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오늘의 복음

2015년 7월 10일 연중 제14주간 금요일

수성구 2015. 7. 10. 06:58

 

2015년 7월 10일 연중 제14주간 금요일

제1독서 창세 46,1-7.28-30

그 무렵 1 이스라엘은 자기에게 딸린 모든 것을 거느리고 길을 떠났다. 그는 브에르 세바에 이르러 자기 아버지 이사악의 하느님께 제사를 드렸다. 2 하느님께서 밤의 환시 중에 이스라엘에게 말씀하셨다. 하느님께서 “야곱아, 야곱아!” 하고 부르시자, “예, 여기 있습니다.” 하고 그가 대답하였다. 3 그러자 하느님께서 말씀하셨다.
“나는 하느님, 네 아버지의 하느님이다. 이집트로 내려가는 것을 두려워하지 마라. 내가 그곳에서 너를 큰 민족으로 만들어 주겠다. 4 나도 너와 함께 이집트로 내려가겠다. 그리고 내가 그곳에서 너를 다시 데리고 올라오겠다. 요셉의 손이 네 눈을 감겨 줄 것이다.”
5 그리하여 야곱은 브에르 세바를 떠났다. 이스라엘의 아들들은 아버지를 태워 오라고 파라오가 보낸 수레들에 아버지 야곱과 아이들과 아내들을 태웠다. 6 그들은 가나안 땅에서 얻은 가축과 재산을 가지고 이집트로 들어갔다. 야곱과 그의 모든 자손이 함께 들어갔다. 7 야곱은 아들과 손자, 딸과 손녀, 곧 그의 모든 자손을 거느리고 이집트로 들어갔다.
28 이스라엘은 자기보다 앞서 유다를 요셉에게 보내어, 고센으로 오게 하였다. 그런 다음 그들은 고센 지방에 이르렀다.
29 요셉은 자기 병거를 준비시켜, 아버지 이스라엘을 만나러 고센으로 올라갔다. 요셉은 그를 보자 목을 껴안았다. 목을 껴안은 채 한참 울었다. 30 이스라엘이 요셉에게 말하였다. “내가 이렇게 너의 얼굴을 보고 네가 살아 있는 것을 알았으니, 이제는 기꺼이 죽을 수 있겠구나.”


복음 마태 10,16-23

그때에 예수님께서 사도들에게 말씀하셨다.
16 “나는 이제 양들을 이리 떼 가운데로 보내는 것처럼 너희를 보낸다. 그러므로 뱀처럼 슬기롭고 비둘기처럼 순박하게 되어라.
17 사람들을 조심하여라. 그들이 너희를 의회에 넘기고 회당에서 채찍질할 것이다. 18 또 너희는 나 때문에 총독들과 임금들 앞에 끌려가, 그들과 다른 민족들에게 증언할 것이다.
19 사람들이 너희를 넘길 때, 어떻게 말할까, 무엇을 말할까 걱정하지 마라. 너희가 무엇을 말해야 할지, 그때에 너희에게 일러 주실 것이다. 20 사실 말하는 이는 너희가 아니라 너희 안에서 말씀하시는 아버지의 영이시다.
21 형제가 형제를 넘겨 죽게 하고 아버지가 자식을 그렇게 하며, 자식들도 부모를 거슬러 일어나 죽게 할 것이다. 22 그리고 너희는 내 이름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미움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끝까지 견디는 이는 구원을 받을 것이다.
23 어떤 고을에서 너희를 박해하거든 다른 고을로 피하여라.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이스라엘의 고을들을 다 돌기 전에 사람의 아들이 올 것이다.”



언젠가 강의를 하다 말고 갑자기 아무 말도, 또 아무 행동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자리에 서 있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처음에 저만 바라보고 있었지요. 그런데 10초 동안 아무 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으니 이곳저곳에서 “무슨 일이 있어?”라고 물으며 조심스럽게 웅성대기 시작합니다. 이제 10초의 시간이 더 지나 20초 정도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러자 그 웅성거림은 더욱 더 커졌습니다. 사실 이렇게 가만히 있는 제가 더욱 더 쑥스럽고 그래서 더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행동을 한 이유는 가만히 있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를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위해서였지요.

아무 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기란 서로가 힘들 수밖에 없습니다. 왜냐하면 인간은 늘 무엇인가를 해야만 하는 존재로 만들어졌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해야 할 일을 해야 하는데, 그 대신 쓸데없는 곳에 공을 들이며 행동을 하고 있다는 것이지요. 텔레비전 보기, 스마트폰으로 시간 보내기, 컴퓨터 게임……. 이런 것 외에도 쓸데없는 행동들은 너무나도 많습니다. 미워하기, 싸우기,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판단하기 등등…….

해야 할 일을 해야 하는데, 정말로 해야 할 일이 아닌 다른 쓸데없는 일을 하고 있으니 더 큰 불안과 걱정을 안고 살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자기가 하는 일에 대한 사명감을 가지고 있으며, 이 일 자체가 정말로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면 불안이나 걱정이 있을 수 없습니다. 해야 할 일을 하지 않고 있다는 생각에 지금의 상황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지요.

주님께서는 우리의 나약함과 부족함을 잘 알고 계시기에 세상에 보내면서도 불안하실 것입니다. 이는 당신께서 직접 뽑은 제자들을 세상에 파견하면서도 똑같이 가지셨던 마음이 아니었을까요? 그래서 “나는 이제 양들을 이리 떼 가운데로 보내는 것처럼 너희를 보낸다. 그러므로 뱀처럼 슬기롭고 비둘기처럼 순박하게 되어라.”라고 말씀하셨던 것이지요.

아무 생각 없이 살아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순간의 만족만을 위해서 살아서도, 또한 세상에서 추구하는 것들만을 따르면서 살아서는 안 됩니다. 그보다는 어떠한 고통과 시련에서도 주님 안에서 힘을 얻을 수 있는 슬기로움을, 그러면서 세상의 모든 것들을 사랑으로 감싸 안을 수 있은 순박함을 간직하면서 주님의 일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물론 나약하고 부족한 인간의 속성 상 도저히 불가능한 일처럼 생각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어떠한 상황, 심지어 사람들이 주님을 따른다고 박해하는 극단적인 상황에서도 함께 하시면서 어떤 말을 해야 할 지를 가르쳐줄테니 걱정하지 말라고 하시며 용기를 불러 일으켜 주십니다.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주님의 일을 하고 있는지를 묵상해 보았으면 합니다. 세상의 일만을 그리고 나의 욕심과 이기심을 채우려는 일을 하는데 더 많은 시간을 보낼수록, 주님과의 관계는 더욱 더 멀어지게 되고 결국 걱정과 불안 속에서만 살게 될 것입니다. 대신 주님의 일을 하면 할수록 주님께서 주시는 커다란 위안과 힘을 얻게 된다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사람들이 꿈을 이루지 못한 한 가지 이유는 그들이 생각을 바꾸지 않으면서 결과를 바꾸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존 맥스웰).


걱정은 스트레스만 가져옵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희망을 가질 수 있는 방법은?

회사 일이 재미없고 특히 회사 안에서 너무 사소한 것만을 해야 한다면서 “이런 일을 하려고 대학에서 열심히 공부를 했나.”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하는 청년과 대화를 나눴던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적성에 맞는 새로운 일을 찾아볼 수도 있지 않냐고 물었지요. 그러자 이직을 하자니 이 직장 들어오기도 힘들었는데, 과연 자신이 원하는 바를 채워줄 수 있는 곳에서의 취업이 가능할까 라는 불안감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겠다는 것입니다.

절대적으로 즐겁고 보람찬 일이 있을까요? 모든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그런 일은 없습니다. 어쩌면 재미와 의미는 본인 스스로 찾아야 하는 주관적인 문제가 아닐까요?

만약 지금의 자리에서 희망을 가질 수가 없다면 내 적성과 재능에 대해 냉정하게 평가하고 새로운 길을 향해 가야 할 것입니다. 문제는 주저하면서 입으로만 힘들다고 말하면서 지금의 자리를 변화시키려는 노력을 전혀 하지 않고 가만히 있다는 것이지요.

이런 경우에는 항상 힘들다고만 말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말만을 통해서는 변화되는 것은 전혀 있을 수 없습니다. 힘들다는 말을 하기에 앞서서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가를 생각해보는 지혜, 이만큼 자신의 상황을 더욱 더 멋지게 만들 수 있는 길은 없습니다.


티베트 속담. 인상적이지 않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