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푸른 별장 우리들의 푸른 별장 (신용자. 역사문화답사 진행자) 새초. 갈따리. 아들메기. 바랭이. 초롱단. 반가지. 끄랑. 물춤. 능쟁이. 달개비.... 집 정리를 하다 발견한 엽서에 휘갈겨 쓴 풀이름들. 20여 년 세월의 무게도 단숨에 찢어버리는 매운 풀냄새가 훅 껴쳐왔다. 그 여름. 산골 아이들은 노래하듯 잡초 이름을 불러주고 우리는 그 이름들을 잊을까 봐 손 닿는 대로 엽서에 적어 놓았던 것이다. 그건 내 젊은 날의 타임캡술이었다. 그때. 친구와 나는 서울 생활을 박차고 경기도 포천 약사리로 떠났고 빈손으로 산밭에 도전했다. 약사계곡 산밭을 개간하며 꼭 필요한 것만으로 사는 삶을 태초의 삶을 살아보려는 도전이었다. 두 처녀의 마음은 쿵쾅쿵쾅 부풀었지만. 막상 거처가 문제였다. 움집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