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오늘의 강론

연중 제10주간 금요일 / 조욱현 토마스 신부

수성구 2022. 6. 10. 04:42

연중 제10주간 금요일 / 조욱현 토마스 신부

연중 제10주간 금요일

복음: 마태 5,27-32: 악의 유혹을 끊어 버려라.

 

분노는 살인의 어미이듯이, 욕정은 불륜의 어미이다. “음욕을 품고 여자를 바라보는 자는 누구나 이미 마음으로”(28절) 간음을 저질렀다고 하신다. 행위보다 의지를 보시는 하느님 앞에서는 간음이다. 많은 경우에 사람들은 이유 없이 이웃에게 성내는 일을 죄로 여기지 않는다. 또한, 여자를 음욕을 품고 바라보는 것도 그것을 행동으로만 옮기지 않으면 죄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하느님을 두려워하며 자신의 의지를 존중하는 사람은 그것을 큰 죄로 여긴다. 그것은 사람의 행동뿐 아니라 마음도 보시는 하느님 앞에서 큰 죄이기 때문이다. 그 욕구를 잘라버려야 한다.

 

예수께서는 죄를 짓게 하는 지체가 있으면 뽑아버리고 잘라버리라고 하신다. 이 말씀은 옳지 못한 사랑이나 우정이 잘못을 저지르게 되면 그것을 잘라 버리라는 말씀이다. 눈 하나나 발과 같은 지체가 옳지 못한 사랑 때문에 지옥과 협력하는 관계로 이끄는 길이 된다면, 차라리 그 지체가 없는 편이 낫다는 것이다. 마음도 잘라 버릴 수 있다면, 마음이라는 지체도 잘라야 한다는 것이다. 이 말씀은 우리의 지체 일부를 없애버리라는 말씀이 아니라, 온갖 악의 근원이나, 죄를 짓도록 하는 그 원인을 뿌리째 뽑아 버릴 수 있어야 한다는 말씀이다. 이것들이 하느님과의 관계를 단절시켜, 영원한 불행으로 들어갈 수 있게 하는 것을 모두 거부하는 삶이 중요하다. 그래서 죄를 범하게 하는 것들을 과감히 끊어 버릴 의지가 있어야 한다.

 

예수께서는 이혼장을 써주는 일에 대해서는 “모세는 너희의 마음이 완고하기 때문에 너희가 아내를 버리는 것은 허락하였다. 그러나 처음부터 그렇게 된 것은 아니다.”(마태 19,8)라고 하시며 이혼장을 폐지하시고 처음에 세우신 법을 되살리신다. “하느님께서 맺어 주신 것을 사람이 갈라놓아서는 안 된다.”(마태 19,6) 오늘 복음에 한 가지 이해하기 어려운 말씀이 있다. 예수께서는 이혼을 금하시면서 또한 “불륜을 저지른 경우를 제외하고 아내를 버리는 자는 누구나 그 여자가 간음하게 만드는 것이다.”(32절) 하신다. 여기서 불륜을 저지른 경우라고 하는 것은 부부간의 신뢰를 저버렸다는 의미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성서에서 음행이라고 하는 것은 하나이신 하느님 외에 다른 신을 섬기는 행위를 말한다. 다른 신을 섬기거나, 하느님을 믿지 않는 사람과 결혼을 하는 것을 금하게 되었고, 그럴 때 관면을 주어 혼인을 유효하게 만드는 것이다. 관면을 받지 않고 결혼하게 되면 그것도 간음하는 것이라고 하시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