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오늘의 강론 4569

2022년 4월 14일 목요일 주님 만찬 성목요일 <지고지순한 하느님의 손길과 비천한 우리 인간의 바닥이 맞닿는 은혜로운 세족례!>

2022년 4월 14일 목요일 주님 만찬 성목요일 <지고지순한 하느님의 손길과 비천한 우리 인간의 바닥이 맞닿는 은혜로운 세족례!> 지고지순한 하느님의 손길과 비천한 우리 인간의 바닥이 맞닿는 은혜로운 세족례! 성삼일을 시작하는 오늘 성목요일, 심오한 하느님의 사랑을 깊이 체험하고 싶으시겠지요. 그분의 실체를 손에 잡힐 듯이 느껴보고 싶으실 것입니다. 좀 더 그분 가까이 다가서고 싶으실 것입니다. 그렇다면 방법은 단 한 가지뿐입니다. 그 옛날 세족례를 주관하신 예수님처럼 형제들 앞에 허리를 굽혀야 합니다. 형제들의 발을 씻어주어야 합니다. 일 년에 단 한 번이 아니라 매일 매 순간, 형제적 봉사가 계속되어야 합니다. 부끄럽게도 오랜 세월 동안 세족례 안에 담긴 진정한 의미를 잘 파악하지 못했었습니다. 특..

성주간 목요일 / 조욱현 토마스 신부

성주간 목요일 / 조욱현 토마스 신부 성주간 목요일 교회는 ‘주님 만찬 미사’로 ‘파스카 성삼일’을 시작한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이 잡히시던 날 밤에 제자들과 함께 마지막 만찬을 하시면서 빵과 포도주의 형상으로 당신의 몸과 피를 하느님 아버지께 봉헌하셨다. 이 만찬에서 예수님께서는 몸소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시며 그들에 대한 크나큰 사랑을 드러내셨다. 제자들과 그 후계자들은 예수님의 당부에 따라 이 만찬을 미사로 재현한다. 탈출기에서는 야훼 하느님을 공경하기 위한 파스카, 즉 죽음의 재앙이 건너간다는 과월의 축제로, 이를 영원한 법으로 삼아 대축일로 지내라고 하신다. 사도 바울로는 코린토 신자들에게 주님께서 최후 만찬 때에 행하신 ‘성체 성혈의 의미와 그 의식을 우리가 행하여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누룩..

성주간 수요일/ 마태 26,14-25 <슬픈 배반의 메아리 ♣>작은형제회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성주간 수요일/ 마태 26,14-25 <슬픈 배반의 메아리 ♣>작은형제회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너희 가운데 한 사람이 나를 팔아넘길 것이다."(마태 26,20) 성주간 수요일/ 마태 26,14-25 오늘 복음에서는 예수님의 가장 친밀했던 제자들 가운데 하나인 유다 이스카리옷이 그분을 배반했다는 슬픈 사실이 부각된다. 예수님의 제자들은 그분의 말씀을 직접 듣고, 갖가지 표징과 행적을 목격하면서 하늘나라의 신비를 배웠다. 그러나 유다는 겨우 종 한 명 값인(탈출 21,32 참조) 은전 서른 닢에 그분을 팔아넘겼다. 예수 수난사의 열쇠가 되는 “넘겨주다”라는 말이 다시 한 번 되풀이되고,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의 처형에 개입된다. 예수님은 이렇게 가장 친밀하게 함께 지내던 제자의 손에 의해 ‘철저한..

성주간 수요일 / 조욱현 토마스 신부

성주간 수요일 / 조욱현 토마스 신부 성주간 수요일 마태: 26,14-25: 사람의 아들을 배반한 그 사람은 유다 이스카리옷은 예수님을 없애려 하는 대사제들에게 가서 “내가 그분을 여러분에게 넘겨주면 나에게 무엇을 주실 작정입니까?”(15절) 하자 그들은 은전 서른 닢을 내주었고 그때부터 유다는 적당한 기회를 노렸다고 한다. 유다는 바로 최후의 만찬 뒤 예수님께서 겟세마니 동산에 혼자 계실 때 그 일을 했다. 진리의 말씀이 배반당하는 시간은 그분 곁에 충실한 지지자들이 거의 없는 바로 그때다. “무교절 첫날” 제자들이 예수님께 “스승님께서 잡수실 파스카 음식을 어디에 차리면 좋겠습니까?”(17절) 제자들은 모여서 파스카 만찬을 나눌만한 집이 없었다. 그들은 모두 세속적인 재산을 모두 포기한 사람들이었기 ..

[성화요일] 나는 너를 민족들의 빛으로 세운다

[성화요일] 나는 너를 민족들의 빛으로 세운다 나는 너를 민족들의 빛으로 세운다 이사 49,1-6; 요한 13,21-38 / 2022.4.12.; 성주간 화요일; 이기우 신부 하느님의 구원이 땅 끝까지 다다르도록 하느님께서는 메시아를 민족들의 빛으로 세우셨습니다. 오늘 독서에 나오는 이 말씀은 이사야가 전한 메시아 예언 중 둘째 꼭지의 결론입니다(이사 49,6). 메시아께서 민족들에게 빛을 비추시기 위한 역할의 첫 번째는 야곱의 지파들을 다시 일으키는 일입니다. 과연 예수님께서는 열두 제자를 불러 모으심으로써 참이스라엘을 다시 일으키셨습니다. 그 다음 두 번째는 그 열두 제자를 주춧돌로 하여 ‘이스라엘의 생존자들’, 즉 아나빔들을 불러 모으셨습니다. 우상숭배에 물들어 메시아도 알아보지 못했던 유다인들은 ..

성주간 화요일 / 조욱현 토마스 신부

성주간 화요일 / 조욱현 토마스 신부 성주간 화요일 복음: 요한 13,21-33.36-38: 네가 하려는 일을 어서 하여라. “너희 가운데 한 사람이 나를 팔아넘길 것이다.”(21절) 주님께서는 유다의 배반에 노하시고 그의 사악함에 동요하심을 의미한다. “주님, 그가 누구입니까?”(25절) “내가 빵을 적셔서 주는 자가 바로 그 사람이다.”(26절) 유다도 다른 제자들과 마찬가지로 빵을 받았으나, 축복받은 빵을 먹지 못했고 생명의 잔도 마시지 못했다. 그는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으려는 사람들에게 갔고, 축성된 잔을 보지 못하였다. 이것은 유다가 다른 이들과 생명의 성사를 받지 못하도록 사탄이 그를 그곳으로부터 떠나게 하였다. “때는 밤이었다.”(30절) 인간이 하느님을 떠나서 하느님의 뜻이 아닌 자기 ..

[성 월요일] 여기에 나의 종이 있다

[성 월요일] 여기에 나의 종이 있다 “여기에 나의 종이 있다” 이사 42,1-7; 요한 12,1-11 / 2022.4.11.; 성주간 월요일; 이기우 신부 성주간 월요일인 오늘, 교회의 전례는 이사야의 예언과 라자로의 동생 마리아 이야기를 하느님의 말씀으로 선포합니다. 이사야는 이스라엘 민족이 바빌론으로 끌려가서 유배생활을 해야 했던 민족사의 암흑기에 활약했던 예언자입니다. 70년에 걸친 유배생활의 직전과 직후까지 모두 3세대에 걸쳐 학파를 형성하며 예언활동을 수행하였습니다. 동족이 처한 상황이 암울했던 만큼 이사야는 당대의 민중인 아나빔들과 기도로 통공하며 그 어둠을 몰아낼 희망을 하느님께 탄원하여 추구하였습니다. 그래서 그의 예언의 백미는 장차 오실 메시아를 기다리자는 메시아 대망 사상이었고, 이 ..

성주간 월요일 / 김상우 바오로 신부

성주간 월요일 / 김상우 바오로 신부 오늘의 묵상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을 하나의 장례처럼 여기는 상징적인 이야기가 소개됩니다. 복음서들에 따르면, 향유를 붓는 행위는 장례 의식의 일부로 여겨졌습니다(마태 26,12; 마르 14,8; 요한 12,7 참조). 고대 유다교 전통에서도 장례는 당시 유다인들과 유다교 출신 그리스도인들에게까지 권장되었던 선행 가운데 하나였습니다(토빗 1,17-18; 사도 9,36-37 참조). 후대 유다교 라삐들에게 장례는 단순한 자선을 뛰어넘는 것으로서, 빈부 격차에 상관없이 산 이들과 죽은 이들 모두에게 베풀 수 있는 선행으로 이해되었습니다(마태 25,35-45; 마르 15,42-47; 사도 8,2 참조). 이런 맥락에서 오늘 복음을 묵상합니다. 라자로의 누이, ..

성주간 월요일 / 조욱현 토마스 신부

성주간 월요일 / 조욱현 토마스 신부 성주간 월요일 복음: 요한 12,1-11: 온 집안에 향유 냄새가 가득하였다. 예수님께서 “파스카 축제 엿새 전에”(1절) 베타니아로 가셔서 라자로의 집에서 식사하신다. 그 식사는 유대인들의 관습이었다. 파스카 양을 준비하기 전에 잠시 흥겨운 시간을 가졌는데, 양을 마련한 후에는 축제 때까지 단식이나 정화하는 데 마음을 쏟았기 때문이다. 마르타는 식사 준비를 하고 그리스도께 시중을 들었다. 라자로는 예수님과 함께 앉아 식사하는 영예를 갖는다. 그리고 마리아는 비싼 나르드 향유를 가져와 예수님의 발에 붓고 자기 머리카락으로 그 발을 닦아 드렸다. 예수님께서는 그들 가족의 시중드는 것을 흐뭇해하시면서 받아주신다. 마리아는 여기서도 시중을 들지 않고 제자로서의 모습을 보인..

[성지주일] 하느님 백성을 위한 메시아의 수난

[성지주일] 하느님 백성을 위한 메시아의 수난 하느님 백성을 위한 메시아의 수난 이사 50,4-7; 필리 2,6-11; 루카 22,14-23,56 2022.4.9.; 주님 수난 성지주일; 이기우 신부 1. 오늘은 성주간을 시작하는 주님 수난 성지 주일입니다. 파스카 축제를 지내러 예루살렘에 구름처럼 모인 군중으로부터 성대한 환영을 받으시며 입성하신 예수님께서, 사두가이들로부터는 부활 논쟁으로 그리고 바리사이들로부터는 세금 논쟁으로 마치 사상 검증과도 같은 통과 의례를 거치신 후 제자들과 마지막 만찬을 드시면서 성체성사를 제정하셨습니다. 그리고 이 두 논쟁에서 말문이 막힐 정도로 궁지에 몰리자 사두가이들은 예수님을 제거하기로 마음을 굳히고는 바리사이들과 연합 전선을 펴는 한편, 바랍바라는 자신들의 동료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