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 하느님의 떨림, 인간의 울림
하느님의 떨림, 인간의 울림
이사 7,10-8,10; 히브 10,4-10; 루카 1,26-38
2022.3.25.;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 이기우 신부
성령께서 천사를 시켜 구세주의 탄생을 예고한 즉시 마리아는 잉태하였고 구세주의 어머니가 되셨습니다. 동정의 몸으로 성령의 기운을 받아 생명을 잉태한다는 것은 천지 창조의 신비에 맞먹는 하느님의 창조 행위였고, 인간의 구원을 위한 위대한 떨림이었습니다. 이 떨림이 말씀을 소리 내어 인간을 구원하는 울림으로 전해졌습니다.
하느님의 떨림이 인간의 울림으로 전해지기까지, 에덴 동산 시절 아담과 하와의 원죄가 저질러진 후에 하느님께서 악마에게 하신 말씀은 원복음으로서 첫 떨림이었습니다: “나는 너와 하와의 후손 사이에 적개심을 일으키리니 여자의 후손은 너의 머리에 상처를 입히고 너는 그의 발꿈치에 상처를 입히리라”(창세 3,15).
그리고 그 다음에는 여러 예언자들과 무수한 아나빔들 사이에 셀 수 없는 기도의 통공이 오고 간 후에 하느님께서 직접 보내시는 메시아가 오실 것이 알려졌고, 특히 이사야는 그 메시아께서 동정녀에게서 태어나실 것까지 알려주었습니다. 이 탄생 예고를 하느님의 전갈을 받들어 모신다는 뜻에서 ‘성모 영보(領報)의 신비’라고 합니다. 성체를 받아 모심을 영성체(領聖體)라 하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또 세례를 받는 일을 하느님께서 베푸시는 은총, 즉 영적인 몸의 탄생을 받아입는다는 뜻에서 ‘영세(領洗)’라고 하는 것도 같은 이치입니다.
드디어 구약 최후의 아나빔이시오 신약 최초의 그리스도인이신 마리아께서 그 은총을 가득히 입으신 것입니다. 그래서 마리아의 성모 영보 사건은 예수님께서 이 세상에 오시게 된 경위를 알려주는 일이면서 또한 성령 잉태와 동정녀 출산이라는 역사상 전무후무한 방식으로 죄악으로 가득 찬 인류 역사에 개입하시는 하느님의 새로운 창조를 알려주는 일인가 하면, 이로써 탄생하신 구세주를 따라 하느님 백성이 인류 구원을 위해 살아갈 것을 예고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이런 의미에서 구세주 탄생은 하느님의 말씀의 떨림이 울려 퍼진 사건이고, 그 말씀에 대한 응답인 하느님 백성의 믿음과 헌신은 그 떨림과 같은 진동을 하는 울림으로 나타나야 합니다. 사탄이 묶어 놓은 매듭은 이제 성모 마리아의 순명과 구세주께 대한 믿음으로 풀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구원의 기쁜 소식입니다.
교우 여러분!
하느님의 떨림이 우리의 삶에서 울림으로 나타나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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