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진리의 영을 압니다(1요한 4,6)
1요한 3,22-4,6; 마태 4,12-25 / 2022.1.3.; 공현 후 월요일; 이기우 신부
“한 국가는 다른 국가에 대해 서로 권리와 의무의 주체가 되며, 국가들 간의 관계는 진리 · 정의 · 적극적 연대 · 자유 등을 존중하며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회칙 「지상의 평화」, 80항)
평화 문제에 대해 가르친 최초의 회칙은 요한 23세가 반포한 「지상의 평화」였고, 특히 80항의 가르침은 진리의 영에서 나온 혜안의 결과였습니다. 그 자신도 윤리신학자였던 요한 23세의 이 가르침으로 말미암아 현대 가톨릭 윤리신학은 성경이 가르친 사랑의 진리를 사회적으로 번역해 내었습니다. 그것이 평등은 정의의 열매이며, 정의는 자유와 평등을 기초로 한다는 명제입니다.
세상을 지배하는 거짓 영은 사람들을 자유롭게 하기보다는 권세나 지위, 재물이나 학력 등으로 억누릅니다. 자유와 평등은 동전의 양면과도 같아서, 세속의 힘들로 억눌리면 차별로 이어져서 불평등한 처지로 내몰립니다. 예수님께서는 진리로 사람들을 자유롭게 하셨으며, 낮은 자리로 내려가시어 꼴찌로서 사람들을 섬기심으로써 평등하게 하셨습니다. 섬김으로 평등한 세상을 이룩하는 일이 메시아 백성의 몫으로 남아 있습니다.
또한 세상을 지배하는 거짓 영은 사람들을 의로움의 가치로 다스리지 못하고 기득권 카르텔의 이익을 도보하느라고 이익의 가치로 유혹합니다. 그렇게 되면 사람들은 저마다 쥐꼬리만한 눈 앞의 이익을 좇느라고 의로움의 가치를 놓치게 되고, 그 결과로 사람들이 이익을 중심으로 갈리게 되고 다투게 되는 것입니다. 이 다툼이 커지면 분쟁이요 분쟁이 나라 단위로 생기면 전쟁입니다.
요르단 강가에서 물로 세례를 주며 사람들에게 회개를 촉구했던 요한은 정의의 예언자였습니다. 예수님께서도 요한의 뒤를 이어 회개를 촉구하는 설교를 하셨지만, 분명한 차이가 있었으니 그것은 정의를 넘어서는 사랑과 평화로 이룩되는 하느님 나라였습니다. 그래서 병자와 허약한 이들을 고쳐주시고, 고통받는 이들과 마귀 들린 이들을 고쳐주시어 메시아 백성에 합류시키셨습니다. 그리고 이들로 하여금 당신의 일을 계속하도록 사명을 주시는 한편, 성령으로 이들 안에 현존하시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예수님의 평화를 선물로 받은 메시아 백성으로서, 세상 사람들의 평화 상태에 관심을 지니고 지켜보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실천을 해야 합니다.
'백합 > 오늘의 강론'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물 위를 걸으시는 예수님. (0) | 2022.01.05 |
---|---|
세상의 죄를 위한 속죄 제물, 예수 그리스도 (0) | 2022.01.04 |
[공현 대축일] 일어나 비추어라, 너의 빛이 왔다 (0) | 2022.01.02 |
인생 순례 여정 - 목표, 이정표, 도반, 기도 - 2022.1.2.주일 주님 공현 대축일 / 이수철 프란치스코 신부 (0) | 2022.01.02 |
[천주의 모친 대축일] 평화 건설의 도구 (0) | 2022.01.01 |