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오늘의 강론

사랑은 두려움을 쫓아내는 별빛입니다

수성구 2022. 1. 5. 04:20

사랑은 두려움을 쫓아내는 별빛입니다

1요한 4,11-18; 마르 6,45-52 / 2022.1.5.; 공현 후 수요일; 이기우 신부

 

  메시아를 기다리던 동방박사들은 점성술에 밝았던 고대의 천문학자 겸 신학자들이었습니다. 그들은 밤마다 지구를 도는 별들의 움직임을 관찰해 오고 있었으며 큰 별이 새로이 나타나자 메시아 탄생을 알려주는 징표로 해석하고는 자기가 살던 고장을 떠나 베들레헴까지 찾아온 것이었습니다. 

 

  우주가 창조될 때 형성된 별들은 저마다의 질량을 지니고 서로 끌어당기는 힘에 의해 모이기도 해서 하늘의 별자리를 만들지만 저마다 자전도 하고 큰 별을 중심으로 공전도 합니다. 이 움직임은 태초부터 오랜 세월 동안 규칙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인데, 별들마다 그 움직임이 다르기 때문에 우주 속 한 별인 지구에서 관측하면 별자리가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그 별들이 한데 모였다가 흩어지기도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그저 상대적인 우주 천문 현상일 뿐입니다. 

 

  그런데 고대에는 하느님께서 인류를 다스리심에 있어서 천문현상으로 그 징표를 알려주신다고 믿었기에 점성술이 발달했던 것이고, 그 결과로 역법을 찾아내고 농경에 필요한 기상 기후 정보를 알아낼 수도 있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역으로 하느님께서는 이러한 천문에 대한 인류의 관심을 활용해서 메시아를 보내시기로 작정하셨습니다. 그래서 새로운 큰 별이 나타나던 시점에 예수님을 세상에 탄생시키신 것입니다. 이처럼 별과 이 별이 비추는 빛은 하느님과 인간을 연결시켜 주었던 고리였고, 인생과 세상 그리고 운명과 역사를 사색시켜 주는 자연스러운 소재가 되어 주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우주의 창조주이시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바람과 호수 같은 자연도 자유자재로 부리시면서 위험에 빠진 제자들을 구하러 물 위를 걷는 기적도 보여 주셨습니다. 제자들의 마음에 가득 찼던 두려움은 예수님의 이 행동으로 말끔히 사라져 버렸습니다. 사도 요한은 예수님의 존재 자체가 별이시며 빛이시고 사랑이시며 진리이시기 때문에, 하느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신다는 증거가 되신다고 증언합니다. 따라서 당연히 사랑이신 예수님 안에는 두려움이 없고 두려움이 있다 하더라도 쫓아내는 힘이 있다고도 증언합니다. 그러니 우리가 예수님을 믿고 그분을 따라서 사랑의 행동을 하게 되면 이 행동이 하나의 별이 되고 빛이 되어 두려움을 쫓아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교우 여러분! 우리가 사랑을 하면 우리는 예수님처럼 별이 되고 빛을 비출 수 있게 됩니다. 사랑은 별빛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