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묵상글 나눔

통공의 보속

수성구 2021. 1. 16. 05:02

통공의 보속



통공의 보속

마르코 복음2장 1-12


 

중풍 병자가 누워 있는 들것을 달아 내려보냈다.

고등학생 시절 신학생인 형과 종종 편지를 주고받았습니다.

그 시절 편지 중 왜 세상이 멸망하지 않는지 끔찍하고, 아프고, 혼란스러운 일들이

매일 일어나는 이 시대가 곧 무너져내릴 것 같다며

그럼에도 버틸 수 있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형에게 물었던 적이 있습니다.

저의 물음에 형은 그것은 바로 아무도 알아주지 않은 의인 열 명 때문에 버티는 세상

(창세 18,32 참고)이기 때문이라고 적어 보내주었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이야기로 마무리했습니다.

그 의인 열 명 중 두 명이 너와 내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입니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이들의 의로움이 우리들과 세상의 죄를 보속하고 있습니다.

중풍 병자를 고치기 위해 지붕을 벗겨내고 들것에 달아 내려보내는 이들의

선한 손길과 믿음의 투신에서 치유가 시작됩니다.

우리도 우리가 미처 헤아리지 못하는 수많은 의인들의 통공과 보속을 받고 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우리의 선한 지향과 희생을 알아주지 않고

겉보기에는 바람처럼 사라졌다고 느껴질 때가 있지만,

그분께 드린 우리의 손길은 열매를 맺고 위로와 치유의 씨를 뿌리게 될 것 입니다.

그 의인들 가운데 한 명이 되지 않으시렵니까?

* 나의 통공의 보속은 무엇인가요?​

김인한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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