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오늘의 강론

세례의 완성은?^^* (박영봉 안드레아 신부님의 강론입니다.)

수성구 2014. 1. 13. 02:00

 


- *♥* 세례의 완성은?^^* *♥* -

찬미 예수님! 사랑하올 형제 자매님, 며칠 동안 따뜻하다가 또 며칠은 엄청 춥다가... 아직 연초라서 그런가요?? 날씨도 정신을 못 차리고 있습니다. 그래도 형제 자매님은 건강하게 잘 지내시죠? 저는 신학생들 영성수련 지도하면서 오랜만에 아주 조용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아직 감기가 완전히 떨어지지 않아서 좀 훌쩍대는 것 제외하면 모든 것이 다 좋습니다. ^^* 신학생들도 모두 건강하게 열심히 영성수련에 잘 임하고 있습니다. 형제 자매님의 기도 덕분이겠죠?! ^^* 형제 자매님, 오늘은 주님 세례 축일입니다. 예수님께서 공생활을 시작하시기 전에 세례자 요한에게 세례를 받으셨음을 기념하고 우리 각자가 받은 세례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보는 축일입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들었던 말씀은 주님의 종의 노래 네 개 중에서 첫 번째 것입니다. 이 노래에서 주님의 종은 하느님과 인간의 중개자로서 하느님의 영을 받아서 세상 뭇 민족에게 바른 인생길을 펴주는 사명을 수행하게 된다고 합니다. 주님의 종은 주님의 마음에 들어 뽑힌 자로서, 세상 사람들에게 주님만이 유일한 하느님이심을 알게 하여 인류가 하느님과 계약을 맺게 하고 어둠 속에 있는 인류가 그 하느님께로 나아갈 수 있도록 길을 밝혀주는 빛이 되리라고 합니다. 형제 자매님, 그런데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세례자 요한에게 세례를 받으셨다고 합니다. 세례자 요한은 회개를 설교하면서 죄 사함을 위한 세례를 베풀었는데, 죄도 없으신 예수님께서 왜 세례를 받으셨을까 하는 의문이 생깁니다. 사실 예수님은 세례를 받으실 필요가 없으셨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수님은 우리에게 올바른 길을 열어주시고자 또 그 길을 함께 가시고자 세례를 받으신 것입니다. 형제 자매님, 예수님은 당신을 위해서는 회개와 보속이 필요하지 않지만 우리 죄인들과 함께 하시기 위해서, 세례를 받은 우리가 해야 할 보속의 길을 완전하게 알려주시기 위해서 온전히 우리와 같은 처지에 동참하신 것입니다. 예수님이 세례를 받으실 때, 하늘에서 들려온 소리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는 말은 바로 1독서에서 따온 말씀입니다. 예수님은 바로 이사야가 예언한 주님의 종이라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하느님의 아드님이시면서도 하느님의 위치를 고수하지 않으시고 종의 모습으로 우리와 꼭 같은 처지에서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을 인도해주시는 것입니다. 그것은 더딜 수는 있지만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형제 자매님, 그리고 예수님께서 세례를 받으신 또 다른 이유는 초대교회가 생각한 신학적인 내용입니다. 우리는 예수님이 그리스도라고 자연스럽게 신앙을 고백합니다. 그리스도는 ‘기름발린 사람’이란 뜻입니다. 옛날 이스라엘에서는 왕에게 기름을 부었습니다. 왕은 하느님을 대신해서 백성을 다스리는 사람이기 때문에 성별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메시아를 기다리던 이스라엘 백성들은 메시아는 다윗 왕의 뒤를 이을 뛰어난 왕이라고 기대하고 있었기 때문에 메시아는 곧 기름발린 사람이라야 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이 그리스도라고 불리기 위해서는 기름부음을 받아야 하는데 성경 어디에도 예수님이 기름부음 받았다는 내용은 없습니다. 그래서 제2독서에서 베드로 사도는 “하느님께서 나자렛 출신 예수님께 성령과 힘을 부어 주신 일도 알고 있습니다.” 라고 말합니다. 구약시대의 왕은 참된 메시아의 예표였기 때문에 왕 즉위식에서 올리브로 만든 기름을 부어 성별했었지만 이제 예수님 안에서 그리스도의 모습이 완성되는 것이기 때문에 하느님께서 “성령과 당신의 힘으로” 예수님을 참된 메시아 곧 그리스도로 세우셨다는 것입니다. 형제 자매님, 복음에서도 예수님이 참된 메시아로 오셨기 때문에 그분 위에 하늘이 열렸고 성령이 내려오셨다고 합니다. 그런데 예수님이 세례를 받으시고 우리와 같은 처지에 놓였을 때 하늘이 열렸고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는 말씀이 들려왔기 때문에, 우리가 세례를 받았을 때도 우리 위에 하늘이 열리고 성령께서 우리에게 오셨습니다. 그리고 하느님께서도 “너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런데 나는 과연 하느님의 마음에 드는 아들로 딸로 살고 있는지 자신을 돌아봐야 합니다. 형제 자매님, 세례라는 말의 원 뜻은 ‘물속에 잠긴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죽음을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것입니다. 그래서 바오로 사도는 로마서 6,3에서 “그리스도 예수님과 하나 되는 세례를 받은 우리가 모두 그분의 죽음과 하나 되는 세례를 받았다는 사실을 여러분은 모릅니까?” 라고 물으면서 “우리의 옛 인간이 그분과 함께 십자가에 못 박힘으로써 죄의 지배를 받는 몸이 소멸하여, 우리가 더 이상 죄의 종노릇을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라고 합니다. 형제 자매님, 우리가 하느님의 자녀로 다시 나기 위해서는 옛 인간인 나, 곧 세상의 가치관대로 살던 나는 죽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세례를 받으신 후 성령께서 이끄시는 대로 광야로 가셔서 40일간 기도를 하시고 그 후로도 성령께서 이끄시는 대로 사셨습니다. 그것이 하느님 아버지의 뜻임을 아셨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세례를 통해서 성령을 모시고 예수님과 하나가 된 우리도 성령께서 이끄시는 대로 살아야 합니다. 형제 자매님, 우리와 함께 하시는 성령께서는 우리 모두가 하나 되기를 원하십니다. 미사를 시작할 때 사제가 “사랑을 베푸시는 하느님 아버지와 은총을 내리시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시는 성령께서 여러분과 함께.”라고 인사합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성령의 이끄심대로 살기를 원한다면 먼저 가정과 공동체의 일치를 위해서 노력해야 합니다. 예수님처럼 자신의 위치를 고집하지 않고, 공동체 안에서 나보다 못한 사람들, 소외된 사람들, 자기 권익을 보호받지 못하는 약한 사람들과 하나가 되기 위해서 자신을 낮추고 사랑으로 그들에게 다가갈 때 우리는 하느님의 자녀로 사는 것이기에, 그때 우리의 세례는 완성될 것입니다. 형제 자매님, 그때 우리 위에도 하늘이 활짝 열릴 것이고, “너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라는 하느님의 말씀을 들을 수가 있을 것입니다. 대구 가톨릭대학교 한티 영성관에서 안드레아 신부 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