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오늘의 강론 4569

사순 제3주일 : 다해 / 조욱현 토마스 신부

사순 제3주일 : 다해 / 조욱현 토마스 신부 사순 제3주일 : 다해 오늘의 전례는 우리 생활의 크고 작은 사건들 속에 계시는 하느님 현존의 표징을 알아들을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하느님 현존의 표징을 이해한다는 것은 그냥 있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바꾸어 나갈 때, 즉 회개할 때 그것을 인식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사순절의 특별한 메시지며 오늘 복음의 주제이다.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이름을 모세에게 계시하심으로써, 당신이야말로 항상 모세와 그리고 이스라엘 백성과 함께 계시며 구원해주시는 분이심을 선언하신다. 야훼라는 이름은 ‘내가 있다!’ 즉 ‘나는 너희와 함께 있으며 구원하는 하느님이다’고 하시며 하느님의 백성을 이끌어주시고 구원해주시는 분이시다. 이제 이스라엘 백성들은 자신의 모든 것을..

[성요셉 대축일] 구세사에 빛나는 조역, 요셉들의 이야기

[성요셉 대축일] 구세사에 빛나는 조역, 요셉들의 이야기 2사무 7,4-5.12-14.16; 로마 4,13.16-18.22; 마태 1,16.18-21.24 2022.3.19.; 성 요셉 대축일; 이기우 신부 오늘은 원죄 없이 잉태되신 동정 마리아와 더불어 한국 교회의 공동 수호자이신 성 요셉대축일입니다. 요셉 성인은 다윗 왕이 속한 유다 지파의 후손으로서 마리아의 배필이 되어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하느님의 구원 계획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 내신 빛나는 조역입니다. 오늘 제1독서에 언급된 바 하느님께서 다윗과 유다 왕실을 축복하신 이른바 ‘시온 계약’은, 솔로몬 이후 왕국의 분열과 타락으로 말미암아 유감스럽게도 이스라엘 역사에서 실현되지 못했습니다만 다윗의 후손인 요셉에 의해 예수님을 믿고 따르는 새 이스라..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배필 성 요셉 대축일 / 조욱현 토마스 신부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배필 성 요셉 대축일 / 조욱현 토마스 신부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배필 성 요셉 대축일 복음: 마태 1,16.18-21.24a: 요셉은 천사가 일러준 대로 하였다 예수의 “어머니 마리아가 요셉과 약혼하였는데, 그들이 같이 살기 전에 마리아가 성령으로 말미암아 잉태한 사실이 드러났다.”(18절) 이 잉태는 거룩한 신비이다. 이 잉태로 인해 우리는 요셉의 놀라운 모습을 본다. 요셉은 조금도 마리아의 마음을 괴롭게 하지 않으려고 하면서 그 일을 해결하려 한다. 약혼은 했지만, 마리아와 혼인을 하는 것은 율법을 어기는 것이고, 그 일을 드러내어 마리아를 재판에 넘긴다면 마리아가 죽을 수도 있어서 조용히 파혼하려 했다. 이때 천사가 꿈에 나타나 “다윗의 자손 요셉아, 두려워하지 말고 마리아를..

사순 제2주간 금요일 / 정진만 안젤로 신부

사순 제2주간 금요일 / 정진만 안젤로 신부 오늘의 묵상 마태오 복음서의 저자는 21─23장에서 수난 전 예수님의 예루살렘 활동을 전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르면, 예수님의 예루살렘 입성(21,1-11 참조) 뒤 이스라엘 종교 지도자들과의 논쟁이 다시 시작됩니다(21,23-27 참조). 이 논쟁은 22장까지 이어지는데, 예수님과 반대자 사이에 점차 높아 가는 갈등의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오늘 복음의 비유에서 포도밭은 이스라엘, 소작인은 이스라엘의 지도자, 아들은 예수님, 주인은 하느님 아버지를 가리킵니다. 포도밭 소작인에 관한 비유에 담긴 상징적 의미를 두 가지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첫째 의미는, 이스라엘 지도자들에 대한 경고입니다. 그들은 예수님을 시기하고 모함하였으며, 정치적 상황으로 빌미를 ..

사순 제2주간 금요일 / 조욱현 토마스 신부

사순 제2주간 금요일 / 조욱현 토마스 신부 사순 제2주간 금요일 복음: 마태 21,33-43.45-46: 저 자는 상속자다. 자, 저 자를 죽이자! 오늘 복음의 밭 임자는 포도밭을 일구고 울타리를 치고 포도 확을 파고 탑을 세웠다. 소작인들이 해야 했을 일들을 직접 하였다. 소작인들은 그렇게 많은 일을 해야 했던 것이 아니다. 주어진 것을 잘 지키기만 했어도 되었다. 모든 것이 다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하느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이집트에서 나왔을 때, 율법을 주셨고 도시를 세워주셨으며 성전을 마련해 주셨고 제단을 준비해 주셨다. 그러고는 “멀리 떠나셨다.”(33절) 하느님께서는 끈기 있게 그들을 기다려 주셨다. 밭 주인은 “소출을 받아 오라고”(34절) 자기 종들을 보냈다. 소출은 행실로 드러나는..

재물의 소유와 사용을 꿰뚫어보고 계시는 하느님

재물의 소유와 사용을 꿰뚫어보고 계시는 하느님 예레 17,5-10; 루카 16,19-31 2022.3.17.; 사순 제2주간 목요일; 이기우 신부 오늘의 독서와 복음은 모두 매우 대조적인 두 인간형을 제시하면서 우리에게 선택하도록 요구합니다. 악인과 의인, 부자와 가난한 자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하느님의 말씀을 듣기에 앞서, 우리의 현실을 둘러볼 수 있습니다. 악인은 부자인가? 그렇습니다. 그들이 악을 저지르는 이유는 그들이 부자가 되고자 했기 때문입니다. 의인은 가난한 자인가? 또한 그렇습니다. 그들이 의로울 수 있었던 이유는 가진 것도 나누고자 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그 반대도 참인가? 아닙니다. 부자가 다 악인은 아닙니다. 나누려는 마음이 있다면 그는 아직 구원 가능성이 남아 있는 사람입니다. ..

사순 제2주간 목요일 / 조욱현 토마스 신부

사순 제2주간 목요일 / 조욱현 토마스 신부 사순 제2주간 목요일 복음: 루카 16,19-31: 아브라함이 라자로를 품에 안고 있었다 자주색 옷을 입은 부자는 탐욕을 부렸다거나 남의 재물을 빼앗았다거나 간음을 했다거나 다른 무슨 잘못을 저질러서 비난받는 것이 아니다. 그가 잘못한 것은 교만이었다. 그는 라자로라는 거지가 종기투성이로 대문 앞에 누워 있어서 그를 보았지만 가엾은 마음을 가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자기 재산을 모두 버리라는 것이 아니었다. 그가 식상에서 내버리는 것 빵부스러기라도 그 거지에게 주었어야 했다. 아무 동정도 받지 못한 라자로는 굶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부자의 상에서 떨어지는 부스러기라도 먹으려 했다. 게다가 불치의 병이 그를 괴롭혔다. 개들조차 그의 종기를 핥으며, 그를 해치지 않..

“선을 악으로 갚아도 됩니까?”

“선을 악으로 갚아도 됩니까?” 예레 18,18-20; 마태 20,17-28 . 2022.3.16.; 사순 제2주간 수요일; 이기우 신부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열두 제자를 따로 데리고 길을 가시면서 당신께 임박한 운명을 알려 주셨습니다. 십자가 죽음이 기다리고 있지만 부활하실 것이라는 말씀이었는데, 벌써 세 번째 예고였습니다. 처음으로 예고하셨을 때에는 베드로가 예수님을 꼭 붙들고 반박하였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베드로에게 사탄이라고 부르시며 물러가라고 호통을 치셨습니다(마태 16,21-23). 모처럼 예수님께서 베드로가 신앙을 고백하는 말까지 들은 참이었고,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그에게 하늘 나라의 열쇠까지 맡기신 참이었습니다. 베드로가 나서서 반박까지 했던 까닭이야 한껏 들떠 있던 제자들이 십..

사순 제2주간 수요일 / 정진만 안젤로 신부

사순 제2주간 수요일 / 정진만 안젤로 신부 오늘의 묵상 마태오 복음 16장 21절부터 20장 34절까지 예루살렘에서 일어날 사건, 곧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을 준비하는 먹구름이 짙게 드리우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께서 맞으실 비극적 사건을 세 차례에 걸쳐 직접 예고하십니다(16,21; 17,22-23; 20,18-19 참조). 그 가운데 세 번째 예고는 예루살렘으로 가는 여정에서 일어납니다. 예수님께서는 수난과 부활에 대한 예고에 이어서 ‘섬김’에 대하여 가르치십니다. 제베대오의 두 아들의 예수님께 아들들의 영광을 요청하자, 이 말을 들은 다른 열 제자는 불쾌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를 보신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먼저 세상의 통치자들이 지닌 권세의 남용을 지적하십니다(20,25 참조..

사순 제2주간 수요일 / 조욱현 토마스 신부

사순 제2주간 수요일 / 조욱현 토마스 신부 사순 제2주간 수요일 복음: 마태 20,17-28: 으뜸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종이 되어야 한다 제자들은 주님의 수난과 부활에 대한 말씀을 계속 들어 왔지만, 주님의 기적을 보고도, 말씀을 듣고도 예수님의 죽음에 대해서는 그것을 듣는 것 자체가 괴로운 말씀이었다. 그들은 지금까지 그분이 행하신 무수한 기적들을 보았는데, 이런 분이 고난을 겪으신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주님의 말씀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기에 제배대오의 두 아들의 어머니가 아들들과 함께 나아가 예수님께 청하고 있다. “스승님의 나라에서 저의 두 아들이 하나는 스승님의 오른쪽에, 하나는 왼쪽에 앉을 것이라고 말씀해 주십시오.”(21절) 이 자리는 분명히 두 아들들이 원하는 것인데 그들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