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오늘의 강론

파도바의 성 안토니오 사제 학자 기념일 / 이민영 예레미야 신부

수성구 2022. 6. 13. 01:56

파도바의 성 안토니오 사제 학자 기념일 / 이민영 예레미야 신부

오늘의 묵상

 

‘눈은 눈으로, 이는 이로.’라는 ‘동태 복수법’은 함무라비 법전을

비롯한 고대 근동의 옛 법전들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는 구약 성경에서도 언급된

(탈출 21,24; 레위 24,20; 신명 19,21 참조) 것으로 예수님께서는

오랫동안 전해져 내려온 구약의 가르침을 잘 알고 계셨습니다.

제자들도 이를 모르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당연하다고, 마땅히 정의롭다고

생각하던 기존의 가치를 넘어서 새로운 가르침을 전하십니다.

“그러나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하시며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십니다.

이는 과거의 가치관과 편견, 세상의 소리를 초월하여

오늘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를 향한 하느님의 목소리입니다.

 

“악인에게 맞서지 마라.” 예수님께서는 악인과 악에 대해서

그저 소극적으로 대응하거나 저항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 당신의 적극적인 방식으로 이에 대응하도록 하십니다.

복수하지 말고, 오히려 오른뺨을 치거든 다른 뺨마저 돌려 대고,

속옷을 달라는 자에게 겉옷까지 내어 주라는 것입니다.

“도대체 그 말씀이 우리에게 가당하기나 합니까?” 하고 반문해 봅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우리 구원을 위한 당신

십자가의 길에서 이를 직접 행동으로 보여 주셨습니다.

 

그래도 여전히 우리는 기존의 가치관이나 세상의 소리에 파묻혀,

당한 만큼 똑같이 돌려주는 것이 꼭 나쁜 것은 아니라는 생각을 때때로 합니다.

그러나 그리스도인은 하느님의 손길에 모든 것을 내어 맡기며 예수님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그분께서 걸으셨던 그 길을 따라야 합니다.

홀로 매달려 계시는 십자가 위의 예수님을 바라보면서,

우리를 위하여 그야말로 모든 것을 아낌없이

내어 주셨던 그분을 조금이라도 더 닮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이민영 예레미야 신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