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오늘의 강론

조명연 마태오 신부 / 2022년 9월 23일 피에트렐치나의 성 비오 사제 기념일

수성구 2022. 9. 23. 05:20

조명연 마태오 신부 / 2022년 9월 23일 피에트렐치나의 성 비오 사제 기념일

한 소년이 초등학교에 입학했습니다.

어느 날, 쪽지 시험을 봤는데 망쳤습니다.

소년은 “다음 시험은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성적을 맞겠다.”라고 결심했습니다.

 

그러나 다음 시험에도 망쳤습니다. 공부를 전혀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중학생이 되었습니다.

중간고사를 봤는데 망쳤습니다.

“다음에는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성적을 맞겠다.”라고 결심했지만, 기말고사도 망치고 말았습니다.

공부를 전혀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고등학생이 되었습니다.

시험을 보고 나서, “다음 시험에는 열심히 공부하자.”라고 결심했지만, 다음 시험도 망쳤습니다.

 

공부를 안 했기 때문입니다.

재수할 때도, 취업 시험을 보고 나서도 “다음 시험에는 열심히 공부하겠다”라고 결심했지만 늘 망쳤습니다.

공부를 안 했기 때문입니다.

운 좋게 조그마한 회사에 취업했습니다. 이 회사에서 하는 일은 너무 하찮은 일이었습니다.

‘내가 이런 걸 할 사람이 아닌데….’라고 생각하다 보니 자기 일에 최선을 다하지 못했고

그래서 사람들에게 신뢰를 주지 못했습니다.

세상은 그에게 더 이상 기회를 주지 않았습니다.

그는 이런 세상을 한탄했습니다.

이제 나이가 들어 죽을 때가 되었습니다. 그는 어떤 생각을 했을까요?

‘이번 생은 틀렸어. 다음 생에는 열심히 살아야지.’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렇게 뒤로 미루기만 하는 우리가 아닐까요?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할 수 있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군중이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라면서 당신의 신원에 관한 질문을 하십니다.

제자들은 세례자 요한, 엘리야, 옛 예언자 한 분이라는 대답을 합니다.

사실 제자들이 말하는 인물 모두는 이스라엘 사람들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입니다.

그래서 제자들도 자랑스럽게 대답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원하시는 정답이 아니었습니다.

 

그 정답을 베드로가 이렇게 대답합니다.

“하느님의 그리스도이십니다.”

이 정답에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수난과 죽음을 미리 알려주시지요.

정답을 알기에 미래의 시간을 알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셨던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과거에 매여있는 분이 아닙니다.

과거의 영광만을 떠올리는 분이 아닙니다. 지금 우리와 함께하는 하느님이심을 알아야 했습니다.

그리고 하느님 나라에서 영원한 생명이 주어지는 희망으로 이끌어주시는 분임을 알아야 했습니다.

주님을 따르는 사람은 과거에 연연해서는 안 됩니다.

하느님의 그리스도이신 예수님을 지금 이 자리에서 함께하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그래야 걱정 없이 큰 기쁨을 가지고 희망의 미래를 맞이할 수 있습니다.

 

어제로부터 배우고, 오늘을 위해서 사십시오. 가장 중요한 것은 질문을 멈추지 않는 것입니다(알베르트 아인슈타인).

피에트렐치나의 성 비오 사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