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오늘의 복음

2015년 6월 5일 성 보니파시오 주교 순교자 기념일

수성구 2015. 6. 5. 06:54

 

2015년 6월 5일 성 보니파시오 주교 순교자 기념일

제1독서 토빗 11,5-17

그 무렵 5 안나는 자리를 잡고서 자기 아들이 돌아올 길을 살펴보고 있었다. 6 그러다가 토비야가 오는 것을 알아보고 토비야의 아버지에게, “봐요. 당신 아들이 와요. 함께 갔던 사람도 오네요.” 하고 말하였다.
7 토비야가 아버지에게 가까이 이르기 전에 라파엘이 그에게 말하였다. “나는 잘 알고 있소. 저분은 꼭 눈을 뜨실 것이오. 8 물고기 쓸개를 저분 눈에 발라 드리시오. 그 약은 눈의 하얀 막이 오그라들다가 벗겨지게 할 것이오. 그러면 그대의 아버지께서 시력을 되찾아 빛을 보게 될 것이오.”
9 안나는 달려가서 아들의 목을 껴안고, “얘야, 내가 너를 다시 보게 되다니! 이제는 죽어도 괜찮다.” 하면서 울었다.
10 토빗도 일어서서 다리를 비틀거리며 마당 문을 나섰다. 토비야가 그에게 마주 갔다.
11 물고기 쓸개를 손에 든 토비야는 아버지를 붙들고 그 눈에 입김을 불고 나서, “아버지, 용기를 내십시오.” 하고 말하였다. 이어서 그 약을 아버지에게 바르고서는 잠시 그대로 두었다. 12·13 이윽고 토비야는 양손으로 아버지의 눈가에서부터 하얀 막을 벗겨 내었다. 그러자 토빗이 아들의 목을 껴안고 14 울면서 “얘야, 네가 보이는구나, 내 눈에 빛인 네가!” 하였다.
그리고 이렇게 말하였다.
“하느님께서는 찬미받으소서. 그분의 위대한 이름은 찬미받으소서. 그분의 거룩한 천사들 모두 찬미받으소서. 그분의 위대한 이름 언제나 우리 위에 머무르소서. 그분의 천사들 모두 영원히 찬미받으소서. 15 그분께서 나에게 벌을 내리셨지만, 내가 이제는 내 아들 토비야를 볼 수 있게 되었다.”
기쁨에 넘친 토비야는 소리 높여 하느님을 찬미하면서 집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아버지에게, 여행을 잘 마치고 돈을 가져온 것과 라구엘의 딸 사라를 어떻게 아내로 맞아들이게 되었는지를 이야기하고, 또 그 사라도 오고 있는데 니네베 성문 가까이 왔을 것이라고 말하였다.
16 기쁨에 넘친 토빗은 하느님을 찬미하며 며느리를 맞으러 니네베 성문으로 갔다. 니네베 사람들은 토빗이 오는데 손을 붙잡고 인도해 주는 사람 없이 힘차게 걸어오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17 그때에 토빗은 하느님께서 자기에게 자비를 베푸시어 눈을 뜨게 해 주셨다는 사실을 그들 앞에서 밝혔다. 이어서 자기 아들 토비야의 아내인 사라에게 다가가 그를 축복하며 말하였다.
“얘야, 잘 왔다. 얘야, 너를 우리에게 인도하여 주신 너의 하느님께서 찬미받으시기를 빈다. 너의 아버지께서 복을 받으시고 내 아들 토비야도 복을 받고, 그리고 얘야, 너도 복을 받기를 빈다. 축복 속에 기뻐하며 네 집으로 어서 들어가거라. 얘야, 들어가거라.”
그날 니네베에 사는 유다인들도 모두 기뻐하였다.


복음 마르 12,35-37

그때에 35 예수님께서는 성전에서 가르치시며 말씀하셨다.
“어찌하여 율법 학자들은 메시아가 다윗의 자손이라고 말하느냐?
36 다윗 자신이 성령의 도움으로 말하였다. ‘주님께서 내 주님께 말씀하셨다. ′내 오른쪽에 앉아라, 내가 너의 원수들을 네 발아래 잡아 놓을 때까지.′’
37 이렇듯 다윗 스스로 메시아를 주님이라고 말하는데, 어떻게 메시아가 다윗의 자손이 되느냐?”
많은 군중이 예수님의 말씀을 기쁘게 들었다.



요즘에 수영장을 다니고 있습니다. 날이 덥기도 하고 또 예전에 수영을 즐겨 했었기 때문에, 근처의 수영장을 다닙니다. 그런데 어느 날, 수영강습 시간에 스타트(출발) 연습을 위해 출발선에 서서 차례로 입수를 하는 것입니다. 솔직히 수영을 웬만큼 한다고 자부하지만, 출발선에서 점프를 해서 입수하는 것은 그리 쉽지 않더군요. 특히 출발선에 섰을 때, 물까지 상당히 높아 보이면서 긴장감이 생깁니다. 물속에서 바라보는 수영장과 출발선에 섰을 때의 수영장은 너무나도 다른 것입니다.

어린아이들을 보면 어디든 높은 곳만 보이면 올라가고 싶어서 안달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자기 손이 닿는 곳이면 팔로 끌어당기고 다리로 기어오르지요. 왜 어린아이들은 높은 곳에 올라가려고 할까요? 시선의 차이 때문이라고 합니다. 높은 곳에서 바라보는 시선과 자기 위치에서 바라보는 시선이 다르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또 다른 세상을 보기 위해 아이들은 높은 곳만 보이면 올라가고 싶어서 안달인 것입니다.

지금 내가 보고 있는 시선이 정답일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내가 생각하는 것은 어떨까요? 이것은 더욱 더 반드시 정답이라고 할 수 있지 않습니다. 따라서 자기의 틀에 갇혀서 사는 어리석음에서 벗어날 수 있는 사람만이 진정으로 지혜로운 사람입니다. 하지만 우리들은 어리석음 안에서 좀처럼 나오지 못합니다. 자기와 다르다고 하면 무조건 거부하려고 하고, 근거 없는 루머에도 공격적으로 나오면서 판단과 단죄를 반복하기도 합니다. 내 시선과 내 생각이 분명 정답이 아닌데도 말입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율법학자들이 말하는 ‘메시아가 다윗의 자손’임을 바로 잡아주십니다. ‘다윗 스스로 메시아를 주님이라고 말하는데, 어떻게 메시아가 다윗의 자손이 되느냐?’는 것이지요.

예수님께서는 다윗의 자손이시고 주님이십니다. 곧, 육신으로는 다윗의 자손이시고 신성으로는 다윗의 주님이신 것이지요. 그런데 왜 이런 말씀을 하셨을까요? 당신 말씀을 듣는 이들이 유익하도록 당신 권위를 가르쳐 율법 학자들의 편협한 가르침에서 돌아서도록 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율법학자들은 주님을 다윗의 자손이라고 가르치면서 마치 주님이 다윗 밑에 있는 분으로 생각하게끔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다윗의 주님이신 하느님이심을 이해하지 못하게 했던 것입니다. 그리고 자신들의 생각과 다르다는 이유로 다윗의 주님이신 예수님을 반대합니다.

다양한 시선을 간직해야 하며, 그래서 편협한 자신의 생각의 틀에서 벗어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하느님을 올바로 이해할 수 있으며, 하느님의 뜻에 맞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만약 모든 사람의 충고대로 집을 짓는다면 비뚤어진 집을 짓게 될 것이다(덴마크 속담).


제주도 바다. 제주도 잘 다녀왔습니다.


아빠는 코스프레 매니아!

고등학생 아들을 둔 데일프라이스. 그는 아들이 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170일 동안 매일 아침 다른 캐릭터의 코스프레 의상을 입고 스쿨버스 향해 손 흔들며 아들을 배웅해 잔잔한 웃음과 큰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처음 아들에게는 창피하기만 한 아빠였지만, 매일 다른 캐릭터 의상을 입고 그 어떤 상황에서도 배웅만은 잊지 않은 아빠 노력에 창피함은 서서히 감사함으로 바뀌었다고 합니다. 점차 친구들에게도 인기를 얻게 되어 유명인사가 되자 지금은 아빠를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다고 합니다.

데일 프라이스씨가 170여 가지의 코스프레 의상을 입기 위해서는 들인 돈은 50달러라고 합니다. 이웃들에게 할로윈데이때 입었던 의상과 소품을 빌리거나 한 번 입었던 의상을 계속 변경하여 입어왔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아내 로셀은 남편의 황당한 의상 코스프레가 계속되자, 이를 찍어 페이스북에 올리기 시작했고, 그는 아내 덕에 의도치 않게 유명의사가 된 데일 프라이스는 TV 방송, 영국 데일리메일에도 소개 되는 등 세계적으로 큰 화제를 불러일으키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가 단지 우스꽝스러운 코스프레 의상을 입고 아들을 배웅만 했다면, 화제 거리는 됐을지언정 그렇게 진한 감동으로까지 이어지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그가 감동을 준 이유는 20년 전 오토바이 사고로 한쪽 다리를 잃고 보철다리로 불편하게 살아가고 있는 우리 이웃이란 점이었습니다. 그는 한쪽 다리를 잃고도 낙심하지 않고 오히려 더 밝게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아들을 미소 짓게 하기 위해 자신이 가지고 있는 유머감각을 살려 끊임없는 노력과 헌신을 했기 때문에 전 세계인들까지 감동시킬 수 있었던 것입니다.

언젠가 인터넷에서 보게 된 내용이었습니다. 자신의 장애를 굴하지 않는 데일프라이스에 대한 이 기사는 큰 감동을 줍니다. 장애로 인해 불편한 점이 없지는 않겠지만, 이 장애가 삶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님을 보여줍니다. 어떤 시선으로 또한 어떤 생각으로 살아가야 하는 것일까요? 참 많은 생각을 갖게 해줍니다.


데일프라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