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묵상글 나눔

밀의 성장을 믿고

수성구 2020. 7. 29. 06:00



밀의 성장을 믿고

마태오 복음 13장 36-43

 

 

“의인들은 아버지의 나라에서 해처럼 빛날 것이다.”

종들이 주인에게 가서 물었습니다. ‘저희가 가서 가라지를 거두어 낼까요?’
‘아니다. 수확 때까지 둘 다 함께 자라도록 내버려 두어라.’(마태 13,28-30)
종들의 시선은 가라지에 고정되어 있습니다.
사람을 대할 때 그 사람의 밝고 긍정적인 면보다 어두운 면을 잘 찾아내는 시선입니다.
주인은 밀을 바라봅니다.
주인은 ‘등불이 되는 시선’을 가졌기에 상대의 내면을 비추어주고
그 안에 간직된 선함과 재능을 발견해냅니다.
‘눈은 몸의 등불이다. 그러므로 네 눈이 맑으면 온몸이 환하다.’(마태 6,22)
예수께서 말씀하신 그 시선입니다.
가라지 속의 밀을 신뢰하시는 예수님은 가라지를 뽑아내지 못하게 하십니다.
내면의 어두운 그림자는 몰아내는 것이 아니라 화해해야 하는 거라고,
실수를 고치고 악습을 제거하는 데에만 온통 집중하여 마음을 쓴다면
그 과정에서 밀도 다치게 된다고 그냥 놔두라고 하십니다.
하느님을 신뢰한다면 가라지는 밀을 해칠 수 없다고 하십니다.
하느님께서 우리 안에 심어주신 성장하는 힘을 믿어야 합니다.
남편과 아내는 서로를 어떻게 바라봅니까?
자녀들을 대하는 시선은 등불이 되어 비추어주는 시선인가요?
공동체 안에서 조급하게 가라지를 뽑아내려다가 밀까지 다치게 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

* 악습을 고치기 위해서는 오히려 자신이 지닌 장점을 발전시키려 노력하는 것이 더 좋습니다.

김현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