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천하는 신앙
실천하는 신앙
(공복자 유스티나 시인)
사람들마다 소중한 추억 하나 가슴에 간직할 것이다.
그 소중함 때문에 살아가는 힘을 얻기도 한다.
3년 전 소록도 성지순례 때이다.
교정사목 40주년 기념으로 교정사목신부님과 후원회를 포함하여
부산교구 600여 명 신자가 참여한 성지순례 길이였다.
전라도에는 섬사람들의 소망인 연륙대교가 여러 곳에 놓였다.
이들 가운데 소록대교는 2001년 6월 착공하여 2008년 완공. 2009년에 개통하였다.
사슴공원 녹동항을 지나 소록대교를 지나면 아름다운 섬 소록도에 도착한다.
배가 아니면 다니기 힘든 섬에 많은 비가 오는 중에도
우리는 소록대교 덕에 편안히 갈 수 있었다.
사슴을 닮았다는 소록도.
중앙공원에 멋진 적송과 커다란 바위들이 있었다.
일제강점기에 한센인은 맨손으로 나무를 옮기고
수십 명이 들어도 움직이지 않는 거대한 바위를 옮겼다.
일본에서 부임된 스오 마스시에(수오 왕자)와 사토 간호사가 얼마나 가혹하게 채짹질을 하였는지
죽어도 놓고...라는 바위 이름이 지어질 정도였다고 한다.
나병이라는 천형으로 강제 이주를 당하고 가족과 떨어져야 했다.
이들은 병으로 세상과 격리되어 생체 실험과 시신 해부를 당하고 그다음 화장되었다.
웅장한 바위와 한 아름 나무 뒤에 상상 이상의 고되고 힘든 삶과 역사의 오래된 아픔이 있었다.
소록도의 한센인은 일제강점기 1916년 때부터 수용되어
100여년이 지나 오늘에 이르렀다.
40여년을 헌신 봉사한 마가렛과 마리안느 두 분 간호사는
곪아 썩어 들어가는 상처를 제대로 치료해야 한다고 하면서
맨손으로 거리낌 없이 치료하였다.
자신의 나라에 가서 도움을 청하여 한센인 치료에 심혈을 기울였다.
우리가 소록도에 방문한 그때 강론하신 강요셉 신부님은
전전날 설암 수술을 받았다고 한다.
회복되지 않은 몸으로 신앙을 실천하는 책임감과 이영찬 스테파노 신부님과
수녀님 세 분도 소록도의 어려운 환경에서도 떠나지 않고
그곳에서 바친 삶은 주님께로 향하는 온전한 기도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센병은 이제 다 나아서 상처의 흔적만 남았다.
소록도의 아픔을 같이하면서 주님의 사랑을 실천하는 신앙과 기도는
때론 힘들게 느껴지는 삶도 역경을 역경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그분들을 생각하면서 나의 신앙도 더욱 단단해지길 기도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