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새벽을 열며

2017년 5월 22일 부활 제6주간 월요일

수성구 2017. 5. 22. 05:40

2017년 5월 22일 부활 제6주간 월요일|새벽을 열며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7년 5월 22일 부활 제6주간 월요일

제1독서 사도 16,11-15

11 우리는 배를 타고 트로아스를 떠나 사모트라케로 직행하여 이튿날 네아폴리스로 갔다. 12 거기에서 또 필리피로 갔는데, 그곳은 마케도니아 지역에서 첫째가는 도시로 로마 식민시였다.
우리는 그 도시에서 며칠을 보냈는데, 13 안식일에는 유다인들의 기도처가 있다고 생각되는 성문 밖 강가로 나갔다. 그리고 거기에 앉아 그곳에 모여 있는 여자들에게 말씀을 전하였다.
14 티아티라 시 출신의 자색 옷감 장수로 이미 하느님을 섬기는 이였던 리디아라는 여자도 듣고 있었는데, 바오로가 하는 말에 귀 기울이도록 하느님께서 그의 마음을 열어 주셨다. 15 리디아는 온 집안과 함께 세례를 받고 나서, “저를 주님의 신자로 여기시면 저의 집에 오셔서 지내십시오.” 하고 청하며 우리에게 강권하였다.


복음 요한 15,26─16,4ㄱ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26 “내가 아버지에게서 너희에게로 보낼 보호자, 곧 아버지에게서 나오시는 진리의 영이 오시면, 그분께서 나를 증언하실 것이다. 27 그리고 너희도 처음부터 나와 함께 있었으므로 나를 증언할 것이다.
16,1 내가 너희에게 이 말을 한 이유는 너희가 떨어져 나가지 않게 하려는 것이다. 2 사람들이 너희를 회당에서 내쫓을 것이다. 게다가 너희를 죽이는 자마다 하느님께 봉사한다고 생각할 때가 온다. 3 그들은 아버지도 나도 알지 못하기 때문에 그러한 짓을 할 것이다. 4 내가 너희에게 이 말을 한 이유는, 그들의 때가 오면 내가 너희에게 한 말을 기억하게 하려는 것이다.”



전에도 한 번 글 속에 남긴 적이 있지만 저는 텔레비전을 봐도 주로 스포츠 경기만을 봅니다. 운동을 좋아하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스포츠 경기를 볼 때에는 제가 좋아하는 팀을 응원하지요. 언젠가 몇 명의 신부들과 함께 프로야구를 텔레비전을 통해서 열심히 보고 있을 때였습니다. 제가 응원하는 팀이 상대방 팀의 멋진 수비와 함께 이어지는 폭발적인 공격력에 의해 이기고 있던 승부가 뒤집어 진 것입니다. 그 순간에 화가 났고 더 이상 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렇게 말했지요. “텔레비전 꺼.”

이 말에 함께 있던 신부 중 한 명이 이렇게 말하는 것입니다.

“아무 팀이나 이기면 어때?”

제가 응원하는 팀이 이긴다고 해서 제게 무엇인가가 주어지는 것도 아닙니다. 또한 제가 응원하지 않은 팀의 선수들이 제게 잘못한 것도 전혀 없습니다. 그런데도 저는 괜히 상대팀이 졌으면 했고, 수단과 방법을 다 동원해서라도 제가 응원하는 팀이 이겼으면 했습니다. 이 바람이 이루어지자 화를 내면서 텔레비전을 꺼버리는 행동까지 한 것이지요. 하지만 중요한 것은 어느 팀이 이겨도 다 의미가 있는 것입니다. 열심한 노력에 의해 주어진 승리도 중요하고, 또한 열심히 했으나 패배했어도 수고했다고 격려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지요.

생각해보니 제가 응원하는 팀에게는 관대하고 상대팀에 대해서는 엄격했습니다. 그래서 우리 팀이 아웃되면 심판이 잘못 판정 했다는 억지까지 부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선수 한 명 한 명의 노력을 인정한다면, 그리고 멋진 경기를 보여줌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다면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지 않을까요?

2,000년 전의 예수님을 반대했던 이스라엘 사람들 역시 그런 마음이 아니었을까요? 즉, 예수님과 그 제자들이 자기들의 적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받아들이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래서 박해하는 것이 옳다면서 마땅히 해야 할 일로 생각했던 것이지요. 주님을 객관적으로 바라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제자들이 겪게 될 고통과 시련에 대해 잘 아신 예수님께서는 이 모든 것을 알고 견뎌야 함을 말씀하시지요. 이러한 과정 없이 주님의 기쁜 소식을 세상에 전할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힘을 얻을 수 있도록 협조자이며 위로자이신 성령을 보내주신 것입니다.

지금을 살고 있는 우리는 과연 주님을 받아들이면서 주님의 뜻에 따라 열심히 살고 있을까요? 혹시 주님의 편이 아닌 세상의 편에 서서 오히려 주님을 박해하는 사람이 되어 자신의 말과 행동이 옳은 것처럼 착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진리의 영이신 성령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래야 진정으로 주님의 편에 서서 주님의 뜻에 따라 세상에 사랑을 실천하는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이제 더 이상 주님의 반대편이 아닌 주님 편에 설 수 있는 우리가 되었으면 합니다.
생존은 매 순간이 생의 마지막인 양 최선을 다해 그저 살아가는 것(노인향).


사람들의 바람이 담긴 초 봉헌.


진정한 아름다움(조너선 페이더, ‘단단해지는 연습’ 중에서)

미국 프로 야구 메이저 리그 팀들은 신인을 욕심하기 위해 마이너 리그 시스템을 운영한다. 어린 선수들은 메이저 리그에 입성하려 그곳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인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은 마이너 리그에 신인들이 있을 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은퇴가 멀지 않은 베테랑 선수도 많다. 그들은 지난 10~20년 동안 큰 무대에서 화려한 선수 생활을 했으나, 지금은 사십오 명의 관중 앞에서 경기한다.

그들이 가장 후회하는 건 뭘까? 지나간 영광에 미련을 가질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그들은 오히려 이렇게 말한다.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가 버렸어요. 마치 아이들이 크는 것처럼 말이죠. 지난날을 돌이켜 보니 언제나 결과에 집착했던 것 같아요. 어떻게든 메이저 리그에 남기 위해 성적에 집중했고, 엄청난 고통을 받았죠. 안타에만 집착하다 야구에 대한 사랑을 잃어버린 것 같아요. ‘좀 더 재미를 느끼고. 무대에 있다는 사실을 즐겼다면 어땠을까? 마이너 리그로 일찍 내려왔다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을 해요.”

사람들은 자신이 사랑하는 것을 쉽게 잊어버린다. 일하고 인간관계를 맺으며 즐거움이 무엇인지 잊는다. 그러나 베테랑 선수들은 즐거움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었다. 메이저 리그 명예의 전당에 오른 데이브 윈필드는 말했다.

“전 치열하게 싸웠습니다. 최선을 다해 경기에 임했죠. 하지만 진정한 아름다움은 제가 그 순간을 즐겼다는 사실에 있습니다.”

이기고 지는 것이 최고의 가치가 아닙니다. 그보다는 그 안에서 이루어지는 진정한 아름다움을 따라야 함을 잊지 마십시오.


아름다운 장미와 옥시 꽃. 이 꽃들로 사무실이 화사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