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오늘의 강론

연중 제16주일(농민 주일) / 김인호 루카 신부

수성구 2022. 7. 17. 02:49

연중 제16주일(농민 주일) / 김인호 루카 신부

오늘의 묵상

 

오늘 복음은 그리스도인의 삶에 대한 특별한 묵상 거리를 소개합니다.

첫째, 마음의 과녁은 언제나 예수님이어야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마리아를 묘사하는 단어는 “듣고 있었다”입니다.

스승의 말을 듣는 제자처럼

‘다른 것에 마음을 빼앗기지 않았음’을 뜻합니다.

반면 마르타를 묘사하는 단어는 “분주하였다”입니다.

 

‘사방에서 마음을 끌어당김’을 뜻합니다.

예수님 앞에 머물러 있더라도 주변에 마음을 빼앗기면 분주할 수 있고,

반대로 분주한 움직임 속에서도 마음을 빼앗기지 않으면 들을 수 있습니다.

머무름과 분주함을 가르는 것은 태도가 아니라 ‘마음’입니다.

아이를 돌보고, 일하고 사랑하며, 미래를 위하여

준비하는 것은 그리스도인에게도 예외가 되지 않습니다.

다만 그리스도인은 그 일들 안에서

예수님이라는 과녁을 잃지 않으려고 애써야 합니다.

 

둘째, 균형 잡힌 삶을 살아야 합니다.

그리스도인의 삶에서 행동이 배제된 들음은 허공에

떠다니는 구름을 좇기 쉽고, 반대로 들음이 없는

행동은 자신을 드러내는 수준에 머무르기 쉽습니다.

마리아와 같이 말씀을 듣는 삶,

마르타와 같이 봉사하는 삶이 함께 있어야 합니다.

봉사하는 사람은 말씀 안에 머물 줄 알아야 하고,

말씀 안에 머물 줄 아는 사람은 봉사할 줄 알아야 합니다.

그것이 모든 활동의 진정성을 가지게 해 줍니다.

마리아와 마르타, 그리고 예수님께서 함께하셨던

그 공간이 오늘 우리 마음과 삶 안에서 체험되면 좋겠습니다.

 

- 김인호 루카 신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