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시와 좋은 글 1973

혼자 할 수 있다고!

혼자 할 수 있다고! 7월 첫째주 연중 제14주일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습니다.(루카10.1) 혼자 할 수 있다고! (이재정 신부 의정부교구 별내성당 주임) 지난 성목요일에 동창 신부들과 사제 서품 25주년 축하식을 하기로 했다. 동창 대표 신부님이 그때 무슨 말을 하면 좋을지 의견을 달라고 했다. 떠오른 생각은 딱 하나! 네 길을 주님께 맡기고 그분을 신뢰하여라. 그분께서 몸소 해 주시리라(시편 37.5) 나의 사제서품 성구였다. 사제로서의 삶을 되돌아보면 이 성구가 정말 딱 들어맞는다. \내가 혼자 할 수 있다고 자만했던 일들은 언제나 그 결과가 썩 만족스럽지 못했다. 그런데 내가 빠지고 본당 신자분들께 맡겼던 일들은 언제나 그 결과가 대만족이었다. 일하다가 부딪히게 되는 한계를 넘어서도록 도와 ..

지는 꽃은 욕심이 없다

지는 꽃은 욕심이 없다 ♣* 지는 꽃은 욕심이 없다 *♣ 저녁 바람이 라일락 나뭇잎을 일제히 뒤집는다 일이 잘 안풀려 마음이 복잡해지고 삶이 버겁게 느껴질 때면 나는 창가로 간다 그리고 창밖의 나무들을 오랫동안 쳐다 본다 아름다운 꽃들은 지고 없다 꽃 한송이를 피우기 위해 견뎌온 나날들을 생각하며 나무는 바람 속에서 얼마나 애가 탔을까 그러나 결국 나무는 꽃을 바람에 되돌려 준다 그토록 아름다운 꽃들을 겨우 몇날 지니다가 다시 풀숲이나 흙 바닥에 뒹굴게 하고 말았을 때 얼마나 가슴 아렸을까,, 그러나 어떤 나무도 꽃송이를 일년내내 지니고 있을수 없다는 것을 나무는 알고 있을 것이다 그것은 욕심 지나친 욕심일 것이다 만약에 어떤 꽃이 일년내내 지지않고 피어 있다면 그건 조화일 것이다 우리가 이룬 아름답고 ..

6월을 보내며

?️6월을 보내며?️ 또 한 장의 달력을 보내는 건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다 왔다가 가는 일도 만나서 보내는 일도 늘 해왔던 시간과 시간이었기에 아쉽다거나 서럽다거나 보내기 싫어서 붙잡아 본들 소용없는 몸부림이기에 그냥 흐르는 데로 흘려보내야겠지 세월은 늦가을에만 지는 건 아니지 6월이 진다고 달리 생각하지 않겠다 화려했던 처음은 아니지만 수풀이 무성한 건 내일도 마찬가 질 테니까 그냥 웃어 보내는 것도 괜찮을 거야 세월의 반환점에서 잠시 쉬어가라고 우거진 그늘은 처절했던 함성과 울지 못 했던 기막힌 멍 가슴도 버릴 수 없는 하나의 숙명이라고 넓고 깊은 가슴으로 포용해보자 하루와 하루는 무슨 차이 일까? 6월이 가고 내일이면 7월이 오겠지만 여기서 멈추지는 말자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잊고 살아야겠지 ..

삶은 원래 울퉁불퉁해

삶은 원래 울퉁불퉁해 삶은 원래 울퉁불퉁해 힘들 땐 쉬어 (홍성남 신부) 대부분의 사람들은 순탄하고 편하게 살고 싶어 하지만 인생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습니다. 누구든 예외 없이 넘어지고 길을 잘못 들어 헤매고. 돌아가기도 하죠 그래서 달구지 타고 가듯 천천히 주변도 둘러보고 바퀴도 점검하고. 소도 다독이면서 가야 합니다.

화내면 화내고 힘들 땐 쉬어

화내면 화내고 힘들 땐 쉬어 홍성남 신부의 속풀이 처방전 2 중에서 화내면 화내고 힘들 땐 쉬어 어느 날 한 자매가 찾아와 걱정거리를 털어놓았습니다. 신부님. 딸내미가 남자친구하고 헤어지고 나서 이상해졌어요 벌써 며칠째 자기 방에서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저러다 죽을까봐 걱정됩니다. 제가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방에 콕 처박혀 울고불고 한숨 쉬고 있는 달을 보면 어떤 부모라도 걱정하게 마련입니다. 하지만 그 자매의 걱정처럼 정말로 죽을까요? 아니면 더 건강해질까요? 사람들은 충격적인 사건을 겪고 나면 대체로 두 가지 반응을 보입니다. 다른 사람들을 만나 술을 마시고 한탄하거나. 두문불출하며 혼자 꼼짝 않고 있거나. 이 두 가지 모습에 대한 주위 사람들의 반응도 대조적입니다. 전자에게는 `건강하군` `잘 ..

사제직이란

사제직이란 사제직이란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 가톨릭교회는 오랫동안 두 가지 주제에 초점을 맞춰 왔습니다. 죄 짓지 말라와 성인들처럼 완전한 자가 되라는 두가지. 물론 이 두 가지는 복음에 근거한 것이기에 틀린 내용은 아닙니다. 문제는 사람들이 간과됐다는 것입니다. 우리 교회는 사람들이 그런 종교적 목표에 어느 정도까지 도달 할 수 있는지 알려고 하지를 않았습니다. 사람 마음의 여러 가지 변수들. 허약함을 고려하지 않고 마치 군인들처럼 하면 된다는 식으로 밀어붙이기에 급급했습니다. 심지어 그로 인해 생긴 신경증 증세들을 믿음이 약한 것으로 치부 했고. 심리적 부작용들을 은폐하거나 영적 포장 조차 했습니다. 신앙생활이 죄에 초점이 맞춰져 있을 경우. 병적인 죄책감을 비롯한 신경증적인 증세들이 유발될..

저마다 제 길에서 하느님을 향해

저마다 제 길에서 하느님을 향해 저마다 제 길에서 하느님을 향해 (탁은수 베드로 언론인) 수십 년이 훨씬 지난 고등학교 때의 일입니다. 본당 신부님이 돌연 주일학교 고등부의 활동 중단을 선언하셨습니다. 몇 가지 불미스러운 일이 이유였던 것 같습니다. 고등부 셀 운영을 준비하던 동기들은 그야말로 멘붕. 위기에 빠진 고등부를 살리기 위해 동기들이 궁리한 방법은 `기도`였습니다. 신부님이 보란 듯 매일 미사에 참여하고 미사 후에 남아 하느님께 고등부와 함께해 달라고 기도했습니다. 참여하는 학생이 늘어나자 마침내 신부님께서 학생들을 부르셨습니다. 신부님의 걱정과 학생들의 바람을 서로 이야기한 뒤에 열심히 공부할 것등을 조건으로 고등부 활동을 허락하셨습니다. 그렇게 얻어낸 주일학교 고등부 활동은 신앙생활의 좋은 ..

분노는 나의 문제

분노는 나의 문제 분노는 나의 문제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 살다보면 화나는 일들이 생깁니다. 사람 때문에 화가 나고 일이 안 되서 화가 나기도 합니다. 그런데 돌아서서 생각해보면 그 분노들이 거의 다 본인 문제에서 비롯됐다는 생각이 듭니다. 세상일이 내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데서 비롯된 분노. 사람들이 내 맘대로 움직이지 않아서 생기는 분노입니다. 그래서 분노가 생길 때 사람을 보지 말고 본인을 보라고 하는 것입니다. 복음의 간음한 여인 이야기는 아주 유명합니다. 당시에는 여인이 간음한 현장에서 잡히면 무조건 돌로 쳐 죽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주님께서는 살기등등하게 돌을 손에 든 사람들에게 간단한 한마디만 하십니다. 너희 중 죄 없는 자 저 여인을 돌로 쳐라고 말입니다. 그러자 나이든 사람들은 돌을..

내 마음의 기도

내 마음의 기도 ♣ 내 마음의 기도 ♣ 아침에 눈을 뜨면 무릎을 꿇고 감사의 기도를 드립니다. 내 앞에 놓인 새로운 하루가 너무 고맙다고 말입니다. 힘들고 어려웠던 어제는 말끔히 잊어버리고 새로운 출발선에 서있는 것만으로도 행복을 느낍니다. 비록 내가 힘들더라도 지치고 병든 사람이 편안하게 기댈 수 있도록 미소를 잃지 않도록 해 주시고 세상이 비록 험하고 온갖 악으로 가득 차더라도 언제나 아름답고 맑은 눈으로 바라보게 해 주시고 나의 허물과 오만으로 다른이에게 상처주지 않게 해 주시고 항상 기뻐하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기도할 수 있도록 하여 주소서. ㅡ좋은 글 중에서 ㅡ 음악 : 소녀의 기도 - 바다르체프스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