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의 기도 225

주님 앞에 엎드려

주님 앞에 엎드려 예수님께서는 그 여자에게, "먼저 자녀들을 배불리 먹여야 한다. 자녀들의 빵을 집어 강아지들에게 던져 주는 것은 옳지 않다."하고 말씀하셨다. (27) 오늘 복음에서 그 여자가 예수님께 소리지르며 자신의 딸을 고쳐 주기를 원하고, 예수님께서는 한 말씀도 대답하지 않으신다. 이에 제자들이 그 여자의 소원을 들어 주어 빨리 보낼 것을 요청하니까, 예수님께서는 '나는 오직 이스라엘 집안의 길 잃은 양들에게 파견되었을 뿐이다'(마태15,24)고 딱 잘라 대답하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여자는 믿음과 희망을 잃지 않고, 여전히 예수님께 와 엎드려 절하며 도와주기를 간청한다. 마르코 복음사가가 마태오 복음에 나오는 과정을 생략하고, 예수님께서 한 번만이 아니라 계속해서 거부의 말씀을 하신 사실을..

희망의 기도 2022.02.11

그리스도인들이 존재하는 이유

그리스도인들이 존재하는 이유 얼마전 TV를 보다가 어느 문학인의 신앙 강좌를 들었다. 옛날 참으로 어려운 시절, 구멍이 아홉 개밖에 없는 구공탄을 쓰던 시절, 고등학교 선생인 부인과 글쟁이인 자신이 가난한 단칸방에 살던 시절, 너무나 추워 불을 못지피던 시절에 자신이 쓰던 잉크병이 얼었다가 깨졌는데, 그렇게 되면 잉크색은 제 색깔을 못낸다는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렇지만 너무 추워도 좀 더 인간답게 살고 싶어 없는 돈으로 금붕어를 세 마리 사서 어항에 키웠는데 그 금붕어들도 너무 추워서 얼어 버렸고, 그 큰 눈을 부라리고 죽어 있었다고 했다. 그런데 너무나 추운 자신의 모습들을 그 얼어 죽어 있는 금붕어에게서 발견한 부부는 어떻게 해서든지 그 생명들을 살려야겠다는 신념으로 없는 살림에 그 구공탄에 불을 ..

희망의 기도 2022.02.09

우리 삶의 한복판에

우리 삶의 한복판에 "깊은 데로 저어 나가서 그물을 내려 고기를 잡아라."(루카5,4) 밤을 세웠지만 고기를 한 마리도 잡지 못한 베드로 일행이 예수님 말씀에 순종함으로써 엄청난 기적을 체험한다. 그물이 찢어질 정도로 많은 고기가 잡혀 두 척의 배가 가라앉을 정도가 되었다. 사실 깊은 데는 고기가 없다. 그러나 밤새도록 고기를 잡았지만 한 마리도 잡지 못한 한계 체험과 예수님의 권위있는 한 말씀이 베드로로 하여금 순종하게 만들고 순종은 곧 기적을 낳는다. 우리들의 삶의 한 복판에 예수님을 살아계시는 주님으로 모시라는 것이다. 아우구스티누스 성인도 "밖으로 밖으로 아니 안으로 안으로 인간 내면에 진리가 있다"고 했다. "깊은 데로 저어 나가라"는 예수님의 말씀이 단순히 그물 투망의 명령이 아니라 우리네 삶..

희망의 기도 2022.02.08

성 요한 보스코와 어머니

성 요한 보스코와 어머니 1835년 요한 보스코는 신학교에 들어갔다. 신학생이 된 아들을 향해 어머니 말가리다는 이렇게 당부했다. "너를 영예롭게 하는 것은 옷이 아니라 덕행이라는 것을 명심하고, 혹시 어느날 네 성소에 의심이 든다면, 제발 그 옷을 더럽히지 말고 즉시 벗도록 하라. 자신의 의무를 등한시하는 신부를 아들로 두느니보다는 차라리 가난한 농부를 아들로 두는 편을 나도 택하겠다. 네가 태어났을 때 나는 너를 성모님께 바쳤고, 네가 공부를 시작했을 때는 언제나 우리의 이 어머니를 사랑하라고 당부했었지. 요한아! 이제 나는 네가 완전히 그분의 것이 되라고 부탁하고 싶구나. 성모님께 대한 신심이 깊은 친구들을 사귀도록 해라. 그리고 신부가 되거든 네 주위에 성모님의 신심을 전파하도록 해라." 요한 보..

희망의 기도 2022.02.01

무엇이 더 중요한가

무엇이 더 중요한가 시편 89장 10절에, 인생은 기껏해야 70년 근력이 좋아야 80년, 그나마 다 고생과 슬픔뿐이고 덧없이 지나간다고 말했다. 그러니 우리가 너무 껍데기에 매달려 살면 안된다. 육신이 있으니 먹고 살아야 하고 치장하고 돌보아야 된다. 그러나 이것이 전부 다가 아니다. 노인과 바다의 작가 어니스트 헤밍웨이는 육신은 유한하고 영혼은 무한한데, 무한한 영혼을 이 세상의 것으로 아무리 채워도 채워지지않아 진공상태를 느낀다며 자살해 버렸다. 이 세상에는 영을 가진 육으로 사는 사람, 육이 주체가 되어 사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육은 결국 흙으로 돌아가고 만다. 이 세상에서 육신적으로 현세적으로 풍요하게 살아도 항상 실존적 공허감, 목적상실감, 고독감, 삶의 의미없음, 뚫어진 공동(空洞)을 느끼는..

희망의 기도 2022.01.25

하늘 나라

하늘 나라 하늘 나라를 열망하지 않는다는 것은 하느님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증거이다.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들은 서로 같이 있기를 열망한다. 우리가 이 세상에 있는 동안에는 하느님을 볼 수가 없다. 그러므로 많은 성인들은 세상을 뜨기를 갈망했다. 그래야만 저 세상에 가서, 사랑하는 하느님과 얼굴을 맞대면서, 애인을 만나듯이 하느님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성 아우구스티누스는 한 숨 지으며 말했다. "오 하느님! 내가 죽어서 당신의 그 아름다운 얼굴을 마주 대할 수 있었으면!" 사도 바오로도 필리피서 1장 23절에 "나의 바람은 이 세상을 떠나 그리스도와 함께 있는 것입니다. 그편이 훨씬 낫습니다" 라고 말씀하셨다. 시편 저자도 42장 2절에서 3절에 "암사슴이 시냇물을 그리워하듯, 하느님 제 영혼이 당..

희망의 기도 2022.01.22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예수님께서는 당신이 이 땅에 오신 새 시대에는 옛 전통을 따라 단식해서는 안된다는 사실을 두 개의 비유를 통해 더욱 명확히 하신다. 두 비유에서 새 옷에서 찢은 조각과 새 포도주는 예수님께서 오신 새 시대, 즉 복음의 시대를 상징하며, 헌 옷과 헌 가죽 부대는 일중일에 두번(월요일과 목요일) 정기적으로 단식하는 것과 같은 유다인들의 고루한 전통 및 유다 종교 지도자들의 가르침을 상징한다. 새 옷에서 찢어 낸 조각을 헌 옷을 기우는 데 사용하면, 세탁시 물을 흡수한 조각이 급격히 수축되어 기운 부분이 뜯어져 그 헌 옷이 망가지게 된다. 즉 새 옷에서 찢어 낸 조각과 헌 옷은 서로 불협화음만 이룰 뿐, 조화될 수 없는 것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그리스도의 새 시대 새 복음과 유다인의 고..

희망의 기도 2022.01.18

은총과 자유

은총과 자유 가톨릭은 천조자조자( 天助自助者)라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말이 있듯이, 하느님의 은총과 인간의 자유의지를 다 강조하고 있다. 그러니까 가을에 수확한 쌀 100가마니가 있다면, 하느님께도 100가마니, 인간에게도 100가마니를 돌리는 것이 가톨릭의 정신이다. 빵 5개와 물고기 2마리를 예수님께 가져왔을때 기적이 일어났고, 가나의 혼인 잔치에서도 물독에 물을 채워 과방장에게 가져다 주었을 때 물이 포도주로 변했다. 사실 하늘에서 아무리 햇빛과 비가 내리고, 토양, 온도, 습도와 같은 자연이 협조해도, 밭에 가서 인간이 땅을 개간하고, 가물면 지하수나 관개용수를 대고, 병충해를 입지 않도록 약도 치고 하면서, 인간이 땀을 흘리지 않으면, 최고의 수확을 거두지 못한다. 또한 인간이 밭에..

희망의 기도 2022.01.17

죄인을 부르러 왔다

죄인을 부르러 왔다 "건강한 이들에게는 의사가 필요하지 않으나 병든 이들에게는 필요하다. 나는 의인이 아니라 죄인을 부르러 왔다." 마르코 복음 2장 17절은 바리사이파 율법학자들이 제기한 질문에 대한 답변이지만, 한 걸음 더 나아가서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 땅에 오신 목적과 이 땅에서 하실 일이 무엇인지 보여 주는 말씀이다. 여기서 '건강한 이들'이라는 표현은 은유적 표현인데, 자기식의 의(義)를 추구함으로써 스스로 의롭다고 자부하는 바리사이들과 율법학자들을 가리킨다. 또한 '의사'도 은유적 표현으로서 죄에 빠진 영혼을 치유하고 구원하시는 예수님 당신 자신을 가리킨다. 따라서 이러한 표현 속에는 예수님께서 왜 죄인들과 함께 식탁에 앉으셔야 했는가에 대한 해답이 주어져 있다. 바리사이들은 율법의 외적 조항..

희망의 기도 2022.01.16

가엾은 마음

가엾은 마음 나 자신도 힘들지만 더 힘들거나 힘들지 않거나 위타적 사랑의 지향을 가지고 기도할 때 사랑이신 주님께서 역사하신다. 마치 십자가의 길의 8처처럼 고난 중에서도 예루살렘 부녀자들을 위로하시는 예수님과 같은 입장이 되는 것이다. 내가 나에게 기도를 부탁하는 사람, 특히 병고와 다른 이유로 아픔을 겪고 있는 사람을 위해 며칠을 두고 그와 그의 아픔을 두고 기도하다가 잠이 들면, 꿈속에서도 무의식 가운데서도 그를 위해 기도하게 된다. 내가 그와 그의 아픔을 두고 기도하면,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뛰어 넘어 서로 있는 곳과 시간이 달라도 한손에 지구를 들고 계시며 온 우주와 세상을 주관하시고, 인간사, 세속사를 구원의 역사로 바꾸시는 주님을 감동시켜 기도 응답을 받을 수가 있다. 그런데 이 모든 기도 ..

희망의 기도 2022.0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