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오늘의 강론

연중 제11주간 목요일 / 조욱현 토마스 신부

수성구 2022. 6. 16. 04:14

연중 제11주간 목요일 / 조욱현 토마스 신부

연중 제11주간 목요일

복음: 마태 6,7-15: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오늘 복음의 말씀은 주님의 기도이다. 이 기도는 그 뜻을 모르는 어린이의 기도가 아니다. 예수님의 제자가 되지 않고서는 이해할 수 없고, 그리스도께 충실하며 헌신하는 자만이 제대로 할 수 있는 기도이다. 처음 세 가지는 하느님과 그분의 영광에 관한 것이고, 다음 세 가지는 우리의 필요에 관한 것이다. 다시 말해서 우리의 생활 속에서 나보다, 내가 원하는 것보다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것을 먼저 찾고 그다음에 내 원의를 찾는 것이 순서라는 것이다. 그러기에 기도할 때 내가 바라는 것에다 하느님의 뜻을 끌어들이려 해서는 안 되고 하느님의 뜻이 나의 뜻 보다 우선되어야 함을 가르치고 있다.

 

다음으로 둘째 부분에 나오는 우리의 요구와 필요에 관한 것에 놀라운 통일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여기에서는 사람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세 가지 요소와 세 가지 시간적인 구분을 말해주고 있다. 우선, 일용할 양식을 구한다. 이것은 생명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것이며 현재에 필요한 것으로 영적이고 육적인 양식을 모두 의미한다. 성체+빵. 그리고 죄의 용서를 구한다. 이것은 나의 과거 생활을 하느님께 고백하여 죄의 용서와 은혜를 구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유혹이 올 때 도움을 구한다. 살아가는 데 방해가 되는 나의 미래를 하느님의 손에 맡기는 것이다.

 

주님의 기도는 이 기도를 통하여 우리의 현재, 과거, 미래 모든 것을 하느님 앞에 보여드리며 은혜를 구하는 것이다. 또한, 이 기도를 통해 우리는 우리의 전 생활을 하느님 앞에 내어놓는 것이며, 동시에 삼위이신 하느님을 우리의 생활 안에 받아들이는 것이다. 첫째로 우리가 육신의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양식을 간구할 때 바로 그것은 창조주이시고 생명의 주관자이시며 아버지 되시는 성부께로 우리의 마음을 향하게 하는 것이며, 둘째로 우리가 죄의 용서를 청할 때 우리의 구세주이며 구원자이신 성자 예수 그리스도께 우리의 생각을 향하게 하는 것이고, 마지막으로 우리가 미래에 당할 유혹에서 보호하여 주시기를 청할 때, 바로 위로자이시며 보호자이신 성령께 우리의 생각을 향하게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짧은 기도의 후반부는 현재, 과거, 미래를 포함한 나의 전 생애를 하느님 앞에 드리는 것이다.

 

이 주님의 기도를 우리가 잘 묵상하고 우리의 삶 속에서 실천함으로써 하느님께 영광과 찬미를 드리고 우리는 하느님을 언제나 모실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할 것이다. 이 주님의 기도는 참으로 기도 중의 기도이며 우리에게 남겨주신 가장 완전한 기도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