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오늘의 복음

2015년 6월 24일 성 요한 세례자 탄생 대축일

수성구 2015. 6. 24. 06:42

 

복음
<그의 이름은 요한이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57-66.80
57 엘리사벳은 해산달이 차서 아들을 낳았다. 58 이웃과 친척들은 주님께서 엘리사벳에게 큰 자비를 베푸셨다는 것을 듣고, 그와 함께 기뻐하였다.
59 여드레째 되는 날, 그들은 아기의 할례식에 갔다가 아버지의 이름을 따서 아기를 즈카르야라고 부르려 하였다.
60 그러나 아기 어머니는 “안 됩니다. 요한이라고 불러야 합니다.” 하고 말하였다.
61 그들은 “당신의 친척 가운데에는 그런 이름을 가진 이가 없습니다.” 하며, 62 그 아버지에게 아기의 이름을 무엇이라 하겠느냐고 손짓으로 물었다. 63 즈카르야는 글 쓰는 판을 달라고 하여 ‘그의 이름은 요한’이라고 썼다. 그러자 모두 놀라워하였다. 64 그때에 즈카르야는 즉시 입이 열리고 혀가 풀려 말을 하기 시작하면서 하느님을 찬미하였다.
65 그리하여 이웃이 모두 두려움에 휩싸였다. 그리고 이 모든 일이 유다의 온 산악 지방에서 화제가 되었다. 66 소문을 들은 이들은 모두 그것을 마음에 새기며, “이 아기가 대체 무엇이 될 것인가?” 하고 말하였다. 정녕 주님의 손길이 그를 보살피고 계셨던 것이다.
80 아기는 자라면서 정신도 굳세어졌다. 그리고 그는 이스라엘 백성 앞에 나타날 때까지 광야에서 살았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강론 후 잠시 묵상한다.>
<신경>

오늘의 묵상
세례자 요한의 설교를 듣고 모든 사람이 그를 훌륭한 예언자로 생각하고 있을 때, 자기는 종말에 나타나기로 한 엘리야가 아니고, 예언자도 아니며, 메시아는 더욱 아니라고 대답하였습니다. “그러면 당신은 누구요?” 하고 물었을 때, 그는 “이사야 예언자의 말대로 ‘주님의 길을 곧게 하라.’ 하며 광야에서 외치는 소리”라고 답변하였습니다. 세례자 요한의 위대함은 그가 “나는 그분이 아니다.” 하고 분명하게 밝힌 데에 있습니다. 스스로 작아질 줄 알았기에 예수님께서는 “여자에게서 태어난 이들 가운데 세례자 요한보다 더 큰 인물은 나오지 않았다.”(마태 11,11)고 말씀하셨습니다.
세례자 요한은 주님의 말씀을 전하는 ‘소리’에 불과하다고 겸손하게 자기의 신원을 밝혔는데, 소리의 속성은 한 번 울리고 사라지는 것입니다. 소리를 내시는 분이 따로 계시다는 것이지요. 물론 소리도 감명을 줄 수 있지만 소리는 소리에 지나지 않습니다. 하느님은 하느님이시고 인간은 오직 인간일 뿐입니다! 그러므로 그분은 더욱 커지셔야 하고 나는 더욱 작아져야 한다는 세례자 요한의 겸허한 고백을 모범으로 삼아 우리도 실천해야 할 것입니다. 
그야말로 인기가 상승하며 절정에 도달하였을 때, 요한은 자기가 메시아가 아님을 천명한 뒤, 악을 쳐 이기고 구원을 베푸시는 메시아이신 예수님, 하느님의 어린양을 자기 제자들이 제대로 받아들이도록 그분을 알려 주었습니다. 또한 요한은 자기 제자들을 예수님께 보내 드렸습니다. 그들은 예수님을 찾아뵙고 그분의 제자가 되었습니다. 인간적으로 매우 섭섭하였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는 하느님의 영광을 위하여 인간적인 섭섭함을 조용히, 기꺼이 받아들였습니다. 
더욱 어처구니없는 것은 세례자 요한이 헤로디아의 딸의 춤값으로 목숨을 잃었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은전 30냥에 팔리신 예수님 다음으로 가장 값싼 죽음을 당한 사람이 되었습니다. 대부분의 의인, 성인들의 죽음도 이와 비슷하지요. 우리도 하느님 앞에서 작아지고 다른 사람들 앞에서 작아짐으로써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고 그분을 증언하는 삶을 살아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