악 나그네이신 당신이여. 당신의 마지막 피날레는

 

'처녀 뱃사공'이었지요. 낙도오옹가아앙 강아앙가아앙바아라아암라아암에......

 

상큼한 강바람이 그리워지는 봄날이었지요. 어느새 꽃 피는 봄날은 가버리고

 

여름의 문턱에 와 있습니다.

 

낙동강 노을을 배경 삼아 일렁이는 파도 파도 사이로

 

삶의 조각배 하나 띄워봅니다. 은빛 머리칼로 데코레이션한

 

당신의 뒷모습이 어디선가 불쑥 나타날 것만 같습니다.

 

당신을 위하여 나를 버립니다.

 

나를 위하여 당신의 말씀을 읽고 기도하면서 묵상합니다.

 

하루에 한 번 만이라도 당신에게 가고 싶습니다.

 

혼자라는 것은 우리 인간이 빚어낸 가장 오래된 아름다운 착각입니다.

 

고독으로써 고독을 극복하는 것은 인간 방황의 종점입니다.

 

얼마나 얼마나 혼자이기가 싫었는지 당신은 모르십니다.

 

처음으로 고독의 창살에서 벗어나는 시간이 이렇게도 뜨거운 눈물과

 

고독 속에서 이루어질 줄을 그 누가 알았겠습니까.

 

고독은 외로움처럼 나약한 것이 아니라 인간의 사막에서

 

자라난 소나무처럼 강한 것입니다.

 

나는 당신 한 사람으로서 만족합니다.

 

고독을 받아들이고 고독을 이해한다는 것은 자신을

 

사랑하는 용기있는 지혜로운 선택입니다.

 

삶은 피할 수 없는 고독과의 만남입니다.

 

횃불을 든 자는 수렁에 빠지지 않지만 사랑의 암흑에

 

싸인 자는 어찌 가시밭길을 피해가겠습니까.

 

빈 방, 빈 술잔을 지켜야 합니다. 아무도 오지 않는

 

나 혼자만의 사랑과 기도의 방에서 묵상하고

 

사랑하고 용서하고 화해해야 합니다.

 

영혼의 소리를 들어보십시오.

 

새소리 물소리 바람소리가 아름다운 초여름의 새벽입니다.

 

어차피 인간은 혼자라는 사실에 철저해야만 합니다.

 

비어버린 방, 잃어버린 사랑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어느 누구도 내 방을 출입시켜서는 안 됩니다.

 

나만을 초대하고 나만이 초대받는 나와의 약속을 지키는 것만이

 

나를 사랑하고 나를 위해 기도하는 것이라는 것을 이제야 깨달았습니다.

 

사랑이여 눈물이여. 살아 있는 동안은 어차피 우리 인간은 외로울 수밖에 없습니다.

 

새로운 기도, 새로운 명상의 인식을 열지 않으면 당신의 방으로 갈 수 없습니다.

 

지금 내 모습이 초라하고 내 마음이 쓸쓸할수록 당신에게 기도해야 합니다.

 

나무가 사람이 되었습니까. 사람이 나무가 되었습니까.

 

진정으로 당신을 추구하는 삶만이 인생의 바닥의 바닥까지

 

내려가 본 사람의 눈물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나는 내가 혼자라는 것을 잊어본 적이 없습니다.

 

나는 내가 슬프다는 것을 망각한 적이 없습니다.

 

울지 마십시오. 외로우니까 사람이 아니라, 사람이니까

 

외롭다는 것입니다. 현재 나의 문제는 어디에 있습니까.

 

앞으로 내가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지, 무엇을 위해 생의

 

아름다운 마무리를 해야 할 것인지 묵상하여 보십시오.

 

아무도 모르게 나는 늘 울었습니다. 아무도 모르게 나는 언제나

 

기도하고 일하며, 일하면서 기도하였습니다. 사랑의 기쁨을

 

얻으려면 무조건 무시로 기도해야 합니다. 돈 권력 명예의 집착이나

 

몰입이 인생의 목표가 아닙니다.

 

둘은 하나가 하나를 짝해서 비로소 둘이 됩니다.

 

그냥 둘인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사랑은 고독이 고독을 이해할 때 비로소 탄생합니다.

 

자신만의 고독을 짐진 채 '나'라는 현재의 번뇌의 감옥으로부터

 

철저하게 벗어나야 합니다. 사랑도 고독입니다.

 

우리 모두의 마음은 원래 고독한 까닭입니다.

 

첫 눈, 첫사랑, 첫만남만이야말로 아름다운 인연입니다.

 

 

 

'백합 > 하늘을우러러'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하늘의 새들을 눈여겨 보아라  (0) 2020.12.31
우리 안에 있는 지혜  (0) 2020.12.30
가슴속에 사랑을 키우려면  (0) 2020.12.28
미사 예찬  (0) 2020.12.27
겸손  (0) 2020.1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