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묵상글 나눔 3032

파견된 이들의 기쁨 ​

파견된 이들의 기쁨 ​ 파견된 이들의 기쁨 ​ 루카 복음 10장 17-24 일흔두 제자가 기뻐하며 돌아와 말하였다. ​ 일흔두 제자가 돌아왔습니다. 오늘 복음의 앞부분을 보면, 이들은 돈주머니도 여행 보따리도 신발도 지니지 않은 채 파견되었다고 하지요. 예수님의 표현에 따르면, 마치 이리 떼 가운데로 보내지는 양들 같았다고도 합니다. 그런데 이처럼 열악한 상태로 파견되었다 돌아온 제자들의 첫 반응은 기쁨이었습니다. 그리고 “주님의 이름 때문에 마귀들까지 저희에게 복종합니다.”(루카 10,17)라고 보고를 하지요. 이들은 인간적인 준비나 능력이 아닌, 주님의 이름으로 일어난 놀라운 기적들을 기쁨으로 체험했던 것입니다. 이에 예수님께서도 아버지의 선하신 뜻이 이루어졌음에 기뻐하시며, 이 제자들이야말로 행복한..

신비의 바다 ​

신비의 바다 ​ 신비의 바다 ​ 마태 복음 18장 1-5.10 “어린이처럼 되지 않으면, 결코 하늘 나라에 들어가지 못한다.” 수영을 못하는 사람을 일컬어 맥주병이라고 하지요. 제가 그렇습니다. 사람들 말로는 몸이 경직되어 그렇다는데, 머리로는 몸에 힘을 빼야지 하면서도 막상 물에 들어가면 어느새 몸에 힘이 들어가버립니다. 그런데 수영을 잘하는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물 속이 그렇게 편안할 수가 없다고 합니다. 운동을 해도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고, 물 위에 떠 있으면 평화로운 마음마저 든다고 하지요. 또 체력을 유지하며 물 위에 떠 있는 ‘생존 수영’을 배우면, 몇 시간이라도 떠 있을 수 있다고 하는데, 저로서는 그저 신기하고 부러울 따름입니다. 우리 영성 생활의 발전도 이와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처 ..

하느님 앞에서 부유한 사람

하느님 앞에서 부유한 사람 하느님 앞에서 부유한 사람 루카 복음 12장 15-21 “너희는 주의하여라. 모든 탐욕을 경계하여라.” 추석이면 마음이 넉넉하고 여유로워집니다. 논밭에 영근 곡식을 보아도 그렇고, 탐스럽게 열린 열매들도 우리를 흐뭇하게 하지요. 그런데 이 풍요로운 한가위에, 우리는 “모든 탐욕을 경계하여라.”(루카 12,15)라는 말씀과 함께, 많은 소출을 거둔 어리석은 부자의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이 부자는 늘어난 수확만큼 더 큰 곳간을 짓고 자신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자, 네가 여러 해 동안 쓸 많은 재산을 쌓아 두었으니, 쉬면서 먹고 마시며 즐겨라.”(루카 12,19) 하지만 부자의 바람과 달리 그렇게 모은 곡식과 재물은 결국 그의 차지가 되지 못했습니다. 창고가 안전하지 못했..

하느님 사랑의 전달자 ​

하느님 사랑의 전달자 ​ 하느님 사랑의 전달자 ​ 요한1장 47-51 “…하느님의 천사들이 사람의 아들 위에서 오르내리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천사란 하느님을 모시고 살아가며, 나를 지켜주고 보호해 주는 천상적인 존재를 일컫는 말입니다. 천사들은 하느님을 찬양하는 일을 맡는데, 이들이 하느님의 사랑과 보호하심을 우리에게 전달해줍니다. 이런 천상적 존재는 우리가 살아가는 현세에서는 좀 낯설어 보입니다. 하지만 인간은 현세를 살아가면서, 동시에 천상적인 가치 혹은 그런 존재를 꿈꾸고, 그들에게 무언가 기대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런 기대는 어린 시절에만 국한되지 않고, 어른이 되어서도 막연하게나마 우리 의식에 남아 있습니다. 오늘날 천사가 정말로 있나 없나를 따져보는 것은 별 의미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

예수님의 일

예수님의 일 예수님의 일 루카 9장 46-50 “너희를 반대하지 않는 이는 너희를 지지하는 사람이다.” 예수님을 따르는 무리에 속하지 않은 사람이 예수님의 이름으로 마귀를 쫓아내었습니다. 요한은 제자들과 안면이 없는 사람이 예수님 이름을 부르며 마귀를 쫓아내는 것을 보고 그 일을 막아보려 했습니다. 악을 이기는 힘이, 어떤 집단의 이름에 있지 않고 예수님에게서 나오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예수님을 따른다고 스스로 자부하는 제자들 마음속에 배타적 정서가 생겨날 수 있음이 드러나는 장면입니다. 예수님의 권능은 우리만 사용할 수 있다든가, 예수님을 우리가 소유한 것처럼 여긴다든가, 예수님의 구원은 우리를 통해서만 이루어질 수 있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이런 주장을 하는 사람은, 예수님이 아닌 자신이 구세주의 자리..

예수님에게 집중하려면

예수님에게 집중하려면 예수님에게 집중하려면 루카 복음 9장 43ㄴ-45 그들은 그 말씀에 관하여 묻는 것도 두려워하였다. 오늘 복음 말씀은 예수님께서 어떤 아이에게서 더러운 영을 쫓아내신 사건을 목격한 사람들의 경탄으로 시작합니다. 세상의 약자인 어린아이가 더러운 영에게 괴롭힘 당하는 모습은 다른 사람에게도 심적 고통을 안겨주었을 것입니다. 다른 이의 고통을 바라보는 일도 괴로운 일입니다. 우리는 주변에서 벌어지는 고통의 상황보다는 유쾌하며 즐거운 일을 경험하길 선호합니다. 어린아이가 예수님의 권능으로 치유 받는 광경은 모든 사람에게 큰 감동을 주었으며, 희망으로 다가왔을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그런 환희의 순간에 제자들에게 당신께서 수난하실 것이라는 말씀을 하십니다. 왜 예수님께서는 그렇게 감동..

나에게 예수님은?

나에게 예수님은? 나에게 예수님은? 루카 복음 9장 18-22 "그러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오늘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사람들이 나를 누구라고 생각하느냐’ 하고 물으십니다. 예수님의 물음에 제자들은 자기들이 보고 들은 다양한 의견을 전해 드립니다. 예수님께서는 사람들이 당신에 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보다 제자들이 예수님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었는지 더 궁금해 하시는 것 같습니다. “그러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이 질문은 지금까지 당신과 제자들 사이에 형성된 관계를 핵심적으로 요약합니다. 예수님께서는 그간 당신이 하신 말씀을 제자들이 어떻게 이해하고 있었는지, 당신이 행한 일들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묻고 계십니다. 제자들에게 하신 질문이지만, 모든 그리스도인이 이 질문을 피해갈 수 없습..

나에게 예수님은?

나에게 예수님은? 나에게 예수님은? 루카 복음 9장 18-22 "그러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오늘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사람들이 나를 누구라고 생각하느냐’ 하고 물으십니다. 예수님의 물음에 제자들은 자기들이 보고 들은 다양한 의견을 전해 드립니다. 예수님께서는 사람들이 당신에 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보다 제자들이 예수님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었는지 더 궁금해 하시는 것 같습니다. “그러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이 질문은 지금까지 당신과 제자들 사이에 형성된 관계를 핵심적으로 요약합니다. 예수님께서는 그간 당신이 하신 말씀을 제자들이 어떻게 이해하고 있었는지, 당신이 행한 일들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묻고 계십니다. 제자들에게 하신 질문이지만, 모든 그리스도인이 이 질문을 피해갈 수 없습..

복음 외에 어느 것에도 매여서는 안 된다

복음 외에 어느 것에도 매여서는 안 된다 복음 외에 어느 것에도 매여서는 안 된다 루카 복음 9장 1-6 “길을 떠날 때에 아무것도 가져가지 마라.”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복음 전도 여행을 떠나면서 가진 것 없이 무일푼으로 떠나라고 하십니다. 오늘날 이렇게 여행하기는 거의 불가능해 보입니다. 요즘은 돈 없이 어디를 다닐 수 없지만, 예수님 시대에는 대부분 도보로 여행을 하였기에 여비의 부담이 덜했습니다. 또 여행 중에 제자들은 손님 대접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많은 유다인은 여행객을 마치 ‘하느님의 천사’를 대하듯이 대접했습니다. 그들은 나그네에게 숙식을 무료로 제공하는 것이 하느님을 섬기는 행위로 여겼으며, 이를 통해 축복을 받는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런 배경에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로 하여금 아무것..

고정관념의 무서움

고정관념의 무서움 고정관념의 무서움 마태오 복음 9장 9-13 “사실 나는 의인이 아니라 죄인을 부르러 왔다.” 남을 받아들이는 일이 정말 힘들 때가 있습니다. 나는 그 사람의 행실과 언행을 모두 알고 있어서, 도저히 그를 받아줄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리고 나면 더욱 그렇습니다. 세리 마태오는 그가 속한 사회에서 용서받기 힘든, 보기만 해도 분노가 일어나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로마를 위해 사람들에게 세금을 징수하고, 돈을 받으려 피도 눈물도 없이 사람들을 겁박했습니다. 특히 경제적으로 궁핍한 사람은 모두 그의 무자비함을 알고 있었습니다. 세금 징수원이라는 그의 신분과 그에 따른 의무 자체로 그는 그냥 지탄받아야 마땅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니 사람들은 예수님을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더구나 스스로 의롭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