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오늘의 강론

부활 제2주간 토요일 / 조욱현 토마스 신부

수성구 2022. 4. 30. 01:55

부활 제2주간 토요일 / 조욱현 토마스 신부

부활 제2주간 토요일

복음: 요한 6,16-21: 나다. 두려워할 것 없다

 

빵의 기적 후에 예수께서는 제자들을 서둘러 배를 태워 카파르나움으로 가게 하시고는 당신은 산으로 피하시어 늦도록 홀로 기도하고 계셨다. 예수님께서는 당신께서 배를 타고 떠나간 것처럼 보이게 하여 사람들의 흥분을 가라앉히시려고 제자들에게 먼저 떠나라고 하신다. 배를 타고 갈 때, 그 상황이 제자들을 더욱 절박하게 한다. 파도치는 물결 위에 연기처럼 떠 있는 너무나도 캄캄한 밤은 그들을 불안하게 했고 배를 어디로 저어가야 할지 몰랐다. 거센 바람이 휘몰아치는 소리와 함께 물결을 일으켜 높은 파도가 치는 것도 문제였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아직 그들에게 가지 않으셨다.”(17절) 그들의 두려움은 커질 수밖에 없다. 예수님과 함께 있지 않다는 것은 사나운 폭풍 속에 있다는 것이다. 제자들의 상황은 적어도 그분이 계시지 않는 곳에 있는 것 같다. 그분의 거룩한 법에서 떠난 것을 의미한다.

 

제자들이 이러한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예수님께서는 세상의 모든 파도를 밟고 인간의 모든 교만을 내리누르며 물 위를 걸어오신다. 교회가 세상이라는 바다를 건너가며 이러한 일은 계속될 것이다. 재난이 찾아오고 이런 일이 많아질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파도를 밟고 건너오신다. 그러나 너무 어려움이 커서 끝까지 견뎌내려 노력하는 이들마저 자기가 이겨내지 못할까 하여 두려워한다. 그들은 예수님을 알아보고, 그분을 맞아들여야 한다. 복음과 성경을 통해 답을 찾아낸다. 그리스도께서는 바로 그럴 때 예기치 않게 나타나신다. 그리고 우리의 두려움을 없애주시고 우리를 모든 위험에서 구해 주신다. 당신의 권능으로 두려움을 기쁨으로 바꾸어 주신다.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20절) 그분을 맞아들이는 것은 모든 위험으로부터의 구원을 의미하고 그분을 맞아들이는 사람들에게 기대 이상의 것을 실현하게 해 주시는 힘이다. 예수님께서는 “나다.”하시며 귀에 익은 당신의 목소리를 들려주신다.

 

“그들이 예수님을 배 안으로 모셔 들이려고 하는데, 배는 어느새 그들이 가려던 곳에 가 닿았다.”(21절)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이 기적을 똑똑히 보도록 배 위에 오르시지 않고 물 위를 걸으셨다. 제자들이 그분을 배에 모시려고 하는 동안 놀라운 속도로 배와 주님께서 모두 뭍에 닿았음을 말하고 있다. 제자들이 예수님을 배에 모셔 들이려 하자 배가 이미 목적지에 닿았다고 했다. 우리가 당하는 어려움 중에서도 주님의 뜻을 생각하고 그분이 인도하시는 대로 믿고 의탁할 때, “어느새”(21절) 바람이 걷히고 목적지에 닿는 것을 체험하게 될 것이다.

 

이렇게 풍랑을 만난 제자들에게 용기와 힘을 주시는 예수님은 오늘 우리에게도 이렇게 말씀하시는 분이시다.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 우리가 살아가는 세파의 난관, 박해자의 손길, 그 안에 주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심을 믿고 살아가야 하겠다. 그분을 우리 마음에 모셔 들이려 노력하는 삶 속에서 우리도 하느님께 더 가까이 가는 우리, 그리고 그분과 함께 항상 목적지에서 사는 삶이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