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의 예식 다음 목요일 / 조욱현 토마스 신부
재의 예식 다음 목요일
복음: 루카 9,22-25: 나를 위하여 제 목숨을 잃는 사람은 살 것이다
오늘 복음은 예수님께서 당신의 수난을 예고하시면서 당신을 따르는 길이 어떤 길인지, 그리고 우리가 세상에서 무엇을 위해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를 가르쳐 주신다. 인간은 세상에서 더 많이 가지고 싶어 하고 무언가 더 누리려는 욕심이 있다. 그러나 온 천하를 얻을 수 있더라도 자기 목숨과 바꾸려고 하는 사람은 없다.
이 세상의 모든 것은 우선 내가 살아있고 나서야 가치가 있는 것이지, 내가 없으면 그것은 존재하지 않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래서 예수께서는 당신을 따르라고 하신다. 당신을 닮는 것만이 우리에게 참된 행복을 가져다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기에 우리 인간은 하느님 안에 있을 때만이 진정으로 행복과 자유를 누릴 수 있다. 즉 한마디로 한다면 우리 인간은 하느님을 떠난 삶으로는 절대로 행복할 수 없고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이다. 하느님 안에서만 자유로운 것이다.
이 행복과 자유를 누리면서 살아갈 수 있을 때, 우리는 하느님의 모습이 된다. 하느님의 모습을 완성할 수 있다는 말이다. 하느님의 모습은 매일 우리 자신의 십자가를 잘 짐으로써 이룰 수 있는 것이다. 즉 주님의 말씀대로 자신을 버리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예수님을 따르면서, 주님을 닮아가면서 이룰 수 있다. 자기를 버린다는 것은 과거를 모두 잊고, 자신의 의지를 완전히 내맡기는 것을 의미한다.
지금, 이 순간 내가 지고 가는 십자가는 다름이 아니라 바로 나 자신이다. 이 세상에서 가장 이기기 힘든 상대는 다른 사람이나, 환경이 아니고 바로 나 자신임을 우리는 알고 있다. 나 자신이 가장 큰 십자가이며, 이 십자가는 다른 누구도 대신 져줄 수가 없는 나만이 지고 갈 수 있는 것이다. 나의 인생을 누가 대신 살아줄 수 없는 것처럼, 나의 십자가도 꼭 나만이 질 수 있고, 그 십자가를 통하여 우리는 우리 자신을 완성해야 한다. 이것이 하느님의 뜻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 세상에서 우리에게 주어진 삶을 헛되이 보내지 말라는 주님의 말씀이다. 우리의 생명은 하느님께서 주신 것이다. 이 생명을 우리가 마음대로 취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생명이 살아 있는 한 자신의 안일만을 위해 이기적인 삶을 살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을 위해 시간과 능력을 그리고 가진 것을 나누어야 한다. 그래야 자신의 생명을 영원히 살릴 수 있다는 말씀이다.
우리가 입으로만 주님을 부르고 믿는다고 하면서도 그 마음이 주님으로부터 멀리 있다면 주님으로부터 우리도 외면을 당할 것이다. 주님께서 외면하시는 것이 아니라, 아마 우리가 그분을 외면하여 바라볼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이 사순시기가 이제 진정으로 우리에게 은총의 때가 될 수 있도록, 즉 우리 자신이 근본적으로 변화하는 시기가 될 수 있도록, 그래서 영광의 부활에 우리도 기쁘게 참여할 수 있도록 우리의 십자가를 잘 지고 갈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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