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의 예식 다음 목요일 / 정진만 안젤로 신부
오늘의 묵상
루카 복음서의 저자는 베드로의 신앙 고백(9,18-21 참조)에 이어
수난과 부활에 대한 첫 번째 예고(9,22 참조), 예수님을 따르는 방법과
조건(9,23-27 참조), 예수님의 거룩한 변모(9,28-36 참조)를 차례로 전해 줍니다.
이와 같은 전개는 마르코 복음서와 마태오 복음서에서도 같습니다.
세 복음서의 저자들은 베드로의 신앙 고백을 시작으로 예루살렘에서
일어날 예수님의 파스카 사건을 준비합니다.
먼저, 예수님께서는 처음으로 당신의 미래,
곧 수난과 죽음과 부활을 예고하십니다.
여기에서 루카는 ‘-해야 한다’를 뜻하는 비인칭 동사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 단어로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은 예수님께서 스스로 선택하실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 뜻에 따른 필연적 결과임을 강조합니다.
루카 복음서에 따르면, 예수님께서는 죽음과 부활을 통하여 성경에
기록된 것, 다시 말해 이미 예언자들을 통하여
말씀하신 하느님의 구원 약속을 완성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수난과 부활을 예고하신 다음에,
제자가 되기 위한 조건을 제시하십니다.
무엇보다 먼저, ‘자기 자신을 버려야 합니다.’
여기에서 ‘자기 부인’은 관계의 재설정,
곧 하느님을 중심으로 예수님의 가르침에 절대적으로
순종하여 제자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것을 뜻합니다.
예수님을 따르고자 하는 사람은 자기중심적인
생활 방식에서 벗어나 예수님 중심으로 살아야 합니다.
다음으로, ‘자신의 십자가를 짊어져야 합니다.’
이에 따라 예수님의 제자들은 십자가 형벌을 선고받은 것처럼,
선고받은 장소에서 처형당하는 장소로 옮겨 가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걸어가실 ‘십자가의 길’은 제자들이 뒤따라 걸어갈 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예루살렘으로 시선을 향하시면서,
먼저 당신께서 걸어가실 십자가의 길을 보여 주시고,
제자들에게 그 길을 함께 걸어가자고 초대하십니다.
이렇게 십자가의 고난과 영광으로 초대받은
우리에게 남은 것은 선택과 결정입니다.
- 정진만 안젤로 신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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