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묵상글 나눔

내로남불?

수성구 2020. 9. 2. 02:41

내로남불?



내로남불?

루카 복음 4장 31-37


 

마귀는 그를 …내동댕이치기는 하였지만, 아무런 해도 끼치지 못하고….

 

오랜만에 만난 친구의 차를 탔습니다. 새 차를 뽑았다며 으쓱하던 친구는
조금씩 조금씩 속도를 올리더니 꽤나 위험하게 난폭운전을 시작했습니다.
저도 모르게 한쪽에 있는 손잡이를 꽉 잡았습니다.
‘좀 천천히 가도 될 것 같은데?’ 하니 ‘빨리 가서 조금이라도 더 쉬는 게 낫지!’ 합니다.
불안한 마음으로 전방을 주시하고 있는데 옆 차선의 차가 깜빡이도 없이 갑자기 끼어 들어옵니다.
순간 휘청한 친구는 온갖 욕설을 쏟아부으며 끼어든 차를 향해 들리지도 않을 소리를 질렀습니다.
제가 옆에서 보기에 친구의 운전이 그 전까지 몇 배나 더 거칠었습니다.
하지만 운전자인 친구의 마음속에는 한번 끼어든 차에 대한 분노만이 가득합니다.
왜일까요. 우리는 나의 행동에 대해서는 그 맥락과 상황을 알고 있습니다.
내가 하는 행동이니 말입니다.
이를테면 나는 ‘지금 매우 급하므로’ 좀 난폭하게 운전해도 돼! 처럼 말입니다.
하지만 타인의 행동에 대해서는 그 맥락과 상황을 생각하지 않고
나에게 보여진 결과만을 놓고 판단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더러운 마귀의 영과 영에 사로잡혀 있는 사람을 구분하십니다.
당신에게 악을 쓰는 한 인물의 행동과 그가 놓인 상황과 맥락을 구분하시는 것입니다.
그 사람이 놓인 상황, 맥락을, 내가 나를 바라볼 때처럼 바라볼 수 있다면
우리들의 이해의 폭은 훨씬 더 깊어질 수 있습니다.


* 그 사람을 이해하기 위해선 그가 놓인 상황을 알아야 합니다.

남창현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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