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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다킹신부와새벽을열며/2017년 5월 29일 복자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기념일|☆...

수성구 2017. 5. 29. 07:58

                                                     /2017년 5월 29일 복자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기념일|☆...사제와 수도자 °♡。

       


2017년 5월 29일 복자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기념일

제1독서 묵시 12,10-12ㄱ

나 요한은 10 하늘에서 큰 목소리가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이제 우리 하느님의 구원과 권능과 나라와 그분께서 세우신 그리스도의 권세가 나타났다.
우리 형제들을 고발하던 자, 하느님 앞에서 밤낮으로 그들을 고발하던 그자가 내쫓겼다. 11 우리 형제들은 어린양의 피와 자기들이 증언하는 말씀으로 그자를 이겨 냈다.
그들은 죽기까지 목숨을 아끼지 않았다. 12 그러므로 하늘과 그 안에 사는 이들아, 즐거워하여라.”


복음 요한 12,24-26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24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남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
25 자기 목숨을 사랑하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고, 이 세상에서 자기 목숨을 미워하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에 이르도록 목숨을 간직할 것이다.
26 누구든지 나를 섬기려면 나를 따라야 한다. 내가 있는 곳에 나를 섬기는 사람도 함께 있을 것이다. 누구든지 나를 섬기면 아버지께서 그를 존중해 주실 것이다.”



예전에 저는 컴퓨터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1980년대 초반에 나온 8비트 컴퓨터부터 사용해 왔었는데, 새로운 기종이 나오게 되면 가지고 싶은 소유의 유혹을 뿌리치기가 참으로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용돈을 모으고, 정 안 되면 부모님께 부탁을 해서 새로운 기종의 컴퓨터를 구입하게 되면 아주 흡족해했지요. 속도도 빠르고 또 저장 공간도 넓어서 많은 것들을 할 수 있다면서 말이지요. 이런 이유들과 함께 빨리 구입해야지만 시대의 흐름을 잘 따라가는 현명한 사람이 된 것 같았고 또 기쁘고 만족스러웠습니다. 하지만 새 컴퓨터가 주는 만족과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구입한 것보다 더 뛰어난 성능을 가진 컴퓨터 모델이 나오면 그쪽으로 금세 눈이 돌아가기 때문입니다.

지금 현재 쓰고 있는 컴퓨터는 구입한 지 5년이 넘은 것입니다. 요즘 나오는 컴퓨터와 비교한다면 엄청나게 성능이 떨어진다고 할 수 있습니다. 어떤 프로그램을 실행시키면 언제 사용할 수 있을지 모를 정도로 아주 느리게 움직입니다. 아마 요즘 아이들이 좋아하는 게임은 전혀 작동이 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그런데도 컴퓨터를 바꿀 생각을 전혀 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주로 사용하는 프로그램을 실행하는 데는 별 지장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예전에는 무엇인가를 소유할 수 있어야 행복하다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얻게 되는 행복감은 뜻밖에도 물건에서 벗어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물건에 대한 욕망에서 벗어나고 물건의 지배에서 벗어날 때 마음의 행복감을 얻을 수가 있습니다.

주님께서는 우리들이 진정으로 행복하게 살기를 원하십니다. 그러나 이 세상의 것들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행복이 아니지요. 그보다는 세상의 뜻을 멀리하면서 대신 주님의 뜻에 맞게 살아가는 가운데 진정한 행복을 얻을 수 있습니다.

오늘 우리들이 기념하는 과거 우리나라의 순교자들을 떠올려 보시길 바랍니다. 그들은 세상의 것들을 모두 버렸습니다. 심지어 자신에게 있어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목숨까지도 주님을 위해서라면 버렸지요. 왜냐하면 세상의 것들에 행복이 있는 것이 아니라, 주님 안에서만 참 행복이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오늘 복음을 통해 주님께서는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남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고 하십니다. 땅에 떨어져 죽지 않는다는 것은 이 세상 것을 사랑하는 모습입니다. 아무런 변화도 또 어떤 결과도 낼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반대로 죽는다는 것은 세상 안에서 죽고 주님 안에서 새롭게 태어나는 모습을 말합니다. 그 결과는 바로 많은 열매, 즉 주님의 은총과 사랑이라는 열매를 얻을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순교자들을 기억하는 오늘, 지금을 살고 있는 우리는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면서 살고 있는지를 묵상했으면 합니다. 진정한 행복을 원한다면 세상 안에서 죽고 대신 주님의 뜻대로 살아가는 새롭게 태어나는 모습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꼭 위로 높아지는 것만이 정답은 아닌 것 같아. 옆으로 넓어질 수도 있는 거잖아. 마치 바다처럼(김동영).


124위 순교 복자들.


배우지 못해서(‘좋은 생각’ 중에서)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어릴 적부터 생계를 책임졌던 마쓰모토 세이초는 신문 기자가 되고 싶었다. 하지만 대학을 졸업해야 한다는 말을 듣고 절망했다. 비록 기자가 되진 못했지만 신문사 급사로 일하기 시작했다. 그는 세상에 보탬이 되는 일에 참여하는 것만으로 힘이 솟았다.

일한 지 20년이 될 무렵 마쓰모토는 처음으로 송년회 자리에 초대받았다. 한데 고위 임원은 그에게 술도 따라 주지 않았다. 그는 신문사에서 차별 대상이었던 것이다. 그 일은 마쓰모토에게 전환점이 되었다. 그는 누군가 알아주기를 기다리지 않고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어 나가기로 결심했다.

그 후 마쓰모토는 출퇴근길에 소설을 구상하고 잠을 줄여 가며 글을 썼다. 그 결과 소설 공모전에 3등으로 입상했다. 그의 나이 마흔한 살이었다. 서서히 소설가로 인정받았지만 넘어야 할 장벽은 여전히 높았다. 작품을 발표할 때마다 비평가들은 가난했던 과거와 짧은 가방끈을 들먹이며 그를 비난했다.

고민하던 마쓰모토는 당시 비주류였던 추리 소설로 눈을 돌려 인간과 사회의 면모를 사실적으로 그려 냈다. 그리고 그 분야의 일인자가 되었다.

마쓰모토는 그 뒤로 33년간 장편 소설 100권을 집필하고 1,000권의 단행본을 출간했다. 누군가 소설가가 된 방법을 묻자 이렇게 말했다.

“나는 누구에게도 배우지 못했다. 아무도 소설을 가르쳐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쓰고 또 쓰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었다.”

배우지 못한 것이 오히려 장점이 되어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이지요. 우리들은 나의 어려움과 힘듦에 집착할 때가 너무나 많습니다. 그래서 할 수 없다고,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고 단정을 짓습니다. 그런데 그 안에서도 나를 성장시킬 수 있는 이유는 분명히 있습니다. 내가 포기하지 않는다면,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는데 주저하지 않는다면 말이지요.

할 수 없는 이유에 매달려서 그 자리에 멈추어 서 있는 나를 만들지 마십시오. 그보다는 새로운 나를 찾을 수 있는 이유를 찾는다면 어떨까요?


병인박해 순교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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