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오늘의 복음

2015년 7월 8일 연중 제14주간 수요일

수성구 2015. 7. 8. 08:06

 

2015년 7월 8일 연중 제14주간 수요일

제1독서 창세 41,55-57; 42,5-7ㄴ.17-24ㄱ

그 무렵 55 이집트 온 땅에 기근이 들자, 백성이 파라오에게 빵을 달라고 부르짖었다. 그러자 파라오는 모든 이집트인에게 말하였다. “요셉에게 가서 그가 시키는 대로 하여라.”
56 기근이 온 땅에 퍼지자, 요셉은 곡식 창고를 모두 열고 이집트인들에게 곡식을 팔았다. 이집트 땅에 기근이 심하였지만, 57 온 세상은 요셉에게 곡식을 사려고 이집트로 몰려들었다. 온 세상에 기근이 심하였기 때문이다.
42,5 가나안 땅에도 기근이 들었기 때문에, 이스라엘의 아들들은 이집트로 곡식을 사러 가는 다른 사람들 틈에 끼어 그곳으로 들어갔다. 6 그때 요셉은 그 나라의 통치자였다. 그 나라 모든 백성에게 곡식을 파는 이도 그였다.
그래서 요셉의 형들은 들어와서 얼굴을 땅에 대고 그에게 절하였다. 7 요셉은 형들을 보자 곧 알아보았지만, 짐짓 모르는 체하며 그들에게 매몰차게 말하면서 물었다. “너희는 어디서 왔느냐?”
17 그러고 나서 그들을 사흘 동안 감옥에 가두었다.
18 사흘째 되던 날 요셉이 그들에게 말하였다. “너희가 살려거든 이렇게 하여라. 나도 하느님을 경외하는 사람이다. 19 너희가 정직한 사람들이라면, 너희 형제들 가운데 한 사람만 감옥에 남아 있고, 나머지는 굶고 있는 너희 집 식구들을 위하여 곡식을 가져가거라. 20 그리고 너희 막내아우를 나에게 데려오너라. 그러면 너희 말이 참되다는 것이 밝혀지고, 너희는 죽음을 면할 것이다.”
그들은 그렇게 하기로 하였다. 21 그들이 서로 말하였다. “그래, 우리가 아우의 일로 죗값을 받는 것이 틀림없어. 그 애가 우리에게 살려 달라고 애원할 때, 우리는 그 고통을 보면서도 들어 주지 않았지. 그래서 이제 이런 괴로움이 우리에게 닥친 거야.”
22 그러자 르우벤이 그들에게 말하였다. “그러기에 내가 ‘그 아이에게 잘못을 저지르지 마라.’ 하고 너희에게 말하지 않았더냐? 그런데도 너희는 말을 듣지 않더니, 이제 우리가 그 아이의 피에 대한 책임을 지게 되었다.”
23 그들은 자기들과 요셉 사이에 통역이 서 있었기 때문에, 요셉이 알아듣는 줄을 알지 못하였다. 24 요셉은 그들 앞에서 물러 나와 울었다.


복음 마태 10,1-7

그때에 1 예수님께서 열두 제자를 가까이 부르시고 그들에게 더러운 영들에 대한 권한을 주시어, 그것들을 쫓아내고 병자와 허약한 이들을 모두 고쳐 주게 하셨다.
2 열두 사도의 이름은 이러하다.
베드로라고 하는 시몬을 비롯하여 그의 동생 안드레아, 제베대오의 아들 야고보와 그의 동생 요한, 3 필립보와 바르톨로메오, 토마스와 세리 마태오, 알패오의 아들 야고보와 타대오, 4 열혈당원 시몬, 그리고 예수님을 팔아넘긴 유다 이스카리옷이다.
5 예수님께서 이 열두 사람을 보내시며 이렇게 분부하셨다. “다른 민족들에게 가는 길로 가지 말고, 사마리아인들의 고을에도 들어가지 마라. 6 이스라엘 집안의 길 잃은 양들에게 가라. 7 가서 ‘하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하고 선포하여라.”



얼마 전, 새벽에 일어나 자전거를 끌고 밖으로 나갔습니다. 요즘에는 새벽 5시만 되어도 웬만큼 밝아서 자전거 타기가 좋거든요. 아무튼 기분 좋은 마음으로 자전거를 타고 있었습니다. 더군다나 전날 비가 와서인지 더욱 더 상쾌한 기분이었지요. 이런 저를 누가 샘낸 것일까요? 빗물이 고여 있던 곳을 차가 쌩하고 지나가면서 자전거를 타고 가던 제게 물세례를 뿌린 것입니다.

순간 깜짝 놀라서 휘청 거려 넘어질 뻔 했고, 또한 얼굴부터 발끝까지 흙탕물을 뒤집어썼습니다. 처음의 기분 좋던 마음이 싹 가시면서 차를 향해 좋지 않은 말이 나오려고 합니다. 바로 그때 문득 이 운전수는 자신으로 인해 자전거를 타고 있던 제가 곤란을 겪었다는 사실을 알까 싶었습니다. 빠르게 지나가다보니 누군가에게 이런 피해를 주었는지도 몰랐을 것이 분명할 것입니다. 저 역시 그러지 않았을까 싶었습니다. 피해를 준 것이 없다고 생각하지만 저도 모르는 사이에 주는 피해가 얼마나 많았을까요?

언젠가 어떤 후배 신부가 제게 이런 말을 했던 것이 기억납니다.

“형을 어렵고 힘들어 하는 후배도 많아요.”

누구에게나 편하게 다가서려고 했고 관심을 기울이기 위해 노력했다고 생각했는데, 저도 모르는 사이에 거리감을 주는 행동과 말을 했었기에 저를 어렵고 힘들어 하는 것이겠지요.

자기 자신도 모르게 남에게 피해를 주고 아픔과 상처를 줄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더욱 더 겸손하게 살아야 한다는 것을 깨달아야 할 것입니다.

사실 우리들은 하느님의 말씀을 세상에 전하도록 파견된 사람입니다. 마치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열 두 명의 제자를 뽑아 세상에 파견하듯이, 우리 각자 역시 하느님의 일을 위해 세상에 파견된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하느님을 전하고 하느님을 통해 사람들이 힘을 얻을 수 있도록 해야 하겠지요. 그런데 우리의 나약함과 부족함으로 자기도 모르게 그들에게 아픔과 상처를 준다면 과연 주님께서 기뻐하실까요?

아래의 아빌라의 성녀 데레사 말씀으로 우리가 지금 해야 할 것들을 묵상해 보았으면 합니다.

“그리스도는 이제 이 세상에 육신을 가지고 계시지 않습니다. 하지만 당신은 육신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스도는 손도, 발도 없으시지만 당신은 갖고 있습니다. 그리스도는 당신의 눈을 통해 세상을 자비로 바라보십니다. 그리스도는 당신의 다리로 선한 일을 하러 다니십니다. 그리스도는 당신의 손으로 세상 모든 사람을 위해 기도하십니다.”

그리스도의 도구가 되어야 합니다. 하늘 나라가 가까이 왔습니다.

나는 혼자이지만 늘 하나입니다. 내가 모든 것을 다 할 수는 없지만 무엇인가는 할 수 있습니다.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그 무엇인가를 거절하지 않을 것입니다(헬렌켈러).


아빌라의 성녀 데레사


무엇을 해야 할까요?

윌리엄 아더 워드의 글 중에 이런 내용이 있습니다.

아첨해 보아라. 그러면 당신을 믿지 않게 될 것이다.

비난해 보아라. 그러면 당신을 좋아하지 않게 될 것이다.

무시해 보아라. 그러면 당신을 용서하지 않게 될 것이다.

격려해 보아라. 그러면 당신을 잊지 않게 될 것이다.

무엇을 선택해야 할지가 분명하지 않습니까? 당연히 격려의 삶을 살아야겠지요. 그런데 우리들이 많이 하는 것들이 앞에 있는 것들에 있지 않습니까? 강자에게는 약하고 약자에게는 강한 모습, 쉽게 판단하고 단죄하는 모습, 귀찮다는 이유로 또 나보다 못하다는 생각에 관심을 두지 않는 모습들.... 몰라서 못하는 것이 아니라, 알면서도 하지 못하는 것들이 너무나도 많았습니다.

이제 무엇을 해야 할까요?


음식은 어떻게든 만들겠는데.. 양조절이 안 되어서.. 이렇게 많은 것을 혼자 먹었네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