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의 기도 225

사도 성 안드레아 기념 성당에서

사도 성 안드레아 기념 성당에서 파트라(Patra)는 테살로니카, 피레아스(Pireas)와 더불어 그리스의 3대 항구 도시중의 하나이다. 테살로니카 아래쪽 아카이아의 속주이다. 그리스어로 '파트라'는 호격이며, '파트라스'는 주격이다. 나는 이곳이 바로 나의 주보 성인이 사도 성 안드레아가 복음을 전하다가 순교한 곳이고 유해가 모셔져 있다는 말을 듣고 그렇게도 가보고 싶던 곳이었다. 1999년 1월에 이집트 이스라엘 그리스 터어키 순례를 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에도 이곳은 일정표에 빠져 있었다. 사도 안드레아는 벳싸이다 출신이며, 베드로 사도의 동생이며 원래 세례자 요한의 제자였다. 세례자 요한의 소개로 예수님을 알게 된 후 세례자 요한이 죽자 예수님을 추종한 예수님께 첫번째로 부름받은 고기잡는 어부였..

희망의 기도 2021.12.01

한 말씀만 하소서

한 말씀만 하소서 주일 아침 엘파소에서 미사를 하고 알바쿼키를 오는데, 자동차 밖의 온도가 화씨 105~106을 가리킨다. 이것을 섭씨로 환산하면 거의 35~36도이니 얼마나 더운 날씨인가? 토요일 저녁에 한국에서 돌아와 시차가 있고 피곤한데, 한달에 한번 있는 미사에 차량 봉사를 거리상 엘파소와 알바쿼키에서 교우들이 반반 해주니까 고마울 뿐이다. 강론을 준비하고 직접 강론을 하다 보면 늘 깨달음이 나중에 올 때가 있는데, 가장 중요한 것을 놓쳐서는 안된다는 성령의 영감일 것이다. 저녁 6시 반에 시작된 미사에서 강론이 다 끝나고 미사가 계속 진행되다가 영성체 시간이었다. '하느님의 어린양,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분이시니 이 성찬에 초대받은 이는 복되도다. 주님, 제 안에 주님을 모시기에 합당치 않사오니..

희망의 기도 2021.11.30

어김없이 대림절이

어김없이 대림절이 현대에 사는 우리는 왜 이렇게 바쁜가? 마음이 바쁜가? 무엇이 바쁜가? 현대인들은 너무, 너무 바빠, 천당갈 시간조차 없다는 말까지 생겼다. 어김없이 대림절이 다가 왔다. 2000년전 인류 구원을 위해 성모님의 육(피와 살)을 취하고 오신 그리스도의 탄생(강생의 신비)을 기념하고 경축하기 위해 준비하는 시기이다. 그리고 세상 종말에 오실, 오시는 그리스도, 재림하시는 주님을 기다리며 준비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또한 언제 올지 모르는 나의 죽음의 시간을 묵상하고, 주님의 심판과 만남을 준비한다는 의미도 담겨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말씀과 성체, 역사의 사건과 우리가 만나는 사람을 통해 오시는 주님, 매일 오시는 주님을 깨닫고, 의식하고, 모셔들이는 영적 각성의 시기이기도 하다. 왜 그렇..

희망의 기도 2021.11.29

돌아오지 않는 네 가지

돌아오지 않는 네 가지 1. 입 밖에 낸 말 2. 쏴버린 화살 3. 흘러간 세월 4. 놓쳐버린 세월 그리스 시라쿠사 거리에는 동상이 하나 서 있다. 각지에서 온 관광객들은 이 동상을 보고 처음에는 모두 웃는다고 한다. 하지만 그 밑에 글을 보고는 많은 감명을 받는다고 한다. 그 동상의 모습은 앞머리에는 머리숱이 무성하고 뒷머리는 대머리인데다가 발에는 날개가 있는 이상한 모습이다. 그런데 그 동상 아래에는 이런 글귀가 새겨져 있다. "앞머리가 무성한 이유"는 사람들이 나를 보았을때 쉽게 붙잡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고, "뒷머리가 대머리인 이유"는 내가 지나가면 사람들이 다시는 붙잡지 못하도록 하기 위함이며, "발에 날개가 달린 이유"는 최대한 빨리 사라지기 위함이다. 나의 이름은 기회이다. 위의 글 속에..

희망의 기도 2021.11.28

시지프스의 신화

시지프스의 신화 그리스 터어키 성지순례 중에 코린토에서 가이드의 설명을 들었다. 시지프스 신화의 배경이 된 산(山)앞에서 시지프스와 관련된 이야기를 듣는데 신화에 나오는 저 많은 신들의 이름을 어떻게 다 외워 이야기 하는가? 나는 가이드의 이야기를 받아 적다가 포기해 버렸다. 오늘 지나온 순례의 사진들을 보면서 그때의 생각이 나 몇 자 적어본다. 어느날 는 가 독수리로 둔갑해 요정 를 납치해 가는 현장을 목격한다. 는 딸 걱정에 한숨을 내쉬고 있는 의 아버지인 강신(降神) 를 찾아가 자신의 부탁을 들어주면 딸이 있는 곳을 가르쳐 주겠다고 말한다. 시지프스는 그 당시 를 창건하여 다스리고 있었는데, 물이 귀해 백성들이 고생을 하므로 에 있는 산에다 마르지 않는 샘을 하나 만들어 달라는 부탁을 한다. 물줄기..

희망의 기도 2021.11.27

연옥도리

연옥도리 연옥(煉獄; Ecclesia purificans; purgatory)은 세상에서 죄를 풀지 못하고 죽은 사람이 천국으로 들어가기 전에 불에 의해서 죄를 정화한다고 하는, 천국과 지옥 사이에 있는 상태 혹은 장소를 말한다. 대죄(大罪)를 지은 사람은 지옥으로 가지만, 대죄의 사함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아직 잠벌이 남아 있거나 소죄(小罪)를 지은 의인의 영혼은 그 죄를 정화함으로써 천국에 도달하게 된다. 바로 이 일시적이고 잠정적인 정화를 필요로 하는 상태 및 체류지가 연옥이다. 가톨릭의 연옥 도리는 하느님의 성성(聖性), 공의(公義),예지, 자비를 명백히 보여주며, 인간을 절망과 윤리적 경솔함으로부터 지켜주고, 더군다나 죽은 사람도 도와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줌으로써 많은 위로와 도움을 주고 있..

희망의 기도 2021.11.26

하느님의 생각과 길

하느님의 생각과 길 "내 생각은 너희 생각과 같지 않고 너희 길은 내 길과 같지 않다. 주님의 말씀이다. 하늘이 땅위에 드높이 있듯이 내 길은 너희 길 위에, 내 생각은 너희 생각 위에 드높이 있다." 이사야 예언서 55장 8~9절의 말씀이다. '같지 않다'로 번역한 '로'(lo)는 히브리어에서 가장 강력한 부정의 의미를 전달할 때 사용하는 부정어이다. 양자의 생각이 다른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생각은 전적으로 의로운 생각임에 반해, 인간의 생각은 그렇지 못하다는 사실을 부각시키는 것이다. 인간은 그 존재 자체가 부정한 반면, 하느님은 거룩함에 있어 초월적인 분이시다(이사6,5). 또한 인간은 무한하신 하느님의 생각을 다 측량할 길이 없다(로마11,33~35). 따라서 제한적인 인간의 판단 기준으로 무한하..

희망의 기도 2021.11.25

오늘

오늘 어제는 이미 과거 속에 묻혀 있고 미래는 아직 오지 않은 날이라네. 우리가 살고 있는 날은 바로 오늘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날은 오늘 우리가 소유할 수 있는 날은 오늘뿐 오늘을 사랑하라. 오늘에 정성을 쏟아라. 오늘 만나는 사람을 따뜻하게 대하라. 오늘은 영원속의 오늘 오늘처럼 중요한 날은 없다. 오늘처럼 소중한 시간도 없다. 오늘을 사랑하라. 어제의 미련을 버려라. 오지도 않은 내일을 걱정하지 말라. 우리의 삶은 오늘의 연속이다. 오늘이 30번 모여 한달이 되고, 오늘이 365번 모여 일년이 되고, 오늘이 3만번 모여 일생이 된다. 토머스 칼 라일의 이라는 글이다. 우리가 아는데로 라는 영어 단어는 라고 쓰지만, 그 뜻은 동시에 이란 뜻도 있다. 성경에도 보면, 을 계시하는 말씀들이 많이 있다...

희망의 기도 2021.11.24

렙톤 두 닢

렙톤 두 닢 "저 과부는 궁핍한 가운데에서 가지고 있던 생활비를 다 넣었기 때문이다." (루카21,4) 예루살렘 성전은 이방인의 뜰, 여인의 뜰, 이스라엘의 뜰, 사제들의 뜰 이렇게 네 지역으로 나뉘어져 있다. 이방인의 뜰은 성전의 마당으로 예수님께서 성전 정화를 하실 때 장사치들과 환전상들을 몰아내셨던 곳으로 이방인들도 들어올 수 있었던 곳이고, 여인의 뜰은 성전에 들어가기 전의 홀에 곳으로 성전 안에 이스라엘의 뜰은 성전 안의 회중석에 해당하는 이스라엘의 남자들만이 들어갈 수 있는 곳이며, 사제들의 뜰은 성전 안의 제단에 해당하는 사제들만이 들어갈 수 있는 곳이다. 이들 성전의 네 지역에서 헌금함은 바로 여인의 뜰에 있었고, 예수님께서는 성전에서 예물을 넣는 부자들을 보시다가 갑자기 헌금하는 가난한 ..

희망의 기도 2021.11.23

처음과 끝

처음과 끝 세속의 달력은 한장 더 남아 있지만, 교회의 달력은 이번 주로 한 해를 마감하면서 다음 주부터 새로운 해를 대림절로 시작한다. 지금이 위령의 달이고, 한해 동안 받은 주님 사랑과 은혜에 대해 모든 영광을 만왕의 왕, 우주의 왕이신 그리스도님께 돌려드리는 그리스도왕 대축일을 보내서 그런지 몰라도, 이제 내 생애의 '처음과 끝'을 묵상하게 된다.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신 목적도, 인류 구원 사업이라는 아버지의 뜻을 온전히 이루신 당신의 십자가상 죽음과 부활에서 드러나듯이, 이 땅에 존재하는 모든 사람의 생애도 그 사람의 죽음을 통해서 밝혀진다. 그래서 상해 천주교 요리 문답책의 일번 문항은 '사람이 왜 이 세상에 태어났느뇨?'이고, '천주 알아 공경하고 자기 영혼을 구하기 위해서 태어났느리라'가 ..

희망의 기도 2021.1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