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새벽을 열며

2017년 1월 6일 주님 공현 전 금요일

수성구 2017. 1. 7. 05:50

2017년 1월 6일 주님 공현 전 금요일|새벽을 열며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7년 1월 6일 주님 공현 전 금요일

제1독서 1요한 5,5-13

사랑하는 여러분, 5 세상을 이기는 사람은 누구입니까? 예수님께서 하느님의 아드님이심을 믿는 사람이 아닙니까?
6 그분께서 바로 물과 피를 통하여 세상에 오신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물만이 아니라 물과 피로써 오신 것입니다. 이것을 증언하시는 분은 성령이십니다. 성령은 곧 진리이십니다. 7 그래서 증언하는 것이 셋입니다. 8 성령과 물과 피인데, 이 셋은 하나로 모아집니다.
9 우리가 사람들의 증언을 받아들인다면, 하느님의 증언은 더욱 중대하지 않습니까? 그것이 하느님의 증언이기 때문입니다. 바로 하느님께서 당신 아드님에 관하여 친히 증언해 주셨습니다. 10 하느님의 아드님을 믿는 사람은 이 증언을 자신 안에 간직하고 있습니다. 하느님을 믿지 않는 자는 하느님을 거짓말쟁이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하느님께서 당신의 아드님에 관하여 하신 증언을 믿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11 그 증언은 이렇습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셨고 그 생명이 당신 아드님에게 있다는 것입니다. 12 아드님을 모시고 있는 사람은 그 생명을 지니고 있고, 하느님의 아드님을 모시고 있지 않는 사람은 그 생명을 지니고 있지 않습니다.
13 내가 여러분에게, 곧 하느님의 아드님의 이름을 믿는 이들에게 이 글을 쓰는 까닭은, 여러분이 영원한 생명을 지니고 있음을 알게 하려는 것입니다.


복음 마르 1,7-11

그때에 요한은 7 이렇게 선포하였다. “나보다 더 큰 능력을 지니신 분이 내 뒤에 오신다. 나는 몸을 굽혀 그분의 신발 끈을 풀어 드릴 자격조차 없다. 8 나는 너희에게 물로 세례를 주었지만, 그분께서는 너희에게 성령으로 세례를 주실 것이다.”
9 그 무렵에 예수님께서 갈릴래아 나자렛에서 오시어, 요르단에서 요한에게 세례를 받으셨다. 10 그리고 물에서 올라오신 예수님께서는 곧 하늘이 갈라지며 성령께서 비둘기처럼 당신께 내려오시는 것을 보셨다. 11 이어 하늘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너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



OECD 가입 국가 중에서 거짓말을 가장 많이 하는 국가는 어디일까요? 이런 불명예의 1위 국가는 바로 우리나라라고 하더군요. 왜냐하면 OECD 가입 국가 중에서 사기 범죄가 가장 많은 나라이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이는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거짓말을 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은 반대로 거짓말에 속아 넘어가는 사람들이 많다는 증거일 것입니다.

어제 아침 뉴스를 보다가 요즘 다시 보이스피싱 피해가 일어나고 있다는 내용을 보게 되었습니다. 저는 곧바로 ‘또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한 범죄이겠지.’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오히려 요즘 어르신들은 잘 속지 않고, 오히려 2~30대 젊은 여성들이 잘 속아 넘어간다는 것입니다. 많이 배웠고 또한 인터넷을 통해서 많은 정보를 접하는 나이인데도 왜 속을까요?

그 이유는 자신만은 거짓말에 속지 않을 것이라는 근거 없는 자신감 때문이라고 합니다. 사실 거짓말만 한다면 그 말이 거짓말인지를 금세 알아챌 수가 있습니다. 문제는 거짓에 진실도 섞어서 말하기 때문에 속는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아무리 많이 배웠어도 또한 많은 정보를 접하고 있어도 진실이 섞인 거짓말은 무엇이 진실이며 무엇인지 거짓인지 구별하기가 힘들어서 깜빡 속아 넘어가기가 쉽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은 거짓말에 속지 않을 것이라는 근거 없는 자신감을 버려야 합니다. 대신 스스로를 낮추는 겸손함으로 대처한다면 섣부른 판단을 하지 않게 되어서 거짓말에 속지 않게 될 것입니다.

마귀의 유혹 역시 이런 것이 아닐까요? 마귀가 거짓말만 말할까요? 또한 나쁜 것을 통해서만 유혹할까요? 아니었습니다. 그 거짓말에 진실을 끼워 넣기 때문에 우리들이 자주 유혹에 넘어가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이 유혹을 이겨낼 수 있는 방법으로 겸손을 보여주셨습니다.

당시에 사람들의 존경과 사랑을 받고 있었던 세례자 요한은 예수님에 대해서 증언을 합니다. 특히 자신은 그분의 신발 끈을 풀어 드릴 자격조차 없다고 말하면서 예수님께서 얼마나 대단하신 분인지를 이야기합니다. 따라서 사람들이 예수님을 얼마나 주목했겠습니까?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신발 끈을 풀어 드릴 자격조차 없다고 말하는 요한에게 오히려 세례를 받으시는 큰 겸손을 보여주십니다.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올림을 받아야함에 마땅할 것 같은데 오히려 고개를 숙여서 세례를 받으셨습니다.

이 겸손의 삶이 바로 하느님 아버지께서 원하시는 삶이었습니다. 그래서 하늘에서는 이런 소리가 들려왔지요.

“너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

마귀의 유혹은 우리에게 늘 계속됩니다. 다른 사람보다 더 높아지고 더 많은 것을 소유하려는 유혹 등이 찾아올 때, 이를 이겨낼 수 있는 방법은 바로 예수님께서 보여주신 나를 낮추는 겸손이었습니다. 그때 우리 역시 하느님 아버지로부터 ‘사랑한다.’는 고백을 들을 수 있습니다.

진정한 사랑은 영원히 자신을 성장시키는 경험이다(M. 스캇 펙).


사제서품 대상자들입니다.


기도해주십시오.

사제 생활을 한 지가 벌써 19년째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엊그제 사제 서품을 받은 것 같은데, 벌써 19년째라고 하니 빠른 시간의 흐름에 깜짝 놀랍니다. 글쎄 인천교구 사제 316명 중에서 제 후배가 200명이 넘더군요. 그런데 오늘 오후 2시에 있을 인천교구 서품식으로 후배 사제가 18명 더 늘어납니다.

후배들이 늘어나는 모습을 보면서 마냥 좋을까요? 물론 기쁩니다. 그러나 무작정 기쁘기만 한 것은 아니네요. 그만큼 더 잘 살아야 한다는 부담감도 늘어나고, 19년째 사제로 살아오면서 이 길이 결코 쉬운 길만은 아니라는 것을 깨닫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여러분들의 기도가 필요합니다. 기쁘고 좋은 날이라고 축하만 전할 것이 아니라, 오늘 새롭게 사제서품을 받을 18명과 부제서품을 받을 12명을 위해서 많은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후배들이 늘어나는 만큼 더 잘 살아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제 모습을 반성하면서, 지금보다 더 나은 모습으로 열심히 살겠다는 약속을 해 봅니다.


부제서품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