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시와 좋은 글 1973

작은 죄들

작은 죄들 작은 죄들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 큰 죄는 아닌데 마음은 찜찜한 죄들. 보통 소죄. 작은 죄라고 합니다. 고해성사를 볼 정도는 아닌데 마음은 불편하게 하는 이런 죄책감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자주 듣는 질문입니다. 어떤 분들은 살다보면 그럴 수도 있지 않은가..하면서 그냥 넘어가라고 합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그렇게 하기가 어렵습니다. 작은 죄로 인한 죄책감은 마치 생선가시 같아서 목구멍에 걸리면 쉽게 넘어 가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런 경우에는 친한 친구에게 털어놓는 것이 좋습니다. 마치 방안에 쌓인 쓰레기를 덜어버리듯이 버리는 것입니다. 두 번째 방법은 심리학자 자렌의 자동칠판기법을 사용하는 것입니다. 칠판을 상상하고 거기에 자신이 불편해하는 것들을 기록한 후 하나씩 지워나가는 것입니..

한걸음 떨어져서 가면

한걸음 떨어져서 가면 아름다운 것들(원곡: 스코틀랜드 민요, Mary Hamilton) - 양 ♤♣ 한걸음 떨어져서 가면 ♣♤ 한걸음 떨어져서 가면 세상은 아름답습니다. 계절마다 바뀌는 그들의 색깔은 사람의 마음까지도 쉽게 바꾸어 버립니다. 십년이면 강산도 변한 다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불과 몇개월 지난 것은 헌것으로 변해 거저 준다고 해도 외면하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왠 만큼 정신을 차리지 않고는 그 변하는 속도를 따라간다는 것이 쉽지가 않습니다. 너무 세상을 따라가지 마세요. 할 수만 있다면 세상은 그대로 가게 하고 잠시 짬을 내어 영혼을 바라보면서 쉬면서 가세요. 오늘은 세상을 앞서 보내고 몇 걸음 뒤에 서서 천천히 따라가 보세요. 급한 건 내가 아니고 세상입니다. 나는 천천히 가도 되지만 ..

하느님 나라로 가는 이정표

하느님 나라로 가는 이정표 7월 둘째주 연중 제15주일 네 이웃을 네 몸같이 사랑하여라 (루카 10.25-37) 하느님 나라로 가는 이정표 (윤행도 신부. 마산교구 경화동성당 주임) 오래전 마산교구에 있는 순교복자 성지 다섯곳을 혼자 도보 순례한 적이 있다. 거제도 윤봉문 요셉 순교복자묘소에서 출발하여 김해 진영의 신석복 마르코 묘소까지 200Km 남짓한 거리를 나흘 동안 걷고 또 걸었다. 당시만 해도 순례 안내책도 지도도 없고. 내비게이션도 없어 일반 지도와 도로 이정표에 의지하여 배낭 하나 달랑 메고 무작정 걷기 시작했다. 순교복자 묘소가 대부분 한적한 곳에 있어 길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이정표와 지도를 보며 한참을 걷다 보면 이상한 길로 접어들기도 했다. 체력이 좀 있을 때는 투덜대며 돌아서 갔지..

이 세상의 모든 이치

이 세상의 모든 이치 이 세상의 모든 이치 인생은 꽃이 피었다 지는 이치와 같다고 했습니다. 젊었을 때 성공을 위해서 아주 열심히 일하는 것처럼 꽃이 필 때는 아름답게 피우기 위해 모든 정성을 들입니다. 꽃이 피는 것은 아름답지만, 꽃이 지는 것은 슬픈 일입니다. 청춘이 지나가면 결국 늙음도 찾아옵니다. 깨달은 도인들은 ‘피지도 말아라, 지는 것이 서러우니라. 지지도 말아라, 다시 피는 것이 두렵다.’ 했습니다. 이 세상 모든 이치가 꽃이 피다 지듯이, 왔다 가는 것입니다. 그것이 우리가 눈으로 보는 세계입니다. 깊은 이치를 알면 꽃이 피었다 지는 것이나 젊음에서 늙어가는 것이나 태어나서 죽는 것이나, 이 전체가 하나의 삶의 모습인 것입니다. 진정한 생명은 변하는 것이 아니며 모든 삶과 죽음의 진정한 의..

마음속에 여백(餘白)을

마음속에 여백(餘白)을 ◎ 마음속에 여백(餘白)을. ◎ 마음속에 여백을 사랑의 체험은 남의 말을 듣기 위해 필요하고 고통의 체험은 그 말의 깊이를 느끼기 위해 필요합니다. 한 곡의 노래가 울리기 위해서도 우리 마음속엔 그 노래가 울릴 수 있는 공간이 있어야 합니다. 질투, 이기심, 같은 것으로 꽉 채워져 있는 마음속엔 아름다운 음률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 없습니다. 주위를 가만히 살펴보세요. 음악을 싫어하는 사람치고 마음에 여유가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는지.. 아무리 아름다운 음악이라도 마음에 여유가 없는 사람에게는 그저 소음일 뿐입니다. 마찬가지로 고통의 체험이 없는 사람은 마음속에 무엇인가를 채울 수 있는 아량과 깊이가 부족하게 마련입니다. 고통은 인간을 성숙하게 하고 겸허하게 자신을 비우게 하니까요..

극단주의자의 심리

극단주의자의 심리 극단주의자의 심리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 사고방식의 지나친 순수함은 좋은 것인가? 극단적 환경보호운동을 비롯한 자연주의자들은 건강한 마음인가? 얼핏 이들은 오염되지 않은 사고방식의 소유자들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이에 대하여 스페인 철학자 페르난도 사바테르는 의문을 제기합니다. 그는 자기 의문의 근거로 독일의 히틀러를 예로 듭니다. 그는 동물보호법과 대지보호법을 처음으로 공표한 사람이 독일의 히틀러였다고 합니다. 히틀러는 유대인 학살범으로 아주 잔인무도한 사람으로 교양이라곤 전혀 없는 전쟁광으로 묘사되고 있지만 실제모습은 달랐다고 합니다. 히틀러는 채식주의자. 담배혐오가. 예술애호가였다고 합니다. 또 극단적으로 깔끔함을 추구하는 사람이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가 저지른 일들은 너..

노인의 침묵을 가르쳐 준 두분

노인의 침묵을 가르쳐 준 두분 노년의 침묵을 가르쳐 준 두분: 박경리, 박완서 ​ 소설가 박경리씨는 이렇게 말했다 “다시 젊어 지고 싶지 않다. 모진 세월 가고... 아아~~~ 편안하다. 늙어서 이렇게 편안한 것을. 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홀가분하다." ​ 다음은 박완서씨가 썼던 글이다 "나이가 드니 마음 놓고 고무줄 바지를 입을 수 있는 것처럼 나 편한 대로 헐렁하게 살 수 있어서 좋고, 하고 싶지 않은 것을 안 할 수 있어 좋다. 다시 젊어 지고 싶지 않다. 하고 싶지 않은 것을 안 할 수 있는 자유가 얼마나 좋은데 젊음과 바꾸겠는가. 다시 태어나고 싶지 않다. 살아 오면서 볼꼴, 못 볼꼴 충분히 봤다. 한번 본거 두번 보고 싶지 않다. 한겹 두겹 책임을 벗고 가벼워 지는 느낌을 음미 하면서 살아 가..

7월은 치자꽃 향기 속에

7월은 치자꽃 향기 속에 7월은 치자꽃 향기 속에 (이해인 수녀) 7월은 나에게 치자꽃 향기를 들고 옵니다. 하얗게 피었다가. 질 때는 고요히 노란빛으로 떨어지는 꽃은 지면서도 울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아무도 모르게 눈물 흘리는 것일 테지요 세상에 살아있는 동안만이라도 내가 모든 사람들을 꽃을 만나듯이 대할 수 있다면 그가 지닌 향기를 처음 발견한 날의 기쁨을 되새기며 설렐 수 있다면. 어쪈 마지막으로 그 향기를 맡을지 모른다고 생각하고 조금 더 사랑할 수 있다면 우리의 삶 자체가 하나의 꽃밭이 될 테지요 7월의 편지 대신 하얀 치자꽃 한 송이 당신께 보내는 오늘 내 마음의 향기도 받으시고 조그만 사랑을 많이 만들어 향기로운 나날 이루십시오.

거대한 나무가 되려면 기다림이 필요하듯

거대한 나무가 되려면 기다림이 필요하듯 거대한 나무가 되려면 기다림이 필요하듯 우리는 때로 이 세상이 너무 삭막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자신은 사막의 모래 같은 사람이면서, 세상이 촉촉하기를 바라는 것은 아닌지요. 자신 스스로가 먼저 하나의 이슬 방울이 되어보지 않고. 작은 사랑 방울이 되어보지 않겠습니까 ? 이슬방울에 꽃잎과 풀잎이 목마름을 축이듯이 세상의 이름 없는 사람들에게, 세상의 어둠 속에 있는 사람들에게 , 사랑의 이슬방울이 되어보는 것입니다. 우리의 눈길이 우리의 손길이, 우리의 발길이 이슬 사랑이 되어 사랑을 꽃피워 가는 것입니다. 아무리 작은 방울일지라도 그것이 맺히고 맺히면 흘러내리고 적셔지듯, 사랑 또한 그러하지 않을까요 ? 작은 벌들이 수많은 꽃들을 찾아 날면서 작은 꿀을 ..

남은 세월이 얼마나 된다고 (故김수환 추기경)

♠남은 세월이 얼마나 된다고 (故김수환 추기경) 가슴 아파하지 말고 나누며 살다 가자. 버리고 비우면 또 채워지는 것이 있으리니 나누며 살다 가자. 누구를 미워도, 누구를 원망도 하지 말자. 많이 가진다고 행복한 것도, 적게 가졌다고 불행한 것도 아닌 세상살이 재물 부자이면 걱정이 한 짐이요. 마음 부자이면 행복이 한 짐인 것을 죽을 때 가지고 가는 것은 마음 닦는 것과 복 지은 것뿐이라오. 누군가를 사랑하며 살아갈 날도 많지 않은데 누군가에게 감사하며 살아갈 날도 많지 않은데 남은 세월이 얼마나 된다고 가슴 아파하며 살지 말자. 버리고 비우면 또 채워지는 것이 있으니 사랑하는 마음으로,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다 가자. 웃는 연습을 생활화 하시라. 웃음은 만병의 예방약이며 치료약. 노인을 즐겁게 하여 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