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오늘의 강론

사순 제3주간 목요일 / 정진만 안젤로 신부

수성구 2022. 3. 24. 04:31

사순 제3주간 목요일 / 정진만 안젤로 신부

오늘의 묵상

 

예루살렘으로 가시는 길에서 제자들에게 기도에 대하여

가르치신 예수님께서(루카 11,1-13 참조) 이제 군중을 만나십니다.

앞서 제자들과 만남에서 기도를 통하여 드러나는

아버지의 본질이 중점적으로 다루어졌다면,

이제는 반대자와 빚는 갈등과 깊어지는 적대감이 핵심 내용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마귀를 쫓아내는 기적을 보여 주시는데,

이에 군중은 세 가지로 반응합니다.

먼저, 예수님의 기적을 보고 놀라워하지만, 이어서 베엘제불의 힘을 빌려

기적을 일으켰다고 비난하거나 표징을 요구합니다(11,14-16 참조).

이처럼 구마 기적은 한편으로는 신적 능력을 지니신 예수님의 정체를

드러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반대자와 논쟁을 벌이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군중은 예수님의 기적을 지켜보고도 그가 누구이며

무엇을 행하였는지 제대로 이해하고 있지 못합니다.

 

예수님의 반대자는 예수님을 사탄의 하수인으로

설정하여 그분의 활동과 영향력을 통제하려고 합니다.

이에 예수님께서는 당신께서 보여 주신 기적 행위를 변호하십니다.

예수님 당신께서는 사탄의 하수인도 아니시고 마귀들을 제압하는

마술사나 마법사도 아니시라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마귀를 쫓아내시는 기적 행위로 베엘제불의 힘을

뛰어넘는 전능하신 하느님의 힘을 보여 주고자 하십니다.

 

오늘 복음은 우리에게 예수님의 기적 행위를 통하여

그 안에서 활동하시는 하느님의 역동적 현존을 체험하도록 초대합니다.

만약 누군가 예수님과 함께하시는 하느님을 체험한다면,

그는 예수님을 베엘제불의 종으로 왜곡하지 않으며

하늘에서 내려오는 또 다른 표징도 요구하지 않을 것입니다.

 

- 정진만 안젤로 신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