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의 기도 225

연옥도리

연옥도리 마태오 복음 5장 25~26절에는 "너를 고소하는 자와 함께 법정으로 가는 도중에 얼른 타협하여라. 그러지 않으면 고소한 자가 너를 재판관에게 넘기고 재판관은 너를 형리에게 넘겨, 네가 감옥에 갇힐 것이다. 내가 진실로 너에게 말한다. 네가 마지막 한 닢까지 갚기 전에는 결코 거기에서 나오지 못할 것이다."는 말씀이 있다. 마태오 복음 12장 32절에는 "사람의 아들을 거슬러 말하는 자는 용서받을 것이다. 그러나 성령을 거슬러 말하는 자는 현세에서도 내세에서도 용서받지 못할 것이다."는 말씀이 있는데, 여기서 내세에서 용서받을 수 있는 죄와 장소(연옥의 존재)가 있음을 간접적으로 계시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다. 루카 복음 16장 19~31절의 부자와 라자로 이야기에서의 부자가 있는 장소, 테살로니..

희망의 기도 2021.11.21

변화를 가져오는 힘

변화를 가져오는 힘 요새는 별로 안녕하신 일이 없는데, 그래도 주변에 아는 사람들이 잘 되면 기분이 좋다. 며칠 전 미국 동부쪽의 자매님과 통화하다가 "제 남편이 바뀌었어요!" 하는데 깜짝 놀라서 내가 "어떻게요?" 했더니, 휴가를 온 자녀들에게 먼저 기도를 함께 하자고 이야기를 하는 정도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한국에서 기러기 아빠로 있을 때에는 점잖았던 사람이 여기 미국 와서는 왜 이리 거칠고 말끝마다 욕을 하고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말을 하는지 어쩌다가 만나면 짜증이 났었다. 더군다나 본당에서 많이 활동하는 자매님 곁에서 계속 궁시렁대는 건, 꼭 기도나 사도직 활동을 방해하는 마(魔)선생 같았다. 나이들어 힘겹게 아이들과 함께 이민와서 참 고생이 많았고, 게다가 나중엔 친정과 시집의 노모 두분을 모..

희망의 기도 2021.11.20

하느님의 일

하느님의 일 우리는 하느님의 일을 계획하고 그것이 잘 이루어질지 인간적으로 걱정을 태산같이 한다. 그러나 잠언 16장 1절에는 "마음의 계획은 사람이 하지만 혀의 대답은 주님에게서 온다."고 되어 있고, 잠언 16장 9절에는 "인간이 마음으로 앞길을 계획하여도 그의 발걸음을 이끄시는 분은 주님이시다."라고 되어 있다. 욥기 8장 7절에도 "자네의 시작은 보잘것없었지만 자네의 앞날은 크게 번창할 것이네." 라고 되어 있다. 천조자조자(天助自助者)라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라는 말이 있고, '자연(自然)위에 초자연(超自然)'이란 말이 있지만, 인간은 최선을 다하고 나머지 부분은 주님께 맡겨야 한다. 우리들이 계획한 피정이나 순례나 세미나나 철야나 기타 모임에 많은 사람들이 오고 은혜를 받고 하는 ..

희망의 기도 2021.11.19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간다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간다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는 우리 인생이라는 걸 알면서도 실제로 구체적인 삶의 자리와 현장에서는 권력이든 금력이든 명예이든 더 움켜 잡으려 하고, 잃지 않으려 하고, 내려놓지 않으려는 추태를 보이는 우리 자신의 아담과 하와의 인간 본성과 몰골을 보면, 우리 자신이 진짜로 하느님의 모습을 닮은 존재인지 의심스러울 때가 있다. 죽을 때는 다 놓고 간다. 우리가 입는 수의에는 주머니가 없다. 저 가난을 모토로 사는 수도자들조차도 청빈하게 살아 수도 공동체의 불투명한 앞날을 위해 재산을 뒤로 해서 언젠가는 없어질 이 땅에 모아 놓으면 무슨 의미가 있는가? 언제 올지 모르는 그날 그시간을 앞두고, 교구 공동체이든 수도 공동체이든 종말론적 긴장감을 가지고, 그 공동체가 가진 재화를 ..

희망의 기도 2021.11.18

연옥 단상

연옥 단상 이라는 F. 홀뵈크(남현욱 옮김)가 쓴 책을 보면, 성녀 프란치스카 로마나가 본 묵시가 나온다. 이것은 이미 교회의 교도권과 신학이 말해 온 것들, 즉 내세 정화를 받는 영혼들의 감각적인 벌 과 상실의 벌에 대한 하나의 예증이 된다. 성녀에 의하면, 이라는 이 "고통의 세계"는 세 개의 커다란 지역으로 나뉘어 있다. 맨 위 지역에는 사소한 범행이나 결함 때문에 상실의 벌과 더불어 단지 아주 경미한 감각적인 벌을 당하고 있는 영혼들이 있다. 이곳은 단지 하느님을 뵈옵는 일과 하느님께서 주시는 행복을 누리는 일에 대한 뼈저린 열망과 갈증으로 고통당하는 곳이다. 그 다음 연옥의 가운데 지역에 있는 영혼들은 이미 저지른 큰 죄과들을 보속하고 있었다. 이 지역은 다시 세 구역으로 나뉘어 있다. 그 첫번..

희망의 기도 2021.11.16

우선 멈춤

우선 멈춤 며칠 전 초등학교 동기가 지방에서 피정 중에 전화가 걸려왔다. 교우이긴한데, 좀처럼 연락이 없는 친구였다. "나, 바빠~ 나중에 연락해~" 그리고 시간이 흘렀는데, 문자가 다시 와서 확인해 보니, 암에 걸렸고 돈도 없고 조용히 무료로 쉴 수 있는 곳을 마련해 달란다. 또 한 친구가 나한테 문자가 왔다. 이번에도 조용히 쉴 피정집을 추천해 달란다. 내가 왜냐고 물으니, 이번에는 휴가를 접고 조용히 혼자 피정을 하고 싶단다. 이제는 평소 연락이 없던 친구가 내 전화번호를 알아서 급작스레 전화를 하면, 덜컥 이번엔 또 무슨 일로 나를 찾는지 걱정이 된다. 50대 중반의 나이라는게 이제 앞만 보고 달릴 나이가 아닌 것 같다. 자동차를 운전하다보면, 혹은 같은 간판이 있는 것 같은데~ 축구경기로 치면,..

희망의 기도 2021.11.15

멀고 험하고 좁은 길

멀고 험하고 좁은 길 고센 땅을 떠나 광야 길에 들어선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두 갈래 길이 주어진다. 당시 고센 땅 '라메세스를 떠나 수콧으로 향한'(탈출12,37)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소위 '지중해 연안길'이라는 '쉽고 가깝게 갈 수 있는 길'과 '홍해 광야길'이라는 '더 멀고 험한 길'이 주어진다. '지중해 연안길'은 수에즈 운하 북단을 지나 지중해 해안선을 따라 팔레스티나 서남단의 도시 '가자'(Gaza)에 이르는 해안길(via maris)로서 장애물이 없으면 목적지에 한달 내에 도착할 수가 있는 길이다. '홍해 광야길'은 홍해(갈대바다)를 따라 남방 시나이 광야로 가는 길로 멀고도 험한 길이다. 그런데 주님께서는 탈출기 13장 18절을 보면, '그래서 하느님께서는 백성을 갈대 바다에 이르는 광야 길..

희망의 기도 2021.11.14

긍정의 마인드와 감사

긍정의 마인드와 감사 어느날 농부가 호박을 보면서 생각했다. '하늘은 왜 이런 연약한 줄기에 이렇게 큰 호박을 달아 놓았을까? 그리고 두꺼운 상수리 나무에는 보잘 것 없는 도토리를 주셨을까?' 며칠 뒤 농부가 상수리나무 아래에서 낮잠을 자다가 무언가가 이마에 떨어져 잠을 깼다. 도토리였다. 순간 농부는 큰 깨달음을 얻었다. '휴~호박이면 어쩔 뻔 했을까?' 세상을 불평의 시선으로 보면 온통 불평 천지이고, 감사의 시선으로 보면 온통 축제의 장이다. 참으로 오묘한 것은 이 모든 것이 내 마음 안에서 만들어 진다는 것이며, 누구든지 똑같이 선택의 권리가 주어졌다는 것이다. 감사를 선택할 것인가? 불평 불만을 선택할 것인가? 오직 모두 나의 선택에 달려 있다. 긍정적인 태도는 마음의 상태이다. 긍정적인 생각은..

희망의 기도 2021.11.13

당신의 마지막 미사처럼

당신의 마지막 미사처럼 지난번 보스톤에 피정 갔다가 보스톤에서 3~40분 떨어진 오래된 베네딕도 수도원을 방문했을 때, 성당 제의방에 사제들의 제의가 차려지는 자리에 놓여진 글귀다. 사제들이 미사를 봉헌할 때마다 깊이 묵상해야 할 말씀이다. 자칫 자주 미사를 드리다보면, 미사 드리는 기계가 되어 건성으로 형식적으로 의무로만 바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사제여 (Priest of Jesus Christ) 당신의 첫 미사처럼 (as if were Your First Mass) 당신의 마지막 미사처럼 (as if were Your Last Mass) 당신의 유일한 미사처럼 (as if were Your Only Mass) 매일의(모든) 미사를 봉헌하시오 (Say Every Mass)." 인류를..

희망의 기도 2021.11.12

감사하는 생활

감사하는 생활 열왕기 하권 5장 14~17절에서 시리아의 장군 나아만이 하느님의 사람 엘리사의 말에 순종하여 요르단 강에서 일곱 번 몸을 담구어 완전히 치유된 뒤 다시 하느님의 사람에게 돌아와 감사의 정을 표시한다. 루카 복음 17장 11~19절에서도 치유받은 10명의 나환우중에 사마리아 사람만이 "병이 나은 것을 보고 큰 소리로 하느님을 찬양하며 돌아와 예수님의 발 앞에 엎드려 감사를 드렸다." 예수님께서는 17절에 "열 사람이 깨끗해지지 않았느냐?" 하시고, 19절에서는 "일어나 가거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라고 말씀하신다. 희랍어 원문은 '카타리제인'(katharizein)과 '소제인'(sozein)을 구분한다. 전자는 육신의 치유를 말하고, 후자는 영혼의 구원을 말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희망의 기도 2021.1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