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시와 좋은 글 1973

부활의 시

부활의 시 부활의 시 ​ / 이해인 깊은 잠에서 깨어나 창문을 열고 봄바람, 봄 햇살을 마시며 새들과 함께 주님의 이름을 첫 노래로 봉헌하는 4월의 아침 ​이 아침, 저희는 기쁨의 수액을 뿜어내며 바삐 움직이는 부활의 나무들이 됩니다. 죽음의 길을 걷던 저희에게 생명의 길이 되어 오시는 주님 오랜 시간 슬픔과 절망의 어둠 속에 힘없이 누워 있던 저희에게 생명의 아침으로 오시는 주님 당신을 믿으면서도 믿음이 흔들리고 당신께 희망을 두면서도 자주 용기를 잃고 초조하며 불안의 그림자를 지우지 못해 온 저희는 샘이 없는 사막을 스스로 만들었습니다. ​ 사소한 괴로움도 견뎌 내지 못하고 일상의 시간들을 무덤으로 만들며 우울하게 산 날이 많았습니다. 선과 진리의 길에 충실하지 못하고 걸핏하면 당신을 배반하고도 울 ..

진짜 산다는 것

진짜 산다는 것 4월 셋째주 주님 부활 대축일 어찌하여 살아 계신 분을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찾고 있느냐?(루카 24.1-12) 진짜 산다는 것 (마진우 신부. 대구대교구 초전성당 주임) 우리는 신앙생활을 하기 위해 성당에 온다. 헌데 성당에는 레지오 단원들에게 다단게를 소개하며 물품을 파는 사람도 있고. 일은 하지 않으면서 감투를 끝까지 고수하려는 사람도 있다. 뒤에서 누군가를 험담하는 모습도 보이고 울며 겨자먹기로 기도 바치며 숙제처럼 시달리기도 한다. 그러다보니 생기가 사라져 처음 설레었던 마음이 이제는 지칠대로 지쳐 버린다. 활기를 찾아 성당에 왔는데 성당엔 무언가 죽어 있는 모습들만 가득한 느낌이다. 밖에서 보면 성당은 잘만 돌아가고 있는데 성당에 나오는 이들의 영혼은 활력을 잃어간다. 무엇이 ..

인생이라는 여행길

인생이라는 여행길 ★인생이라는 여행길★ 열 살 때는 어디 간다면 무조건 좋다고 따라 다녔던 나이 인생은 신기했습니다. 스무 살 때는 친구들과 함께라면 무엇을 하든 어디를 가든 그냥 좋았던 나이 인생은 무지개였습니다. 서른 살 때는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라면 행선지는 묻지도 않았던 나이 인생은 데이트였습니다. 마흔 살 때는 어디 한번 가려면 애들 챙겨야 하고 이것저것 준비로 걸리적거리는게 많지만 꼭 한번 가보고 말겠다고 다짐했던 나이 인생은 해외여행을 꿈꾸는 것 같았습니다. 쉰 살 때는 종착역이 얼마나 남았나 기차표도 챙기어 놓고 내리는 물건 없나? 이것저것 살피는 나이 인생은 기차여행 같았습니다. 예순 살 때는 어딜 가도 유서 깊은 역사가 먼저 눈에 들어오는 나이 인생은 고적답사 여행같았습니다. 일흔 살 ..

인생에서 가장 가까워야 할 사람

★ 인생에서 가장 가까워야 할 사람 ★ 인생에서 가장 가까워야 할 사람은 다름 아닌 자기 자신이다. 그 사실을 우리는 종종 잊는지도 모르겠다. 인생이라는 긴 터널을 걷다 보면 그 안에서 수많은 인연들이 어슴푸레한 빛을 남기며 스쳐 지나간다. 잠시나마 빛을 비춰줄 수는 있어도 밖을 향해 걸어 나가는 것은 결국 자신의 의지다.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는 것이 사람이라지만, 또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것이 혼자인 시간이기 때문이다. 그런 순간을 의미하는 ‘혼자’라는 단어는 고적하고 쓸쓸한 것만은 아니다. 오히려 누군가의 영향도 받지 않고 홀로 있기에 온전한 나를 가까이서 마주할 수 있게 해준다. 나아가 혼자인 시간을 통해 걱정이나 근심 같은 케케묵은 감정들을 정리하거나 반복되는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환경을 찾고 ..

4월의 시

4월의 시 ★4월의 시★ 꽃 무더기 세상을 엽니다 고개를 조금만 돌려도 세상은 오만가지 색색의 고운 꽃들이 자기가 제일인양 활짝들 피었습니다 정말 아름다운 봄날입니다 새삼스레 두 눈으로 볼 수 있어 감사한 마음이고 고운 향기 느낄 수 있어 감격이며 꽃들 가득한 사월의 길목에 살아있음이 감동입니다 눈이 짓무르도록 이 봄을 즐기며 두 발 부르트도록 꽃길 걸어봅니다 내일도 내것이 아닌데 내년 봄도 너무 멀지요 오늘 이 봄을 사랑합니다 오늘 곁에 있는 모두를 진심으로 사랑합니다 4월이 문을 엽니다 - 이해인 -

아름다움과 너그러움으로 채우는 지혜

아름다움과 너그러움으로 채우는 지혜 아름다움과 너그러움으로 채우는 지혜 미움과 욕심을 버리고, 비우는 일은 결코 소극적인 삶이 아닙니다. 그것은, 지혜로운 삶의 선택입니다. 버리고 비우지 않고서는 새로운 것이 들어설 수가 없습니다. 일상의 소용돌이에서 한 생각 돌이켜 선뜻 버리고 떠날 수 있는 용기, 그것은... 새로운 삶의 출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찌들고 지쳐서 뒷걸음질 치는 일상의 삶에서 자유함 을 얻으려면... 부단히 자신을 비우고 버릴 수 있는 그런 결단과 용기가 있어야 합니다. 오늘의 삶이 힘들다는 생각은 누구나 갖는 마음의 짐 입니다. 욕심을 제 하면 늘 행복함을 알면서도 선뜻 버리지 못함은 삶의 힘 듬 보다는 내면의 욕망이 자아를 지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흔들림이 없어야 할 불혹에도 버..

그지없이 높으신 분

그지없이 높으신 분 그지없이 높으신 분 (정서연 마리스텔라 시인. 수필가) 코로나19 바이러스 핑계를 대며 말씀을 멀리한 시간이었다. 미사에 참여하지 않아도 되었고. 기도는 적당하게 교회는 멀리. 그렇게 일만 칠천오백이십 시간이 흘렀다. 그러다 보니 오래된 음식에 초파리가 생기듯. 내 몸과 마음은 나태해지며 부패의 알이 부화하더니 이러저리 날아다니기 시작했다. 점점 영적으로 가난해지고 비겁해는 내가 참을수 없는 나날을 보내던중 `성서 40주간 할 거지요`라는 성당 교육 분과장의 말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예수님께서 나약한 인간의 모습으로 오신 이유를 그동안 깜박 잊고 있었다. 내 목숨 값으로 구한 딸아! 지금 뭐하고 있느냐. 오늘 수난기의 예수님이 나를 부르셨다. 성경공부를 하려고 했으나 코로나 진단키트..

길은 잃어도 사람은 잃지 말자

길은 잃어도 사람은 잃지 말자 ★길은 잃어도 사람은 잃지 말자!★ 삶의 묘약~^^ 옳은 걸 옳다고 말하려면 때때로 목숨을 거는 용기가 필요할 때도 있다고 했다 틀린 걸 틀렸다 말하려면 밥줄이 끊길 각오를 해야 될 때도 있다 그래서 그 두려움 때문에 우리는 옳은 걸 옳다고 틀린 걸 틀렸다고 말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진수성찬 앞에서도 불평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마른 떡 한 조각으로 감사하는 사람이 있다 건강한 신체가 있음에도 환경을 원망하는 사람이 있고 두 팔과 두 다리가 없음에도 감사하는 사람이 있다 과연 우리는 살아가면서 무엇을 원망하고 불평하고 어떤 것에 감사해야 할까요 바로 내가 지금 살아 있는 것에 감사해야겠죠 어제 삶을 마감한 사람이 누리지 못하는 오늘... 길은 잃어도 사람은 잃지 말자! 내가..

말의 위력

말의 위력 말의 위력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 입에서 나오는 말은 눈에 보이지도 손으로 만질 수도 없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말에 대하여 경각심을 갖지 않고 함부로 말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말은 참으로 위험한 것이다. 상담가들은 말은 보이지 않는 칼이라고 정의를 내린다. 말 한마디에 천 냥 빚을 갚을 수도 있지만 세치 혀가 화를 불러오기도 한다는 것이다. 말 중에서 가장 좋은 말은 칭찬하는 말이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하듯이 칭찬 한마디가 사람의 인생을 바꾸어주기도 한다. 인생에서 성공한 사람들은 부모와 어른들로부터 칭찬을 충분히 받고 자란 사람들이다. 반면에 가출청소년들을 비롯한 문제아들이 가진 공통점은 칭찬결핍증후군이다. 칭찬을 듣지 못하니 부정적 관심이라도 받아보려고 사고를 친다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