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시와 좋은 글 1973

한 사람

한 사람 한 사람 애틋하지 않아도 좋다. 늘 보고 싶지 않아도 좋다. 날마다 그립지 않아도 좋다. 문득 떠올렸을 때 상쾌하고 기분 좋은 사람이라고 느꼈으면 좋겠다. 울적한 어느 날 마음에 환한 미소를 주는 사람이라 생각하면 좋겠다. 한없이 작아지고 초라해진 어느 날 곁에 있는 것만으로 위로가 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좋겠다. 뭔가 풀리지 않아 복잡한 머리로 고민할 때 명쾌한 답을 줄 거 같아 만나고 싶은 한 사람이면 좋겠다. /조미하 《꿈이 있는 한 나이는 없다》/

군에 입대하길 잘했다

군에 입대하길 잘했다 군에 입대하길 잘했다! (박재영 영상제작자) 무더운 8월. 20중반의 늦은 나이에 휴양지에서나 볼 법한 복장으로 입대했다. 화려한 선글라스와 캄보디아 전통 문양의 통바지에 거꾸로 모자를 눌러쓴 채. 사람들은 관심 끌고 싶어하는 철없는 괴짜로 봤을지 모르지만 남의 눈에 띄는 것을 원한 것은 아니었다. 군대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떨쳐내고 순간을 즐기려는 필사의 노력일 뿐이었다. 배웅하는 부모님께 교환학생이나 해외인턴을 가는거나 다름없다고 웃으며 인사를 했지만 선글라스 너머로 보이는 엄마의 눈물에 가슴이 먹먹해지는 것은 어쩔수 없었다. 동기들과 줄을 맞춰 생활관으로 들어가는 순간부터 고난은 시작됐다. 나보다 어린 조교들의 지적이 하나 둘 늘어갔고 간부들까지 옷차림새를 지적했다. 시작부터..

가는길이 어찌 하나뿐이랴

가는길이 어찌 하나뿐이랴 가는길이 어찌 하나뿐이랴 울지마라 세상 모두 끝난 것처럼 무섭다고 눈 감지마라 살면서 한번이나 그냥 되는 일 보았느냐? 그 만큼의 시간이 흐른고, 그 만큼의 아픔과 슬픔이 지나고 난 뒤에야 그 길을 더듬어 오지 않았느냐? 괜찮을거라 믿은 건 아닌가?화내지 마라 세상 모두 등진 것처럼 못났다고 욕하지 마라 행여 그리 안하면 바보라도 되는 양 세상이 미쳐 날뛰기에 그저 못 이기는 척 나는 잘 안 보이고 넘어 갈테지 조금은 잘못해도 네 갈라진 목소리 터질것처럼 소리에 놀라 오그라드는 건 불안한 네 영혼뿐이라네 급하게 뛰는 심장과 맥박으로 진땀 빼봐야 너만 서럽고 슬퍼질 뿐이다 바둥대지 마라 어차피 네맘대로 되는 세상이 아니다 천만다행으로 가는 길은 언제나 하나가 아니다 앞이 보이지 않..

담쟁이

담쟁이 담쟁이 / 도종환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푸르게 절망을 다 덮을 때까지 바로 그 절망을 놓지 않는다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 천 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행복을 얻기 위한 기다림

행복을 얻기 위한 기다림 ▣ 행복을 얻기 위한 기다림 ▣ 살아가면서 참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첫인상이 좋은 사람 목소리가 좋은 사람 얼굴이 예쁘고 잘생긴 사람 마음이 너무나 예쁜 사람 애교가 많은 사람 곰같은 사람 다 각기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이렇게 다른 느낌의 사람들이 주는 행복도 모두 다르다 만나면 웃음이 나오게 하는 사람 만나면 애처로와 보이는 사람 만나면 시간이 빨리가는 느낌의 사람. 그리고 만나면 마냥 행복한 사람 시간이 가는게 너무나 안타깝게 만드는 사람 이렇게 각양 각색의 사람들이 주는 공통점은 기다림이 있다는 것이다. 언제 누굴 어떻게 만나든 기다려야 한다는 사실 그 기다림이 절대 싫지가 않는다는 사실이다. 얼마나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는지는 모르지 언젠가는 만날 수 있음에 그 ..

참으로 두려운게 시간입니다

참으로 두려운게 시간입니다 참으로 두려운게 시간입니다 지금 이 시간도 시간은 쉼 없이 흘러가고 있습니다. 시간은 매사에 멈추는 법도 또 더디게 흘러가는 법도 없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시간을 저축하거나 남에게 빌릴 수도 없습니다. 또 그렇다고 해서 시간이 우리에게 무한정 베풀어지는 것도 아닙니다. 길어야 고작 100년의 삶을 우리 인간들은 살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면 지금 여러분은 자기 생 중에서 얼마만큼의 시간을 보냈습니까? 남아 있는 시간은 또 얼마나 됩니까? 참으로 두려운 게 시간입니다. 새벽이 되면 어김없이 떠오르는 게 태양이지만, 우리 인간은 무한정 기약돼 있는 게 아닌 겁니다. 그렇다면 시간은 바로 우리의 생명입니다. 그 귀한 생명을 여러분은 어디에 쓰겠습니까? 설마 돌처럼 헛되이 버리는 건 아..

봄 꽃 향기가 그리운 것은

봄 꽃 향기가 그리운 것은 ♧ 봄 꽃 향기가 그리운 것은 ♧ 봄 꽃 향기가 그리운 것은 향기가 아름답기 때문이 아니라 그 향기를 맡으며 당신을 볼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른 봄에 피는 동백과 진달래가 보고 싶은것은 그 꽃이 너무도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당신이 그 꽃을 들고 날 찿아 오시기 때문 입니다. 따스한 봄 날이 그리운 것은 아지랑이 피는 때문이 아니라 당신과 같이 누워서 하늘을 바라볼 수 있기 때문 입니다. 들 꽃들이 푸른빛을 내는 들녘이 그리운 것은 새싹이 푸르게 빛나고 있음이 아니라 당신의 밝은 미소랑 잘 어울리기 때문 입니다. 그렇게 오랫동안 기다리던 봄날도 당신이 계시기에 내게는 그리움이고 내게는 사랑입니다 - 좋은 글 중에서 -

비정상이란

비정상이란 비정상이란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 우리 사회는 자기 기준으로 다른 사람을 판단하는 경향이 강하다. 누군가 하는 말이 자신의 상식에 맞지 않으면 `너 제정신이야? `하면서 비난하다. 그 말은 자신은 정상이라는 것을 전제로 하는 말이다. 그런데 정말 그런 말을 하는 사람들은 정상일까? 사람을 정상과 비정상으로 나누는 것은 어렵고 무모한 짓이다. 왜냐하면 정상인 사람들도 비정상인 요소들을 많이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심리학자들이 정신병원에 입원한 환자들이 그린 그림과 일반인들이 그린 그림을 함께 전시하고 구분하게 하였는데 대다수의 사람들이 정신병환자들의 그림이 일반인의 그림이라고 선택했다고 한다. 살제로 병원에 입원하지만 않았지 제정신이 아닌 채로 사는 사람들은 부지기수로 많다. 따라서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