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오늘의 강론

부활 제2주간 토요일 / 김상우 바오로 신부

수성구 2022. 4. 30. 02:02

부활 제2주간 토요일 / 김상우 바오로 신부

오늘의 묵상

 

오늘 복음은 예수님께서 물 위를 걸으신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때는 저녁입니다. 제자들은 배를 타고

호수 건너편 카파르나움으로 향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아직 그들과 동행하지 않으십니다.

그때 바람이 불어 호수에 물결이 높게 일어납니다.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호수 위를 걸어

배에 가까이 오시는 것을 보고 두려워합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십니다.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 그래서 그들이 예수님을

배 안으로 모셔 들이려고 하는데,

배는 어느새 그들이 가려던 곳에 가 닿았습니다.

저녁은 빛이 적은 시간으로 사탄이 활동하는 때를 상징합니다.

게다가 호수 가운데에 배를 띄웠는데 바람까지 불어

배 안으로 물이 들이칠지 모르는 매우 위급한 상황입니다.

제자들은 자연스럽게 두려움을 느낍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물 위를 걸어오시며 두려워하지 말라고 하십니다.

그러고 나서 예수님과 동행하자 어느새 목적지에 닿아 있습니다.

우리도 일상에서 주님께서 침묵하시는 듯한 순간,

그분께서 곁에 계시지 않는 듯한 순간을 맞습니다.

그러면 두려움을 느끼기도 합니다.

그러나 주님의 현존, 곧 그분께서 우리 곁에 계심을

체험하는 순간 어두움 속 두려움은 사라지고

어느새 목적지에 이르러 있음을 깨닫습니다.

 

부활하신 주님과 함께 걷는 우리의 신앙 여정도 마찬가지입니다.

풍랑이 없는 고요한 길, 평안한 길, 꽃길만 걸으면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습니다.

인생의 여정 가운데 풍랑을 만나더라도 목적지까지

닿을 수 있는 길은 부활하신 주님께서 언제나 우리와 함께

계심을 믿으며 그로써 두려움에서 자유로워지는 것이 아닐까요?

 

 - 김상우 바오로 신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