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시와 좋은 글 1973

행복은 사소한 곳에 숨어 있다

행복은 사소한 곳에 숨어 있다 행복은 사소한 곳에 숨어 있다 흔히 사람들은 무엇으로도 잘 만족할 줄을 모릅니다 이것이 요즘 사람들의 공통된 병입니다 그래서 늘 목이 마른 상태와 비슷하게 살아갑니다 겉으로는 번쩍거리고 잘 사는 것 같아도 정신적으로는 초라하고 가난합니다 크고 많은 것만을 원하기 때문에 작은것과 적은 것에서 오는 아름다움과 살뜰함과 사랑스러움과 고마움을 잃어버렸습니다. 행복의 조건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다름 아닌 아름다움과 살뜰함과 랑스러움과 고마움에 있습니다. 나는 향기로운 차 한 잔을 통해서 행복을 느낄때가 있습니다 내 삶의 고마움을 느낄 때도 아주 많습니다 산길을 지나다가 무심히 피어 있는 한 송이 제비꽃 앞에서도 얼마든지 나는 행복할수 있습니다 그 꽃을 통해서 하루에 필요한 정신적 양..

3월2일 재의 수요일 의미는

3월2일 재의 수요일 의미는 머리에 재 얹는 예식. 하느님께 돌아가고자 하는 참회의 고백 3월2일 재의 수요일 의미는 요나서 3장에서는 요나가 니네베 사람들에게 사십 일이 지나면 니제베가 무너진다고 하자 임금은 자루옷을 걸친 다음 잿더미 위에 앉는다.(요나 3.6) 복음서에서는 예수님께서 회개하지 않는 고을을 꾸짖으시며 너희에게 일어난 기적들이 티로와 시돈에서 일어났더라면. 그들은 벌써 자루옷을 입고 재를 뒤집어쓰고 회개하였을 것이다.(마태11.21)라고 하신다. 이는 구약 시대에서부터 `재`가 참회. 속죄와 관련돼 있음을 알려준다. 테르툴리아노. 치프리아노. 암스로시오 등 많은 교부들과 교회 저술가들도 참회와 관련해 재를 언급했다. `재`는 나약함과 속죄 상징 새로운 삶 위한 죽음 의미 재 뒤집어쓰고 ..

봄이 오면 나는

봄이 오면 나는 봄이 오면 나는-이해인 수녀님 / 봄에 듣고 싶은 봄이 오면 나는 / 이해인 봄이 오면 나는 활짝 피어나기 전에 조금씩 고운 기침을 하는 꽃나무들 옆에서 덩달아 봄앓이를 하고 싶다 살아 있음의 향기를 온몸으로 피워올리는 꽃나무와 함께 나도 기쁨의 잔기침을 하며 조용히 깨어나고 싶다 봄이 오면 나는 매일 새소리를 듣고 싶다 산에서 바다에서 정원에서 고운 목청 돋우는 새들의 지저귐으로 봄을 제일 먼저 느끼게 되는 나는 바쁘고 힘든 삶의 무게에도 짓눌리지 않고 가볍게 날아다닐 수 있는 자유의 은빛 날개 하나를 내 영혼에 달아주고 싶다 봄이 오면 나는 조금은 들뜨게 되는 마음도 너무 걱정하지 말고 더욱 기쁘고 명랑하게 노래하는 새가 되고 싶다 봄이 오면 나는 유리창을 맑게 닦아 하늘과 나무와 연..

살아 있어 줘서 고맙다아이가

살아 있어 줘서 고맙다아이가 살아 있어 줘서 고맙다 아이가 (박선정 헬레나) 라떼는 말이야. `각설이`라는 사람들이 있었다. 대분 밖에 시끄러워 나가보면. 영화에서나 볼 법한 딱 그 모양새로 한 손에는 밥그릇. 다른 손에는 숟가락 하나 들고 종합예술 공연을 펼치던 사람들이다. 작년에 왔던 각설이 죽지도 않고 또 왔네. 어닌 나는 그런 각설이가 무섭고 싫었다. 다 해지고 더러운 옷에 언제 씻었는지 알 수 없는 얼굴과 그 웃음까지도 다 싫었다. 냄새는 또 어떻고. 우리 무서운 할배가 와서 딱 쫓아버렸으면 좋겠는데. 어찌 알고 할배가 없을 때만 골라서 찾아온다. 그런데 내 속도 모르는 할매는 이내 정지로 달려가서 보리밥 한덩이를 들고 나온다. 찌그러진 그릇에 보리밥 덩어리를 받아 든 각설이는 더 크게 노래를 ..

나만의 비밀코스

나만의 비밀코스 나만의 비밀코스 (신계숙 회사원) 자유로운 성격의 남편은 일 벌이는 걸 좋아했다. 당시 나는 초등학교 교사로 시외버스를 타고 또 학교까지 20여 분을 걸어다녔다. 그 무렵 남편이 형제들에게 서준 보증으로 갚아야 할 은행 빚이 감당되지 않았다. 남편은 걱정 말라며 큰소리치고 도장을 찍더니 정작 일이 터지자 나보고 형제들에게 가서 말 좀 해보라고 미뤘다. 형제들이 어떻게 막냇동생에게 짐을 지우고 모른 척하는지...이해되지 않았다. 어느 아침 출근길. 생각에 잠겨 걷다보니 모르는 골목으로 접어들었다. 골목을 돌고 돌아 학교 근처쯤 갔을 때 가건물로 된 성당이 보였다. 가까이 가보니 성당 문이 살짝 열려 있었다. 무작정 들어가 예수님께 간절히 기도드렸다. 예수님. 제가 이 난관을 잘 벗어날 수 ..

짜증은 내어서 무엇하나

짜증은 내어서 무엇하나 짜증은 내어서 무엇하나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 가끔 들러보는 봉쇄수도원이 있습니다. 들어가면 밖으로 나올 수 없고 그 안에서 모든 것을 다 해결해야 하는 수도원입니다. 수도자들은 철창 사이로 만나야 합니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늘 웃고 산다는 것입니다. 답답하고 우울하지 않으세요? 하고 물으면 수녀님들은 사회생활하는 사람들이 더 답답해 보이고 불쌍해 보인다..고 합니다. 그러고 보니 수녀원에는 세상 살기 힘들다고 하소연 하러 오는 사람들이 많더군요. 봉쇄생활을 하는 분들을 답답하다 하지만 밖에서 사는 우리들도 답답한 삶을 살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늘 만나는 사람들만 만나고 늘 하던 일만 하고 사는 우리들도 어떤 의미에는 봉쇄생활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수도자들은 즐거운데..

길 위의 인생

길 위의 인생 길 위의 인생 (김민수 이냐시오 신부 서울 상봉동본당 주임) 얼마 전 사제인사이동에 따라 새로운 부임지로 옮겼다. 주어진 5년 동안 머물면서 사람들과 장소에 정이 듬뿍 들었는데 임기를 마치고 떠나려니 마음이 아련하고 섭섭했다. 환송미사 강론에서 구약에 나오는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은 아브라함을 거론했다. 75세라는 고령의 나이임에도 하느님의 부르심에 따라 부모와 친척. 그리고 고향을 떠나 그분께서 보여주실 땅으로 향하였던 아브라함. 바로 그 아브라함처럼 떠나는 자신을 강조했다. 다시 새로운 곳으로 떠나가지만 정들만하면 또 다시 떠나 새로운 곳으로 가야 하는 것이 사제들의 삶의 방식이다. 어느 한군데 오래 머물지 않고 계속 이동해야하는 삶이 길 위의 인생이라고 할까? 길 위의 인생 모델이 바로..

올바른 신심 찾기

올바른 신심 찾기 올바른 신심 찾기 (가톨릭신문 민경화 루치아 기자) 혹독한 추위를 견디기 위해 초록빛을 모두 거둬낸 겨울 숲. 척박하고 적막한 풍경 가운데 자라난 앙증맞은 모양에 아름다운 빛깔을 가진 독버섯은 쉽게 눈에 띄게 마련이다. 아름다운 모습에 현혹돼 다가가지만 독을 품은 버섯은 내게 이로울리 없다. 성모발현의 기적. 사적계시 등 직접적으로 드러난 하느님의 은총 역시 마찬가지다. 척박한 숲에 자란 독버섯처럼. 희망을 찾기 어려운 삶 속에서 성모님의 모습과 목소리를 빛으로 다가올 수 있다. 최근 청주교구는 교회가 공적으로 인정하지 않은 메주고레 성모발현과 그 메시지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평화의 기도회 활동을 불허한다고 발표했다. 잘못된 신심행위를 조장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2008년 서울대교구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