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주님의 향기 2789

의심없이 믿어야 하는가?

의심없이 믿어야 하는가? 의심없이 믿어야 하는가?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 신앙생활을 시작하는 분들에게 선배 신앙인들은 믿음은 한 치의 의심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하면서 복음에 나오는 토마스 사도의 경우를 들곤 합니다. 물론 믿음은 중요합니다. 믿음이 없다면 신앙생활뿐만 아니라 인간 공동체는 분란으로 인해 존재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온전한 믿음을 가지고 주님을 따르기에는 심리적으로 하자가 많습니다. 즉 우리는 온전한 믿음을 가질 수 없는 심리적 구조를 가진 존재들이란 것입니다. 그런데 왜 주님께서는 토마스 사도를 믿음이 약한 자라고 질책을 하신 것인가? 토마스 사도는 주님을 따라다니면서 수많은 기적을 목격한 사람임데도 불구하고 그의 성격상 불신감이 강해서 교정해 주시고자 야단을 치신..

하느님의 뜻에 일치하는 삶

하느님의 뜻에 일치하는 삶 우리가 하느님을 기쁘게 해드릴 생각이라면 우리에게 닥치는 모든 일에서 하느님의 거룩한 뜻에 우리의 뜻을 맞추어야 하지 않겠는가? 한발 더 나아가서 우리가 하느님의 뜻에 맞추려고 노력하는 것만 가지고서는 부족하고 하느님이 섭리하시는 모든 일에 우리를 온전히 일치시켜야 할 것이다. 하느님의 뜻에 맞춘다는 것과 하느님의 뜻에 합친다는 것과는 다르다. 맞춘다(Conformity)은 우리의 뜻을 하느님의 뜻에 붙인다는 뜻이고, 합친다(Uniformity)는 것은 하느님의 뜻을 우리의 뜻으로 만들어 완전히 하나가 되게 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하여 하느님께서 뜻하시는 것이 바로 우리의 뜻이 되게 하는 것이다. 이것이 완덕의 가장 높은 정점이고, 우리는 이 정점을 향하여 끊임없이 노력하여야 ..

축복을 주는 이름

축복을 주는 이름 하느님의 이름은 축복을 주는 귀한 이름입니다. 하느님의 이름을 불러야 하는 대표적인 때 세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궁지에서 도움을 청할 때 부릅니다. 그래서 믿음의 사람들은 다음과 같이 전합니다. "나를 불러라. 그러면 내가 너에게 대답해 주고, 네가 몰랐던 큰일과 숨겨진 일들을 너에게 알려 주겠다"(예레33,3), "주님과 그 권능을 구하여라. 언제나 그 얼굴을 찾아라"(시편105,4). 둘째, 감사와 찬미를 드릴 때 부릅니다. 베푸신 도우심에 감사드릴 때 우리는 의당 하느님의 이름을 부르는 것입니다. 다음의 시편은 그 좋은 예를 보여 줍니다. "나 무엇으로 주님께 갚으리오? 내게 베푸신 그 모든 은혜를. 구원의 잔을 들고서 주님의 이름을 받들어 부르네.(…) 당신께 감사의 제물을 ..

매 미사 때마다

매 미사 때마다 성녀 비르짓다는 미사에 대한 환시를 보고 이렇게 말했다. "어느 날 내가 미사를 드리고 있을 때 수많은 하늘의 천사가 내려와 제대를 둘러싸고 사제를 응시하고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들은 내 마음을 황홀하게 하는 찬미가를 불렀는데 하느님께서 몸소 그 미사성제를 바라보시는 듯했습니다. 그런데 우리 불쌍하고 눈먼 피조물들은 얼마나 보잘것없는 사랑과 관심과 존경심을 가지고 미사에 임하고 있었는지요! 오 만약 하느님께서 우리가 보지 못하는 경이로움을 볼 수 있도록 우리 눈을 열어 주신다면!" 도미니코회의 복자 헨리 수조가 미사를 드리고 있을 때 천사들이 제대 주위를 둘러싸고 사랑의 환희에 젖어 그에게 다가오는 것을 볼 수 있었다고 한다. 이러한 일은 우리가 직접 볼 수 없어도 매 미사 때마다 일..

소명

소명 토마스 머튼은 말한다. "나무는 나무가 됨으로써 하느님께 영광을 드린다." 그렇다면 인간은 어떤가? 머튼은 말한다. "나에게 성인이 된다는 것은 나 자신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거룩함과 구원의 문제는 내가 누구인가를 발견하며 참된 나 자신을 찾는 것이다." 그렇다. '소명'은 어떤 특별한 일이나 생활방식이 아니다. 미리 맞추어 놓은 옷을 입는 것도 아니다. 각자의 처지에서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삶의 방식을 선택하는 것이다. 프랑스 장교였던 샤를 드 푸코는 알제리의 한 은둔소에서 자신만의 고유한 길을 발견했다. 하지만 그는 우리에게 이렇게 권한다. "하느님은 모든 영혼이 똑같은 일로 각자의 사랑을 당신께 보여야 한다고 요구하지 않으신다. 똑같은 사다리로 천국에 오르고 똑같은 방식으로 선을 행하라고 하..

세상 한복판에서 그분과 함께

세상 한복판에서 그분과 함께 근심 걱정이 생길라치면, 즉시 기도한다. 성경은 귀에 못이 박히도록 기도할 것을 강조한다. "아무것도 걱정하지 마십시오. 어떠한 경우에든 감사하는 마음으로 기도하고 간구하며 여러분의 소원을 하느님께 아뢰십시오." (필리4,6) "여러분의 모든 걱정을 그분께 내맡기십시오. 그분께서 여러분을 돌보고 계십니다. (1베드5.7) "여러분 가운데 고통을 겪는 사람이 있습니까? 그런 사람은 기도하십시오." (야고5,13) 하느님과 함께 온유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사소한 것에 연연하지 말아야 하며, 모든 세상사가 사소한 것임을 깨달아야 한다. 아빌라 성녀 데레사의 말대로, 우리가 무엇에 마음을 졸이고 무엇을 두려워 할 것인가? 모든 것은 지나가는 것이고 주님만이 영원하신 분인데… - -

고해성사

고해성사 고해성사 1899년 프랑스의 한 성당에서 한 신자가 성당 건축비를 헌납하기 위해 뒤믈린 신부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 때 사제관 문지기가 망치로 그를 죽인 뒤 돈을 빼앗았다. 문지기는 피 묻은 망치를 뒤믈린 신부의 책상 서랍에 넣고 신부가 돌아오자 고해성사를 부탁했다. "신부님 저는 방금 큰 죄를 지었으니 고해성사를 들어주십시오." 문지기의 고해성사를 들어 준 뒤 자기 방에 들어와 보니 신자가 쓰러져 있었다. 신부는 문지기가 범인인 줄 알았지만 잠자코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경찰은 신부의 서랍에서 나온 피묻은 망치와 문지기의 거짓 증언을 믿고 신부를 살인범으로 지목했다. 하지만 신부는 자신의 무죄를 주장하지 않았다. 어떤 경우라도 고해성사의 비밀을 누설 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신부는 법정에서 ..

성체가 당신 사랑의 천국이 될 것입니다

성체가 당신 사랑의 천국이 될 것입니다 예수님은 거룩하고 존엄한 손에 빵을 들고 하늘을 향해 눈을 드신 다음, 그렇게 원하시던 시간에 대하여 성부께 감사를 드린 후 손을 들어 빵을 축복하셨습니다. 제자들이 외경심으로 가득 차서 그렇게 신비스러운 상징의 의미를 감히 물어보지 못하는 동안, 예수님은 이렇게 아름다운 말씀을 하십니다. 그 말씀은 창조 때의 하느님 말씀처럼 강력합니다. "너희는 모두 이것을 받아 먹어라. 이는 내 몸이다. 너희는 모두 이것을 받아 마셔라. 이는 내 피다." 사랑의 신비가 완성되었습니다. 예수님은 약속을 지키셨습니다. 십자가 위에서 목숨을 내어주신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 영원한 속죄의 성체, 영성체의 성체, 조배의 성체가 되기 위하여 다시 태어나실 것입니다. 하늘은 이 신비를 보고..

필요한 것은 한 가지뿐

필요한 것은 한 가지뿐 하느님께서 나에게 뛰어난 재능을 주셨더라면, 아름다운 용모를 주셨더라면, 건강한 몸을 주셨더라면, 내 영혼이 멸망했을지 누가 알 수 있겠는가? 뛰어난 재능과 훌륭한 지식은 많은 사람들을 교만의 함정에 빠뜨리게 하고, 자만심으로 가득 찬 사람들이 대개 그러하듯이 남에게 큰 상처를 주는 예는 얼마든지 있다. 이러한 훌륭한 하느님의 선물이 사람의 영혼을 구하기는커녕 오히려 멸망으로 이끈다는 것은 얼마나 슬픈 일인가. 우리 주변에서도 미모와 건강의 소유자가 인생의 낙오자가 된 예는 많이 있다. 반면에 많은 사람이 태어나면서부터 몸이 약하고, 아니면 가난하고, 아니면 재능이 없는데, 종래에는 자기 영혼을 구하고 성인이 된 예가 얼마나 많은가. 그러니 다시 한번 하느님께서 나에게 주신 것으로..

죄인처럼

죄인처럼 죄인처럼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 미사도 매일 참례하시고 봉사도 열심히 하시는데 늘 자기는 죄인이라고 주님 앞에 설 자격이 없다고 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처음에는 그분들이 겸손해 보이고 성인이란 말을 들을 자격을 가진 분이 아닌가 했는데. 시간이 가면서 불편한 감정이 올라옵니다. 제가 믿음이 부족해서 그런것일까요? 우선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그런 감정이 믿음이 부족해서 생긴것이 아니란 것입니다. 열심히 하면서도 죄인이라고 하는 분들은 소위 부정적 자기개넘을 가진분들입니다. 사람은 다른 사람들을 평가하기도 하지만 무의식으로 자기가 자기를 평가하기도 합니다. 자신을 스스로 무시하고 저평가하는 것을 부정적 자기개념이라고 하는데 이런 것을 가진 분들은 얼핏 겸손해보이나 사실은 심리적으로 우울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